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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일깨우는 데코 아이디어] 아침부터 밤까지 책을 곁에 두는 방법 책으로 공간을 디자인하다
키케로는 “책이 없는 방은 영혼이 없는 사람과 같다”고 했습니다. 책상 위에 놓기만 해도 자체로 디스플레이가 되는 디자인 서적, 백과사전만큼 두꺼워 세워놓아도 끄떡없는 타셴taschen 북, 어떤 장식품보다 지적인 영감을 주는 책 오브제…. 쌓고, 꽂고, 그저 펼쳤을 뿐인데 책은 공간에 지적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행복>은 무겁고 둔탁해 쌓일수록 골칫덩이이던 책으로 공간을 디자인하는 색다른 방법을 소개합니다. 책이든 가구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리하면 그것이 곧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서재, 최상의 서재가 됩니다.


책,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통로
침실엔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집이, 화장실에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이나 잡지가, 거실 테이블에는 창밖 풍경을 만끽하며 읽기 좋은 소설책 한 권이…. 책은 책장에만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면 책과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질 수 있다. 반대로 책상 위에는 꼭 책이 놓여 있지 않아도 좋다.
창가 앞 테이블에 책을 모티프로 한 오브제를 무심한 듯 올려두니 창밖 풍경과 어우러져 금세 사색의 공간이 완성되었다. 종이 책의 어두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킬 만한, 책을 예술적 오브제의 경지로 끌어올린 작품을 소개한다.

(왼쪽부터) 쌓여 있는 디자인 서적은 땡스북스, 책을 읽은 부엉이를 형상화한 오브제는 틸테이블 판매.
물고기 모형의 책 오브제 ‘시 스토리sea story’는 손정희 작가 작품, 오래된 고서를 접어 통나무에 붙여 완성한 ‘리멤버리스rememberless’는 이미경 작가 작품으로 모두 코리아북아트협회 문의. 책등을 받침으로 아코디언처럼 펼쳐진 오브제는 핀란드 작가 헬레나 스탁켈베리Helena Stackelberg의 작품. 여러 개의 실린더가 합쳐진 디자인 화기는 에이치픽스 판매. 책을 읽다 읽은 페이지 그대로 뒤집어 얹어둘 수 있는 집 모양 조명 ‘북마크’는 디자이너 이상진 씨의 작품. 사각 프레임 큐브는 패브디자인, 아스파라거스 모양의 연필꽂이는 노만 코펜하겐 제품으로 이노메싸, 날개 달린 로셀리노 조명등은 잉고 마우러 제품으로 큐빅미터 판매. 돌을 깎아 만든 책 오브제는 조각가 이영섭 씨의 작품. 빅 테이블은 aA디자인뮤지엄 판매.



책장도 메이크업이 필요하다
초록과 빨강, 보색 대비 효과로 책장이 한결 화사해졌다. 컬러 베리에이션은 비단 패션 스타일링이나 색조 화장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컬러를 어떻게 배열하는가에 따라 책장의 표정도 달라지기 마련. 이때 시리즈 북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시리즈 아트 북은 책 사이즈가 모두 같고 디자인과 컬러가 통일감 있게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화살표 북엔드와 모래시계는 패브디자인, 도자 슬리퍼 박스는 아이디어코ideaco 제품으로 도데카 판매. 초록&빨간 노트는 북바인더스 제품. 세라믹 새 오브제는 바다디자인&아뜰리에 판매.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다용도 수납함은 뮤제아시아 제품. 빨간색 캔들 홀더는 도데카, 플로어 스탠드 FS803은 와츠 판매. 장소는 더 스테이트 룸.

디자인 책장으로 월 데커레이션
서재가 없어도 아쉽지 않다. 수납도 되고 공간에 포인트 역할을 하는 디자인 책장을 활용하면 넓은 서가 못지않은 개성 있는 공간이 완성된다. 책을 꽂을 때도 센스를 발휘할 것. 책등이 보이기도 하고 표지가 보이기도 하고, 아래부터 책을 쌓기도 하는 등 고정관념을 버리면 책장에서 한결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림책을 소품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
소시어트 마테곳Societe Mategot의 아이디얼 북 케이스, 마르셀 반데르스가 디자인한 m45 데스크, 이스태블리시드 앤 선즈의 유니폼 체어, 테이블 스탠드는 모두 aA디자인뮤지엄 판매. 책장에 꽂힌 그래픽 서적은 마이페이버릿, M자가 펼쳐진 팝업 북과 스티그 린드베리Stig Lindberg가 디자인한 커피잔 세트는 루밍 판매.


(왼쪽) 책 쌓으면 가구
나날이 늘어가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소장하기엔 부담스러운 책, 잡지. 매달 한두 권씩 구독하는 잡지는 몇 달만 지나도 그 부피가 상당하다. 이럴 땐 책을 가구로 활용하는 기지를 발휘해보자. 철 지난 잡지를 쌓아 여행용 트렁크를 고정하는 밴드로 묶으면 스툴이나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할 수도 있다. 찻잔을 잠시 올려두거나
자기 전에 안경을 벗어놓거나 휴대전화 또는 알람 시계를 놓기에 그만이다.
사이드 테이블 위에 올린 컵은 무토 제품으로 이노메싸 판매. 소파는 파올라 나보네가 디자인한 체스터 문으로 박스터 제품. 장소는 더 스테이트 룸.

