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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아이디어]친환경 가구에서 아트 퍼니처까지 공방 가구의 멋
우리 주변은 쉽게 만들고 쉽게 버리는 물건들로 가득합니다. 한편에서는 환경을 문제로 이 버려지는 것들의 재활용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재활용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에 신중하고 잘 만든 물건을 아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요? <행복>은 그 답을 공방 가구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친환경 재료로 만든 공방 가구는 사람과 자연에 해가 되지 않습니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수작업으로 만드는 가구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합니다. 나뭇결에 녹아든 장인의 손맛과 디자이너의 예술적 감성은 공방 가구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조선시대 선비 가구를 재현하는 화안가구의 오동나무 머릿장. 음영을 이루며 입체적으로 드러나는 나뭇결이 멋스럽다. 오동나무는 결이 좋아 낙동 烙桐으로 무늬를 살린다. 낙동이란 오동나무 표면을 태운 뒤 짚이나 솔로 문질러내는 것으로, 이렇게 하면 불에 탄 무른 곳은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결만 남아 나뭇결이 오롯이 살아난다. 장소는 화안가구 목공방.


나무가 되고 숲이 되는 ‘건강한 가구’
숲 속에 들어서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은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 때문이다. 나무가 병충해와 곰팡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이 휘발성 물질은 우리 몸속의 노폐물 배출을 도울 뿐 아니라, 심폐 기능과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이러한 삼림욕 효과는 통나무집이나 원목 가구에서도 얻을 수 있다. 원목으로 만들고 천연 오일로 마감한 공방 가구는 건강한 가구다. 환경호르몬 위험도 없을뿐더러 삼림욕 효과와 공기 중 습도 조절 기능으로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준다.

나무 모양 옷걸이는 김영근 씨(www.desfeder.com), 레드 오크로 제작한 평상형 침대와 원형 스툴은 인아이갤러리의 박상순・이은주 씨(www.iniws.com),마름모꼴 테이블 두 개를 연결하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테이블과 조명등 세트는 크레슨트 우드 디자인의 최은영 씨(blog.naver.com/creswood), 의자는 정의민 씨(www.desfeder.com) 작품. 평상형 침대에 적합한 3.5cm 두께의 라텍스 매트리스는 템퍼, 블랭킷과 쿠션, 옷걸이에 걸린 가운은 모두 우양알앤비 제품. 테이블 위의 세라믹 제품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공방 가구의 참맛은 손맛에 있다
좋은 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들듯, 아름다운 나무는 별다른 디자인이나 장식을 더하지 않아도 더할 나위 없이 멋진 가구가 된다. 나무 고유의 무닛결과 은은한 색감이 전하는 자연의 멋. 공방 가구의 매력은 이 자연의 멋에 사람의 손맛이 더해지는 데 있다. 망치로 뚝딱뚝딱, 대패로 쓱싹쓱싹, 부드럽고 나지막한 소리를 내며 수만 겁 더해지는 손길! 공방 가구에서 아날로그의 향수가 전해지는 이유는 바로 이 손맛에 있다.

가구 작가 이양선 씨(blog.naver.com/gobulee2005)는 자신의 작업을 ‘나무로 하는 바느질’에 비유한다. (왼쪽) 스툴은 옛날 어머니들이 자투리 천을 모아 조각보를 만든 것처럼 가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나뭇조각들을 집성해 만들었다. (오른쪽) 벌집 모양으로 장식한 수납장은 서양 퀼트에서 힌트를 얻어 육각형으로 재단한 나무판을 이어 붙였다. 몸체는 벗나무, 육각형 패턴은 참나무, 손잡이는 호두나무로 제작했다.


갤러리에서 만나는 아트 퍼니처
수공예의 장인 정신에 예술적 감성이 더해지면 가구는 예술이 된다. 1950년대 전후로 제작한 북유럽 가구들이 빈티지라는 수식을 달고 화려하게 재조명받는 것은 디자인적 가치 못지않게 ‘잘 만든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 잘 만든 물건은 정책적으로 크래프트맨십 교육을 장려하고 장인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던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가능했다. 우리의 공방 가구는 전통 공예가 지향하는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현대적 디자인 감각이 더해지며 아트 퍼니처로 진화하고 있다.

(왼쪽) 레드 오크와 블랙 월넛을 이어 붙인 상판 디자인이 돋보이는 테이블은 신지현 씨(blog.naver.com/sjh064), 뒤편의 의자 세 개는 리하우스갤러리의 이정인 씨(02-393-1194 ), 회화 작품은 이주형 작가의 ‘The Spore’
(오른쪽) 와인랙이나 책장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기하학적 조형미가 돋보이는 벌집 모양 장식장은 이양선 씨 작품. 회화작품은 강민수 작가의 ‘April 1977 in Karlsruhe’. 장소는 갤러리 박영.

김성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