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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처음 만나는 친환경 브랜드 디자인으로 실천하는 자연주의
지구를 살리는 일은 이제 생활이 되어가는 듯하다. 세계적인 그린 열풍은 수많은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고 일상의 용품까지 영역이 점점 넓어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Touch - 행복을 만드는 감성 디자인’이라는 테마로 펼쳐지는 2010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첫선을 보일 친환경 브랜드를 소개한다.

1 3 와사라를 활용한 맘플라워 디자인전 2009.

2 Lab의 ‘Stitch’시리즈. 한국의 조각보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나무 조각을 이어붙여 만들었다.

자연에 대한 갈망은 테크놀로지가 발달할수록 더욱 강해진다. 이제 원시림 속 스파로 떠나는 여행이 럭셔리로 꼽히는 시대 아닌가. 더 이상 디자인과 자연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지금, 지속 가능한 이로운 디자인과 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브랜드가 있다. 천연 소재의 개발과 재활용 등을 실천하고 있는 친환경 브랜드 와사라, Lab, 마노, 휘슬러 네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일회용에 대한 생각을 바꾸다, 친환경 일회용 와사라 지난 2008년 일본에서 론칭한 친환경 일회용 그릇 브랜드 와사라. 순백의 정갈함과 유려한 곡선미에서 동양의 감성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일회용 그릇을 선보인다. 갈대, 대나무, 바게스 등 100% 천연 소재로 만들고 일반 종이컵과 달리 코팅 작업이나 기타 불순물이 없어 폐기 후 쉽게 썩어 흙으로 분해되는 천연 오가닉 제품. 와사라는 ‘자연과의 상생’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제품의 주재료도 지구 환경에 해를 주지 않기 위해 갈대, 옥수수 껍질 등 생명력이 강한 비목재를 선택했다. 천연 소재라는 것도 반갑지만 장인 정신의 섬세함이 깃든, 도자기에 견주어도 뒤짐이 없는 디자인 역시 매력적이다. 간결한 곡선미를 살린 섬세한 디자인, 손에 쥐기 쉬운 유기적인 모양새와 단정한 디자인은 동양의 정갈한 식문화 정신을 표현한 것.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신이치로 오카타 씨의 손끝에서 태어난 와사라의 디자인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줄 뿐 아니라 사용자를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은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과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것’이지요. 사용 목적과 이유, 편의성 등을 모두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의 손 모양과 그릇을 쥐었을 때의 형태까지 고려한 디자인은 손으로 쥐었을 때 안정감을 준다. 그릇의 모서리를 구부리고 지저분한 가장자리를 제거하는 특별한 재단 기술을 활용했는데 이는 그릇의 기능성을 높이고 음식의 식감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심미적인 요소까지 두루 충족시키는 와사라는 음식이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눈으로, 코로, 입으로, 가슴으로 느끼는 문화임을 반영한 것이다.



3, 5
각종 론칭 파티, 패션쇼, 전시회 등의 파티 테이블웨어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와사라.
4 단단하면서도 표면 질감을 부드럽게 해 마치 자연 식물 그대로를 손에 쥔 듯한 느낌.

리사이클링 아트 퍼니처 Lab 지금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것은 한마디로 ‘new worth from no worth’이다. 하나의 디자인을 위해 많은 환경 문제를 일으키기보다는 가치가 없는 것을 재평가해 새로운 가치와 역할을 찾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이를 실천하는 가구 디자이너가 바로 Lab의 김도훈・김자형 씨다. 그들은 단순히 천연 소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밴딩’ ‘패치워크’ 등 색다른 제작 방식으로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다. ‘Stitch’시리즈는 우리나라 전통 규방 공예에서 볼 수 있는 조각보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 마치 조각보처럼 나뭇조각을 모아 하나하나 이어 붙여 의자와 책상 등 가구를 만드는데, 나무 작업을 하면서 생기는 많은 조각을 재활용한다. 부드러운 곡선 디자인의 ‘Tension’ 시리즈는 원목의 밴딩 기법을 활용한다. 밴딩 기법은 애초에 나무를 절약하기 위해 나타난 기법으로 나무를 깎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휘어 곡선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버려진 나뭇조각이 오히려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탄생하고, 나무 자체의 탄성으로 아름다운 곡선을 보여주는 것.
일상에 품격을 더하는 도자기, 마노 도예가 최재일 씨가 운영하는 세라믹 스튜디오 마노. 마노의 도자 작품들은 추석 때 송편을 만들 듯 흙덩어리를 손으로 조몰락조몰락 누르고 펴고를 반복해 모양을 만들고 새나 물고기, 기하학 문양 같은 그림을 그려 넣는 등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사실 도자기 작업에서 독특한 기법이나 소재 등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더한 것이 바로 정성과 좋은 원료. 3년 동안 연구 개발한 친환경 유약(은은하게 감칠맛이 돈다)을 바르고, 흙은 모두 고운 조합토나 미립자 백토를 사용한다. 어찌 보면 도자기는 대량 생산하는 일반 그릇보다 무겁고, 깨지기 쉬워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위생적이고 건강한 그릇으로, 도자기를 사용하면 식탁의 문화가 달라질 수 있다.