(오른쪽) 누군가의 거대한 책장을 내 방 벽으로
도서관은 영원히 지속되리라. 불을 밝히고, 고독하고, 무한하고, 확고부동하고, 고귀한 책으로 무장하고, 부식되지 않고, 비밀스러운 모습으로…. <바벨탑의 도서관>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 거대한 서가. 바닥부터 천장까지 사면이 책으로 가득 찬 서재를 갖는 로망, 이제 벽지로 간단하게 꿈을 이룰 수 있다. 책장 이미지를 실사 프린팅한 것 같은 벽지는 데버러 버니스Deborah Bernice 작품.
공간에 모던하면서도 묵직한 느낌을 더한다. 무광 접착 시트지에 디지털 프린팅하면 벽에 쉽게 부착할 수 있다.
버터플라이 체어는 쿠에로cuero 제품. 테이블 위 티포트와 컵 세트는 톤피스크Tonfisk 제품으로 이노메싸, 물고기 형태 저금통은 패브디자인 판매.


(왼쪽) 다 읽은 책 거꾸로 꽂아라
어떤 책은 표지가 보이도록, 어떤 책은 책등이 보이도록, 또 어떤 책은 아래부터 위로 쌓아 올려 진열하는 방식이 지루하지 않게 한다. 사진 속 공간은 그래픽 디자인 그룹 S/O 프로젝트의 사무실로, 책의 안쪽 면이 보이도록 거꾸로 꽂은 아이디어가 재미있다. 색깔과 서체가 제각각인 표지보다 오히려 정리되어 보이는 효과.
단, 책을 다시 찾기 쉽도록 안쪽에 제목을 적어두었다. 다 읽었다는 상징적 의미이자 멋스러운 데커레이션 방법이 된다.
임스 체어 다리 위에 사선으로 재단한 상판을 붙여 제작한 사이드 테이블은 리사이클링 디자이너 박길종 씨 작품. 안락한 윙백 체어는 S/O 프로젝트 소장품.

(오른쪽) 또 다른 책 세상, 디지털 북
책상 위에 두고 가끔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한 기분이 드는 그런 책이 있다. 그냥 그 책이 거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정신은 감응한다. 그럴 때 책은 하나의 오브제가 된다. 책에 쓰인 문자나 내용보다는 책이라는 사물 자체가 하나의 미학적 대상이 되는 것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강애란 씨의 ‘디지털 북’은 그런 작품이다. 전자책의 쓰임이 많아지는 요즘의 세태를 디자인으로 반영한 듯 LED 형광색으로 발광하는 기계 책은 책장 곳곳에 꽂혀 ‘진짜 책’과 공간을 비춰주는 등불 역할을 자처한다.
책 모양의 플라스틱 박스에 LED 조명을 넣어 빛을 내는 디지털 북 시리즈는 강애란 작가의 작품. 장소는 갤러리 시몬.


책 수납법을 바꾸면 공간이 미인이 된다.

자투리 공간에 쌓아 아트월처럼 연출하라 집 안을 찬찬히 둘러보면 의외로 별다른 기능을 하지 않는 자투리 공간을 발견하게 된다. 입체적 아트월 주변에 생긴 빈 공간이어도, 지금은 쓰임이 없는 페치카 프레임이어도 좋다. 사용하지 않는 빈 공간에 무심한 듯 쌓아놓은 책이나 소품은 의외로 비주얼적 효과를 발휘한다. 다양한 디자인 서적은 땡스북스, 타셴책방(02-762-1522), 포스트포에틱스(02-322-7023)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책 정리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책장이 깔끔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제각기인 책의 ‘높이’다. 비슷한 크기의 책끼리 모은 후 앞선을 맞춰 꽂으면 들쑥날쑥한 책이 금세 말끔하게 보인다. 지저분한 서류나 자료들은 수납함에 넣어 책장의 맨 아래칸에 두고, 시선이 닿는 중간 높이에는 예술, 요리, 디자인, 여행 장르의 서적을 꽂아 장식적 요소를 더한다.

(왼쪽) 사진가 허명욱의 아틀리에. 패션 잡지가 빈 벽면에 무심한 듯 쌓여 있다.

책장이 없다면? 그냥 쌓아라
책을 정리하는 데 정해진 규칙은 없다. 꼭 책꽂이에만 빽빽하게 꽂아놓으란 법도 없다. 그저 가로로 또는 세로로 길게 늘어놓거나 벽을 따라, 계단을 따라 가지런히 쌓기만 해도 좋다. 편하게 그저 놓아둔 듯한 자연스러움이 매력 포인트. 둘 곳이 마땅치 않은 부피 큰 책들은 크기대로 쌓으면 이색적인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다.
공간에 맞는 책장을 선택한다 브랜드에 연연하지 말고 원하는 사이즈와 디자인을 골라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방법. 공간 특성에 맞춰 제작하면 무엇보다 애매하게 남는 공간을 줄일 수 있다. 이때 자신이 갖고 있는 책들을 종류별로 분류해 높이에 맞게 선반을 구성할 것. 요즘 유행하는 책꽂이는 자유롭게 칸 수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모듈 방식 제품이다. 모듈 책장은 책을 정리하고 채워가면서 필요와 장소에 따라 선반을 이동해 칸을 달리할 수 있다. 모듈 책장은 노르딕 디자인 by 이노메싸, 플라이(02-517-6533), 루밍 등에서 구입.
책을 소품으로 활용하라 그림책은 의외로 장식 효과가 뛰어나다. 그림책 종류는 무궁무진한데 유명한 작가의 그림책은 웬만한 예술품 못지않다. 물론 디자인 서적보다 값이싸다는 것도 장점. 여러 종류의 책 표지가 정면으로 드러나도록 진열하고 마치 벽에 걸린 그림을 바꾸듯 주기적으로 교체해보자. 그림책은 그림책상상(02-3143-3285), 마이페이버릿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스타일링 최지아 어시스턴트 최고은 

진행 이지현 기자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