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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집을 말하다] 사진 작가 Jan Staller 허드슨 강을 품은 뉴욕 펜트하우스
이제는 ‘국민 주택’의 표준이 되어버린 아파트.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가는 아파트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모두가 이곳에 살고, 또 살아야만 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다양한 공간에서 개성 있게 살아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도 하늘 위에, 땅 아래에. 과감히 이곳을 보금자리로 택한 여섯 명의 사람을 만났다. 하루 종일 햇빛이 넘쳐 흘러 집안에서 선글라스를 쓴다 해도, 낮인지 밤인지 도무지 시간을 가늠할 수 없다 해도 이처럼 좋은 집이 없다는 그들에게서 하늘 아래, 땅 아래, 그 특별한 공간에 사는 묘미를 들어보았다. 참, 그런데 여기서 재미 있는 사실 하나. 꼭대기와 지하에 사는 사람은 우연의 일치지만 모두 싱글 남자라 점. 지하가 좋을까, 하늘과 맞닿은 곳이 좋을까. 살아보지 않아 궁금하고, 살고 싶다면 더 더욱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 그것도 천상과 지하에서 ‘유아독존唯我獨尊’하는 여섯 남자의 방을 공개한다.
photo01 펜트하우스는 마치 뉴욕의 일반적인 주거 형태로 여겨진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어김없이 창밖으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또는 크라이슬러 빌딩의 실루엣이 보이는 높은 천장과 거칠 것 없이 탁 트인 펜트하우스에 살고 있으며, 멋진 펜트하우스를 모아놓은 해외 잡지나 무크지 역시 뉴욕의 그것을 소개하고 있으니. “뉴욕의 펜트하우스가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 뛰어난 경관 때문일 것입니다. 높은 빌딩 숲과 아파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뉴욕의 주거 형태에서 펜트하우스는 어느 건물이나 있게 마련이죠. 하지만 펜트하우스의 가치는 얼마나 좋은 마감재, 멋진 디자인으로 지어졌는가 하는 것보다는 얼마나 멋진 전망을 확보하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뉴욕 맨해튼 허드슨 강 근처 3층 단독 건물에 살고 있는 스탤러 씨. 한 층의 천장 높이가 4m가 족히 넘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집은 보통 아파트 4~5층 높이로, 영화에서 그려지는 뉴욕의 스카이 라인을 거머쥐기에 조금은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실제 집안에 들어가보니 예상과 달리 뉴욕 허드슨 강과 뉴저지가 거짓말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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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펜트하우스는 최근 완공된 것입니다. 5년 전만 해도 집에서 바로 허드슨 강이 보였는데, 옆에 높은 빌딩이 들어서면서 더 이상 강을 볼 수 없게 되었죠. 그래서 건축가 크리스토프 피니오Christoff Finio에게 의뢰해 옥상 위에 또 다른 공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풍경 사진 작가로 현대 사진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스탤러(www.janstaller.net) 씨에게 조망권
확보는 그야말로 생존권이나 마찬가지. 증축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부지런히 움직인 결과 빨간 벽돌 건물 옥상에는 오래지 않아 유리와 스틸로 이루어진 네모 반듯한 펜트하우스가 탄생했다. 전면이 모두 투명한 유리창으로 마감된, 지극히 단순한 형태로 모던 갤러리라 해도 무방할 만큼 세련된 외모를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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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경관을 만끽하고 싶어 만든 곳인 만큼 최대한 간단명료하게 디자인했죠. 개인적으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창문의 철제 프레임이나 계단 난간 등은 색을 칠하거나 나무를 덧대는 등의 가공 없이 있는 그대로 사용해 한층 세련된 느낌이 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안락한 분위기를 위해서 음악 감상을 위한 스테레오 시스템을 설치하고 푹신한 패브릭 소파를 놓았지요.” 주말이면 어김 없이 이곳에서 신문이나 잡지를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주중에는 집중이 잘 되지 않는 오후 시간에 노트북을 들고 올라와 남은 일을 처리하고 석양을 감상한다. 바깥 풍경만 그림 같은 것이 아니라 뉴요커 잰 스탤러의 라이프스타일 역시 또한 그림 그 자체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의 그림이 더해진다. 전망을 위해 펜트하우스를 지은 만큼 천장에 망원경을 설치한 것이다. 마치 어린 소년이 밤하늘 별과 달을 보듯 날씨가 맑으면 맑은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그는 시시때때로 이상향을 찾는 데 여념 없다. 물론 잰 스탤러가 늘 염두에두고 있는 사실이 있다. 지금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는 이 지점이 바로 자신의 무릉도원이라는 것을….

1 허드슨 강이 바라다 보이는 잰 스탤러 씨의 로프트는 전망을 위해 최대한 단순하게 꾸며졌다. 바깥에 보이는 빌딩을 옮겨놓은 듯한 윌리엄 슈타이거의 회화 작품과 강 너머 뉴저지 까지 볼 수 있게끔 설치한 망원경 이 눈길을 끈다. 2 옥상의 반은 테라스로 남겨둔 채 펜트하우스를 마련하여 안과 밖에서 모두 허드슨 강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3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 찰스 스트리트에 위치한 스탤러 씨의 3층 빌딩 집. 잃어버린 전망을 찾기 위해 옥상 위에 스틸과 유리로 된 펜트하우스를 지었다. 4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만든 곳인 만큼 최대한 심플하게 연출한 가운데 소파는 모두 바깥을 향해 배치했다. 계단은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좋아하는 스탤러 씨가 디자인한 것이다. 5 밤에 불을 켜놓은 모습 또한 펜트하우스의 매력이라고. 6 늦은 오후에는 이곳에서 업무를 마무리한다.
 
 
이정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