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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수 높여주는 인테리어 ]2009 리빙디자인어워드 수상작 크리에이티브와 그린이 만나다
지난 3월 말, 2009 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2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심혈을 기울여 선정하는 2009 리빙디자인어워드. 올해는 총 아홉 팀이 영예의 월계관을 썼다. 이번 페어 기간 동안 가장 센세이션한 반응을 얻은 디자이너스 초이스 전시관에서 ‘그린 스타일’을 선보인 네 명의 스타급 디자이너는 물론 새로운 제품과 부스 디자인을 선보인 다섯 개의 브랜드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때 그 현장으로 다시 가보자.


대상
그린이란 구름과 같이 자유로운 것
배대용 씨의 디자이너스 초이스 전시관
2009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B&A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대표 배대용 씨의 ‘그린’을 주제로 한 전시관은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베일에 싸인 듯 가느다란 흰 실이 마치 커튼처럼 드리워져 내부를 가린 공간은 사람들의 무한한 호기심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번 제 15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대상을 수상한 디자이너 배대용 씨는 검은 물과 실 커튼, 빛만으로 ‘Cloud’를 선보였다. 1cm 두께로 바닥을 덮은 물 위를 걸으며 그 촉감을 몸으로 기억시키는 것이 이번 그의 작품의 요지다. 바닥에 깔린 물은 은밀한 내부로 들어온 관람객의 모습을 하나하나 오롯이 투영함과 동시에 마력에 가까운 끌림으로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배대용 씨는 외부와 차단된 내부 공간의 고요함 속에서 그린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구름과 같이 자유로우면서 구름과 같이 실체가 없이 사라지듯,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렇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자욱하게 안개가 낀 듯한 공간에 설치미술 작가 홍동희 씨의 돌, 나무 등 본연의 물성이 그대로 드러난 큼지막한 오브제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올해의 디자이너 상 한옥의 유기적인 구조에서 찾은 그린
전시형 씨의 디자이너스 초이스 전시관 전 어소시에이츠 대표 전시형 씨는 디자이너스 초이스 전시관에서 한옥의 재해석을 통한 그린 디자인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본래 한옥은 수평적 구조지만, 현대 주거 공간에 맞게 수직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무엇보다 새로웠다고 입을 모았다. 한옥의 구조를 수직적으로 배치해 면적을 확보하고, 자연을 담은 마당 공간을 비워내 단순히 면적이나 효율성의 조합이 아닌 자연을 품은 여유를 현대 주거에 담아내는 것, 이것이 전시형 씨가 의도한 바다. 이와 같은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전시형 씨가 ‘올해의 디자이너 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 중 스타일리스트 이상일 씨는 “전시형 씨의 이번 작품이 전시관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뤄진 탓에 스케일을 좀 더 키우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규모가 조금 더 컸더라면 한옥의 수직적 변이를 통한 디자인은 굉장한 아이디어였을 것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 외에 ‘그린 스타일의 본질을 꿰뚫는 콘셉추얼한 아이디어’ ‘지금까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시도’라는 평도 있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전시장의 8m 천장고를 활용한 전시형 씨의 스케일이 느껴지는 디자인은 한지와 빔 프로젝트라는 단순한 재료로 그린에 관한 무한한 아이디어를 얻게 한 공간이었다.

눈에 띄는 공간 상 로즈메리, 음악, 그리고 책이 있는 공간
최시영 씨의 디자이너스 초이스 전시관
평소 ‘공간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한다’는 자신만의 디자인론을 펼쳐온 애시스 디자인 대표 최시영 씨. 그는 이번 페어에서도 관람객들에게 또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했다. 관람객들은 천장에 매달린 책장에서 책을 꺼내 읽고, 자연스럽게 발길을 이끄는 로즈메리 향을 맡으며 마치 공기 중에 부유하는 듯한 여유로움을 즐겼다. 최시영 씨는 이번 전시관에서 “내게 그린이란 아날로그적인 여유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이 귀를 간지럽히고, 어릴 적 고향집에서 맡은 듯한 한지 향내가 기분 좋게 코끝을 스치는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자연스레 여유를 만끽했을 것이다. 전시 기간 내내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오랫동안 편안하게 머문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최시영 씨의 그린 스타일 전시관. ‘최시영’이라는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삶의 낭만이, 그리고 어떤 작업을 하든 늘 일관되게 강조해온 아날로그적인 정서가 동시에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눈에 띄는 공간 상
명품 디자인으로 거듭난 선비의 서재
전주 온 ONN 전시관
지난해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첫선을 보이며 전주가 지닌 문화 상품의 가치와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던 전주 전통 공예품 통합 브랜드 ‘온 ONN’. 2009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옛 선조들의 서재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공개, 다시 한 번 가장 주목받는 전시관으로 호평을 받았다. 목재로 골조를 만들고 부드러운 한지 마감으로 완성한 부스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장인의 사방탁자, 향 꽂이, 조명등, 서랍장 등의 작품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담담하면서도 품격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전주 온의 아트디렉터 김백선 씨는 전주 한옥에서 모티프를 따온 부스 디자인과 옛 선조들의 문화와 정신을 담은 명품 서재 가구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이는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전시 주제인 ‘서권기 문자향 書卷氣 文字香’은 책을 많이 읽고 교양을 쌓으면 그 사람의 몸에서 책의 기가 풍기고 문자의 향기가 난다는 뜻이다. 전시 작품이 빽빽이 들어찬 여느 부스와 달리 적적함마저 느껴지는 여백의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우리 선인들의 숨결과 정성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눈에 띄는 제품 상 지친 일상을 충전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다
새턴바스의 카림 라시드 컬렉션
최근 진화하는 욕실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던 새턴바스의 전시관. 관람객들은 거실이나 침실만큼이나 다채로운 스타일의 디자인과 컬러를 시도한 감각적인 욕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제 욕실은 더욱 독립적인 디자인 영역으로 구축되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을 전면에 내건 고품격 욕실 디자인이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휴식과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즐기는 TV 결합형 욕조, 핑크 ・옐로 그린 등 형형색색으로 물든 세면대, 부부가 함께 사용하는 커플 욕조는 모두 카림 라시드 디자인 제품. 톡톡 튀는 컬러와 유기적인 형태로 특유의 미래적이면서도 관능적인 미니멀리즘을 창조해내는 카림 라시드의 감각은 욕실 디자인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눈에 띄는 제품 상 우리 정서를 담은 모던 라이프
한샘의 몸을 앉히고 마음을 누이는 가구
국내 대표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 한샘은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통해 다가올 동북아 시대를 겨냥한 가구 디자인을 선보였다. 동양의 좌식 문화를 접목시킨 마루형 부엌, 삼베와 자개로 장식한 다이닝 가구…. 서양 디자인의 모방이나 전통문화의 재현이 아닌, 우리 정서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주거 환경은 관람객과 심사위원단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특히 마영범 씨가 연출한 거실은 마치 잔잔한 동양화를 보는 듯한 여운을 주며 사람들의 발길이 오래도록 머물게 했다. 마영범 씨의 소파와 테이블은 동양의 좌식 생활 문화를 상징하는 방석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것. 현대적이고 기능적인 디자인에 우리 정서가 녹아든 특별한 가구였다.




