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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fashion Baby’s 1st Christmas
소복소복 쌓인 하얀 눈 속에서 선명하게 빛나는 빨강과 초록, 금색 방울과 금별로 장식한 트리, 그리고 그 곁에서 새근새근 잠자는 솜털 같은 아이. 딸아이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변정민 씨의 마음은 첫눈을 맞이하듯 벌써부터 설렌다.

(왼쪽) 진주와 레이스 트리밍 장식의 니트 원피스는 블루걸,
레드 에나멜 플랫 슈즈는 레페토, 영자 레터링 스티커는 모두 스티콘 제품.
(오른쪽)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4개월 된 변정민 씨의 딸. 화이트 칼라 점프 슈트는 타티네 쇼콜라 제품으로 4만 7천 원. 캐시미어 소재의 연한 핑크색 점프 슈트와 캐시미어 모자는 모두 봉쁘앙 제품으로 각각 44만 2천 원, 15만 2천 원. 깜찍한 패브릭 인형은 카렐 제품.


아이가 왔다. 믿기 어려운 기적처럼 불현듯 한 생명이 세상에 나왔다. 엄마는 육신의 고단함과 태산만큼 무거워진 책임감에도 불구하고 이 소중한 선물을 감사히 받아 안는다. 그 촉감은 새털같이 포근하다. 새근새근 낮은 숨결은 평화롭고 고요하다. 따뜻한 체온을 느끼고 있노라면 눈물이 핑 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젖을 빠는 모습을 지켜보면 가슴이 뭉클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처음인 아이와 함께, 엄마도 이제부터 모든 것이 새로운 시작이다. 크리스마스는 베풂과 나눔의 시간이다. 감사와 용서와 기도의 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스마스는 엄마의 사랑과 꼭 닮았다.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까지도 베풀고 싶다. 언젠가는 모두 지나가 버릴 순간순간을 빈틈없이 나누고 싶다. 화려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기억하고 기억하지 못하고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추억은 작고 소박할수록 오래 빛난다.

미국의 육아 전문가 줄리아 설리번 Julia Sullivan은 ‘아이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 축하하기 Celebrating Your Baby’s First Noel’라는 칼럼을 통해 아이와 함께 맞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준다. 그 시작은 아이를 위한 첫 번째 트리를 준비하는 것. 자연의 나무가 아니라 인공 나무라도 무방하다. 기왕이면 아기 용품으로 장식해 아이가 나중에 그것을 물고 빨고 만지도록 해주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두 번째 방법은 배내옷으로 아이를 감싸고 교회든 어디든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행사에 참가해보는 것. 외출이 힘들다면 집에서 작은 파티를 열어도 좋다. 비디오나 사진 촬영을 해 파티의 한 구성원이 된 아이를 기록하고, 그것을 아이의 사진첩에 남겨주는 것도 생애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줄리아 설리번의 마지막 제안은, 크리스마스이브는 반드시 가족과 함께 보내라는 것이다. 트리 장식을 하든 선물을 나누든, 그저 한끼의 더운 식사를 함께 나누든,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만큼 아이에게 큰 축복은 없다. 잠자리에서 엄마가 젖을 먹이는 동안 아빠가 책을 읽거나 노래를 불러준다면 더욱 특별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와 맞은 첫 크리스마스에 나는 캐럴을 들으며 아이와 함께 트리를 장식했
다. 사실 생후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와 ‘함께’ 장식을 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막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아이의 눈에 반짝이는 불빛을 보여주고, 고사리 같은 아이 손으로 직접 나무와 장식을 만지게 했다. 채근은커녕 기대 따위도 하지 않았겠지만 한밤중에는 산타클로스가 되어 아이 머리맡에 자그마한 선물도 놓아주었다. 이제 아이는 더 이상 산타클로스 같은 건 믿지도 않고 코웃음을 치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해 가장 아름답고 따뜻했던 크리스마스는 내 기억 속에 여전히 생생하다. 시간 속에 모든 것이 묻혀도 추억은 언제까지나 기억하는 사람들의 몫일 테니까.

* 강릉 출신 소설가 김별아 씨는 신라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미실>로 2005년 제 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곤 그해 홀연히 아들과 함께 캐나다행 비행기에 올랐다. 주목받고 관심받기보다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작가의 숙명이란다. 소설 <백범> <논개> 역시 그의 작품으로 <논개>는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지난 7월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현재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을 집필 중이다.


(왼쪽) 러플 장식의 화이트 톱과 연한 핑크색 드레스, 모직 코트와 캐시미어 딸랑이는 모두 봉쁘앙 제품으로 각각 14만 2천 원, 40만 6천 원, 55만 6천 원, 15만 2천 원. 화이트 에나멜 플랫 슈즈는 사과반쪽 제품으로 6만 5천 원. 천사와 산타, 눈사람 모양의 오너먼트는 모두 액세서라이즈 제품으로 각각 6천 원.
(오른쪽) 아이가 입은 실크 소재 원피스와 캐시미어 니트 모자는 모두 봉쁘앙 제품으로 각각 40만 6천 원, 15만 2천 원. 변정민 씨가 입은 머플러 달린 화이트 니트 톱은 띠어리, 나뭇잎 모티프의 그레이 카디건은 쟈딕&볼테르 제품.


