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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가드닝] 커다란 화분 하나
2m가 훌쩍 넘는 커다란 화분을 집 안에 들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마당이 없어도 식물에서 위로를 받는다”고 말합니다. 화분 크기가 클수록 공간을 차지하는 비중도 넓어지는데, 요즘 화훼 단지의 이슈는 단연 커다란 화분입니다. 실내와 실외를 연결하는 테라스 화분부터 조형물로 활약하는 큰 화분까지, 존재만으로도 집 안에 싱그러움을 불어넣는 듬직한 화분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왼쪽) 테이블이 된 휘카스 움베라타
가구 디자이너 김희준 씨는 자연 물 순환이 가능한 휘카스 움베라타 화분을 만들고 일본산 삼나무 상판을 얹어 거대한 테이블을 탄생시켰다. 덕분에 나무 그늘 아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책 읽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화분 테이블은 디자인카페에서 주문 가능하다.

(오른쪽) 키 큰 나무, 거실 속 숲이 되다
패션 디자이너 루비나 씨의 청담동 집에는 계단 사이로 옥상까지 솟은 거대한 대엽홍콩나무가 있다. 아예 집을 지을 때 바닥재와 동일한 타일을 이용해 폭이 무려 2m에 이르는 화분을 제작했다.
잎 자체가 큰 대엽홍콩은 평균 키가 4.7~6m 정도로 최대 15m까지 자란다. “청록색 광택이 나는 잎이 거실 전체를 드리우며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요. 해가 질 무렵에는 벽에 비치는 잎사귀 그림자가 조명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해낸답니다.” 화분 크기만큼이나 관리 또한 특별한데 이미 설계 단계부터 화분 아랫부분에 배수 장치를 설치했다. 발코니에서 호수를 빼 물을 주면 자동 여과 장치로 물을 흡수하는 것. 루비나 씨는 화분 아래 고사리, 아이비 등 계절마다 서로 다른 꽃과 식물을 심어 화분의 풍요로움을 즐긴다. 도심 한가운데 집 안에 숲을 들이고 싶었다는 그의 바람은 거대한 화분으로 실현되었다.


큰 화분도 가꾸기 나름
무턱대고 크기만 큰 화분을 구입해서 난감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에 들지 않는 화분을 커버링하거나 식물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방법.


(왼쪽) 거대한 화분에 심은 키 작은 나무
성북동 가구 숍 모벨랩의 철문을 열면 대형 주목나무가 반긴다. 거대한 사각형 화분은 기찻길의 낡은 폐목재로 만들었는데 거기에 주목나무를 심었다. 큰 화분이라면 높고 기다란 식물만 생각하는데, 모벨랩에선 식물 사이즈에 맞도록 넓고 낮게 나무를 다듬었다. TIP 화분에 심은 식물의 길이나 모양을 교정하려면 우선 식물이 자라는 방향을 확인한다. 식물이 자라는 방향을 따라 층을 내면서 자르는데, 이때 잎-곁가지-중심 가지 순으로 잘라나간다.
(오른쪽) 투박한 화분 카디건을 입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윤이서 씨는 가늘고 긴 남천 화분을 샀다. 과천 화훼 단지에서 구입한 화분의 외관이 탐탁지 않아 분갈이를 하는 대신 화분을 가리기로 했다. “널찍한 붓에 우레탄을 묻혀 카디건에 발라 딱딱한 화분 커버를 만들었어요. 우레탄이 마르기 전 신문지를 치마처럼 동그랗게 화분 크기로 말아 틀을 잡아주세요. 청바지나 티셔츠, 작아서 못 입는 아이 옷 등으로 손쉽게 화분 커버를 만들 수 있어요.”


목욕이 즐거워지는 욕실
판교의 타운하우스 운중마을에 사는 문혜동ㆍ오춘금 씨 부부. 어느 날 남편이 “우리 집은 욕실에 숲을 들일 수 없을까?” 라는 제안을 했다. 욕실 한 면에 커다란 통유리창을 내고, 욕실 너머 거실엔 대형 화분을 여러 개 두어 마치 숲처럼 연출했다. 거실 벽 한 면을 정원으로 개조했는데, 바닥에 수도를 설치하고 타일을 깔아 실용적인 화단을 만들었다. 욕실에선 숲을 바라보며 샤워하는 기분이 들어 상쾌하고, 거실에서는 실내 조경은 물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 큰 화분은 왼쪽부터 크로튼, 자메이카, 주필란타, 앞에 놓인 흰색 화분은 해피트리.
한성아이디에서 시공했다.

공간에 악센트가 되는 큰 화분
더가든스의 대표이자 가든 디자이너 한지희 씨 집에서는 오버사이즈 화분을 곳곳에 오브제로 활용하고 있다.


아트월이 된 오버사이즈 화분
잎이 무성하지 않아도 화분 그 자체로 강한 인상을 준다. 라탄 소재의 이 화분은 마당 가운데에 마련한 야외 테라스 벽면에 악센트를 주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고. 식물 대신 말린 나무 소재를 담아 장식적 오브제로 완성했다.

덱 바닥이 화분이 된 단풍나무
집 뒤편에서 마당으로 나오는 틈새 공간에 만든 아늑한 테라스엔 단풍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한지희 씨는 앞으로 실내와 연결된 테라스 가든이 인기를 얻을 거라고 말한다. “실내를 확장하는 개념의 테라스를 만들기 위해 덱을 실내와 동일한 높이로 만들었어요. 네모난 화분 모양으로 덱을 파 단풍나무를 심고 자갈을 얹어 데커레이션 효과를 더했어요.”

 

촬영 협조 더가든스(031-797-1326),디자인카페(02-3445-2822, www.naturalfurni.com), 모벨랩(02-3676-1000), 이서(02-512-3686), 한성아아디(02-430-4200)

 

진행 배효정 기자 사진 박형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