눈에 띄는 제품 상 전통에 현대 디자인의 옷을 입히다
통영 12공방에서 만든 모던 가구
기계화와 대량생산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통영 12공방의 장인들이 만든 가구는 감동 그 자체로 다가왔다. 수십 년에 걸쳐 기술을 연마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이들. 세계적인 명품을 만드는 장인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전통성과 기술을 가진 장인들이다. 통영 12공방의 아트디렉터를 맡은 김욱선 씨는 나전칠기, 소반, 갓, 부채, 연, 누비 등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통영 12공방의 맥을 더욱 세련된 모던 디자인으로 되살렸다. 나전장의 손길을 거친 거실 장과 테이블 세트, 누비장의 테이블 러너, 갓으로 만든 펜던트 조명등….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모던 디자인으로 풀어낸 전통 공예품의 아름다운 자태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와 함께 나전장 송방웅·김종량 씨, 소목장 김금철 씨 등 통영의 장인들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인기상 그린은 마음의 평정을 찾아가는 과정
안상수 씨의 디자이너스 초이스 전시관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전시장에 난데없이 그윽한 와인 향이 가득하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 향을 따라가보니 카디널 Cardinal 가든이 있다. 락앤락 용기가 벽이 된, 와인이 담긴 수백 개의 잔으로 십자가 형태를 만든, 낡은 성경책과 나무 묵주가 놓여 있는 정원.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것과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른 정원으로 그린을 표현한 안상수 씨의 부스는 전시 마지막 날까지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카디널 가든은 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기리는, 인간에게 무한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자연을 신앙의 의미로 표현한 정원이다. 전시 당일, 이 신비스러우면서도 흥미로운 공간에 대한 종교부 기자들의 취재 열기는 대단했다. 관람객들 역시 그린의 의미를 보물찾기 하듯 하나하나 발견해가면서 일상을 내려놓은 채 마음의 평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제품 협찬 락앤락, 삼성전자, 롯데주류, 아가타


인기상 스타 디자이너가 만든 침구
이브자리 코디센 전시관 이브자리의 고급 침구 라인인 코디센 전시관에서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김영세 씨가 디자인한 침구를 만날 수 있었다. 한국적인 선과 색을 표현한 T-LINE(태극 라인)을 적용한 제품들은 국내・외 바이어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디자이너 김영세와 함께하는 앞치마 만들기’라는 현장 이벤트는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스타 디자이너에게 직접 배워보는 앞치마 만들기는 관람객들에게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주었다. 코디센 부스 입구로 통하는 거울 방. 하늘 한가운데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몽환적인 공간은 베스트 포토 존으로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리빙디자인어워드 심사위원 2009년 리빙디자인어워드에서는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12명이 대상, 올해의 디자이너 상, 눈에 띄는 공간 상, 눈에 띄는 제품 상, 인기상의 5개 부문을 심사했다. 심사위원으로는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장 양은경, <디자인> 편집장 김신, <메종> 편집장 김미진, <까사리빙> 편집장 최미선, <월간 인테리어> 편집장 서영희, <마루> 편집장 김용삼, <공간> 편집장 박성태, MBC양효경 기자, KOSID 김개천 회장, KOSID 김주연 부회장, 스타일리스트 이상일, 아나운서 윤영미 씨가 참여했다.
황여정, 성정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