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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의 집을 말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학석 사찰보다 고요한 지하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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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01 이제 갓 서른의 문턱에 들어선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학석 씨. 정상적(?)인 길을 갔다면 현재 그는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하고 3~4년 차의 디자이너로 한창 손에 일이 익어갈 시점. 그런데 지금 김학석 씨는 무려 일곱 명의 직원을 거느린 인테리어 디자인 사무실 ‘designone’ 대표이자, 유명 프렌차이즈 레스토랑을 비롯해 중국 현지의 레스토랑과 브랜드 아파트 인테리어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척척 진행하는 ‘베테랑’ 디자이너다. 실내디자인학과 재학 중에 ‘현장’에 뛰어들어 실무를 익힌 그는 20대 중반에 설계에서 시공까지 해내는 실력과 배짱을 다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레드 망고’의 인테리어와 브랜드 로고 디자인을 맡아 히트시키면서 ‘성공한 디자이너’의 반열에 올랐다. 꽤나 드라마틱한 김학석 씨의 성공 스토리. 이는 모두 그의 지하 공간에서 탄생했다. “제 사무실이 지하에 있다고 하면 대부분 반응이 돈도 많이 벌었을 텐데 왜 그곳에 있느냐고 하지요. 하지만 집중이 잘되고 작업 효율성 높은 곳으로 지하만 한 공간이 없더군요. 차 소리, 반짝이는 네온 사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항상 같은 환경에서 일에 몰두할 수 있죠.” 웬만한 사찰보다 조용한 이곳은 그러나 흔히 지하라 했을 때 느껴지는 음울한 분위기란 찾아볼 수 없다. 방수, 방습이 완벽하게 해결된 새 건물의 지하라 쾌적하고 무엇보다 천장이 높아 답답하지 않다. 운 좋게 출입문 옆에는 한 줄기 빛을 전하는 천창이 있어 최소 밤낮 구분은 할 수 있다. 이렇듯 건강한 지하에 디자이너는 ‘지하실은 지하실다워야 한다’는 모토로 바닥과 천장 모두 시멘트와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시켰고, 간접 조명으로 안정감 있고 집중하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더 이상 장식은 금물이라 생각할 즈음, 행여 삭막하지 않을까 벽면에 먹물, 커피물 등으로 물들인 한지를 벽지처럼 붙였다. 자연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데다가 한지가 습기를 빨아들이니 한결 상쾌한 공기까지 덤으로 얻는다. “분명 지하는 다른 곳에 비해 단점이 많은 공간이에요. 다른 곳 같으면 신경 쓰지 않을 부분까지 해결해야 하지요. 하지만 단점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면서 얻는 노하우는 지혜로, 실력으로 발휘되게 마련이죠.” 지내면 지낼수록 새록새록 도전해야 할 과제를 던져주는 지하 공간. 김학석 씨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 해도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하 세계를 떠나지 않을 생각이다.
 



 
1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학석 씨는 고층과 지하 두루 현장을 경험하면서 어둡고 적막한 지하가 훨씬 일의 집중력을 놓여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모교 근처의 상가 건물 지하에 마련한 작업실 겸 사무실은 젊은 감각을 유감 없이 발휘, 지하다우면서 세련된 스타일로 연출했다. 2 천장과 바닥 모두 콘크리트를 노출시켜 최대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고 스포트라이트로 벽면 장식을 연출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수납장 문을 빨간색으로 칠해 공간을 생동감 있게 만든 것도 그의 아이디어. 3 출입구 옆, 천창이 있는 작은 공간에 가짜 나무를 장식하고 운동 기구를 놓아 휴식처로 꾸며놓았다. 지하 생활에서 소홀하기 쉬운 자연과 건강을 고루 배려한 결과라고. 4 지하의 또 하나 장점은 활용할 벽면이 많다는 사실. 스틸 와이어를 고정시키고 여기에 사진을 걸어놓아 멋진 갤러리를 만들었다.
 
 
이정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