“아이를 낳기 전에는 ‘강하게 키워야지’했는데, 막상 낳고 보니 제 스스로 생각해도 유난스러울 만큼 모성애가 강해지는 것 같아요.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제 아이인 양 보듬고 싶어지고요. 활짝 웃는 딸아이의 눈웃음, 입 모양은 남편을 닮은 것 같아요. 우리 아기 너무 사랑스럽죠?” _변정민


(왼쪽) 크리스털 장식의 꽈배기 니트는 블루마린 제품.
울 소재 그레이 배기팬츠는 페트리지아 페페 제품으로 36만 5천 원.
옅은 그레이 컬러 플랫 슈즈는 레페토 제품. 서랍장이 달린 아기 침대는 네토 콜렉션 제품으로 2백80만 원.
알록달록한 의자는 낫 뉴츄얼 바이 네토, 영자 레터링 스티커는 모두 스티콘 제품
(오른쪽) 우아한 드레이핑 칼라의 하늘색 니트는 엠마누엘 웅가로, 크리스털 이어링과 체인 장식의 실버 팔찌는 모두 엠포리오 아르마니 by 모자익 주얼리 제품. 진주를 장식한 실버 팔찌와 로고 장식의 실버 팔찌는 모두 아이그너 by 모자익 주얼리 제품으로 각각 33만 5천 원, 20만 5천 원.
천사와 산타, 소녀 모양 오너먼트는 모두 액세서라이즈 제품으로 각각 6천 원, 6천 원, 8천 원.



(왼쪽) 오너먼트처럼 장식한 주황색 아기 모자와 벙어리장갑, 서랍장 위에 깔려 있는 베이지 컬러 담요, 곱게 갠 하늘색 담요는 모두 에르메스 제품. 화이트 3단 서랍장은 네토콜렉션 제품으로 2백50만 원, 바닥에 깔려 있는 ‘글로리아 샤기’ 카펫은 한일카페트 제품으로 43만 1천 원.
(오른쪽) 아이보리 컬러의 니트 터틀넥은 닥스 우먼 제품, 꽈배기 장식의 반소매 니트 카디건은 TSE 제품으로 1백 55만 원, 진주 귀고리는 아이그너 바이 모자익 주얼리 제품으로 16만 3천 원, 앙증맞은 꽃이 장식된 핑크 컬러 아기 후드 카디건은 사과반쪽 제품으로 22만 원, 의자에 놓인 베이지 컬러 캐시미어 담요는 에르메스 제품.


" 이번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이에요.
빨강, 초록, 금색 오너먼트로 크리스마스트리도 장식하고 제가 직접 만든 케이크에 불도 붙이고요. 가족이 똑같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기념 촬영을 하는 것도 좋겠죠. 나중에 아이가 자라면 생애 첫 크리스마스의 추억이라며 그 시절을 그려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요.” _변정민



(왼쪽) 러플이 장식된 살구색 블라우스는 D&G 제품, 짙은 그레이 컬러 배기팬츠는 마크 제이콥스 제품, 타조가 장식된 그레이 카디건은 메이즈메이 제품, 스트랩 장식의 핑크 플랫 슈즈는 나무 by 나무하나 제품으로 14만 8천 원. 바닥에 깔려 있는 ‘글로리아 샤기’ 카페트는 한일 카페트 제품으로 43만 1천 원.
(오른쪽) 고슴도치가 새겨진 목걸이와 팔찌, 딸랑이, 이유식 접시와 식기 세트는 모두 타티네 쇼콜라 제품. 천사가 아기를 돌보는 모습의 도자기 장식품은 사과반쪽 제품으로 18만 원. 색이 고운 컵케이크는 이승남의 꽃과 빵에서 만든 것. 눈사람 모양의 쿠키는 슈크레의 공은숙 씨가 만든 것.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크리스마스 도서 5
<산타 할아버지가 우리 집에 못 오신 일곱 가지 이유>(채인선/시공주니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가 아빠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왜 우리 집에 한 번도 못 오셨는지를 묻자 아빠가 흥미진진한 일곱 가지 이유를 들려준다.
<구리와 구라의 손님>(나카가와 리에코/한림출판사)
들쥐 형제의 집으로 산타 할아버지가 오셔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었다. 맛있는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생각나는 그림책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미야니시 타츠야/시공주니어)
배고픈 늑대가 눈에 미끄러져 돼지들에게 보살핌을 받는다. 아기 돼지들의 따뜻한 배려에 감동한 늑대는 잡아먹으려던 마음을 접고 대신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물로 만들어주고 떠난다.
<산타클로스>(로드 그린/삼성당)
산타 할아버지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그림책. 산타 할아버지가 사는 곳, 선물을 만드는 공장 등등 평소 산타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산타 할아버지>(레이먼드 브릭스/비룡소)
만화식으로 된 그림책. 크리스마스이브에서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산타 할아버지의 자질구레한 일상을 담았다.


(왼쪽) 화이트 터틀넥은 닥스 우먼, 크리스털과 레이스로 장식한 하늘색 카디건은 블루마린, 벨벳 소재 그레이 팬츠는 마크 제이콥스 제품. 눈꽃 모티프의 실버 귀고리는 스톤헨지 by 모자익 주얼리 제품으로 9만 8천 원. 하늘색 테이블은 낫뉴츄얼 바이 네토 제품으로 75만 원.
(오른쪽) 스터드 장식의 아기 슈즈, 실버 스푼과 포크 세트, 실버 딸랑이는 모두 에르메스, 피에로 도자기 인형은 사과반쪽 제품. 기린과 얼룩말, 곰 모양의 나무 장식품은 모두 카렐 제품으로 각각 9천 원.

김경, 김별아(소설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