6 도예가 최재일 씨가 빚은 마노의 ‘칼라볼’.
7 Lab의 ‘Tension’ 시리즈.


침대, 기능과 소재를 모두 고려하라
스위스 기능성 침대 브랜드 ‘휘슬러 네스트’
웰빙 열풍으로 좋은 침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런 반면 선택할 수 있는 침대는 많지 않다. 침대 선택의 폭을 넓혀줄 반가운 브랜드 ‘휘슬러 네스트’가 국내에 론칭한다. 휘슬러 네스트는 상위 5%를 타깃으로 하는 럭셔리 침대 브랜드. 의사나 요가 강사가 척추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휘슬러 네스트를 소개하면서 짧은 역사 속에서 인지도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현재 유럽에는 총 500개 정도의 매장이 있으며, 아시아에는 일본에 15개의 매장이 있다. 아시아 마켓에서는 일본 다음 두 번째로 한국에 소개되는 것. 내촌목공소에서 소개하는 스위스의 기능성 침대 브랜드 휘슬러 네스트의 CEO인 아드리안 휘슬러 Adrian H sler를 만나 침대 선택의 포인트와 건강한 매트리스 관리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휘슬러 네스트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슬랫 slat, 즉 갈빗대 형식의 프레임이다. 우리는 이것을 리포마 스프링 liforma spring이라고 부른다. 리포마 스프링은 나무로 만든 두 층의 스프링으로 나무 자체의 탄력을 이용해 몸의 무게를 지탱하고 분산한다. 완벽하게 설계된 나무 구조재가 몸의 굴곡에 맞게 밀착돼 척추가 휘지 않도록 해준다. 앉아 있을 때나 서 있을 때 추간 연골은 눌려서 평평하게 된다. 이는 밤사이에 본래의 크기와 모양으로 회복된다. 그렇지만 꺼진 매트리스나 굴곡을 받쳐주지 못하는 매트리스에서는 연골이 잘못된 각도로 닫혀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런 생활이 쌓이다 보면 결국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다. 스프링 매트리스의 경우 어느 부분이 꺼지면 매트리스 전체를 새로 바꿔야 하지만 휘슬러 네스트는 부분 교체가 가능하다.


1, 3 체형에 따라 슬랫을 바꿀 수 있는 휘슬러 네스트의 리포마 스프링.
2 휘슬러 네스트에서 사용하는 라텍스는 100% 고무나무 유액으로 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체형에 따라 슬랫을 바꿔 나만의 리포마 스프링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예를 들어 어깨가 넓은 사람은 어깨가 닿는 부분에서 얇은 슬랫 하나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자는 동안 어깨가 눌리지 않게 해주기 때문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슬랫을 제거하거나 얇은 슬랫으로 바꾸는 것 등으로 내 몸에 맞는 리포마 스프링을 만들 수 있다. 제품을 구입할 때 몸의 고통을 이야기하면, 몸에 맞게 슬랫을 조합해줄 것이다.
휘슬러 네스트는 어떤 면에서 오가닉 침대인가? 오가닉 침대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핀란드산 소나무, 캐나다산 자작나무와 너도밤나무 등 화학첨가물을 배제한 목재를 사용했다. 또 100% 버진 울만 사용했다.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오픈에어 울’은 야외 초지에서 자란 양에게서 얻은 것으로 전문적인 워싱과 공정을 거쳐 숨을 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연 울은 사람이 수면 중에 흘리는 200~500ml의 땀을 흡수하는데, 놀랍게도 자연적으로 살균, 정화해준다. 모든 커버는 유기농 면사로 바느질했다. 휘슬러 네스트는 라텍스 매트리스를 사용하는데 이 역시 100% 고무나무 유액으로 만든다. 미네랄 오일을 한 방울도 첨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휘슬러 네스트는 오가닉이라고 말할 수 있다.
휘슬러 네스트에서 권하는 라텍스 관리법은? 커버만 세탁하고 1년에 한 번씩 뒤집어 사용한다. 라텍스는 절대 햇볕에 노출하면 안 된다. 일반 라텍스는 압력이 많이 가해지는 부분은 푹 꺼지듯이 들어간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탄력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고무나무 유액 100%로 만든 라텍스는 10년 정도의 수명을 보장한다.
휘슬러 네스트와 내촌목공소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휘슬러 네스트는 2007년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이정섭 가구를 전시했다. 그 당시 이정섭 씨에게 휘슬러 네스트 매트리스를 올려놓을 침대 프레임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밀라노에서 사람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가구를 디자인하는 내촌목공소를 통해 스위스의 자연을 담은 휘슬러 네스트를 선보일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기쁘다.

이지현・황여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