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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가드닝] 도심에서 만나는 자연 한 조각
도심 한복판에서 우연히 만나는 자연은 전원생활에서 만나는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빌딩 숲 속에서 발견한 작은 화단, 나무 한 그루가 더 반가운 이유다. 카페, 와인 바, 갤러리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만나게 된 작은 정원. 당신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고 한줄기 휴식을 선사하는 자연이 있는 공간과 그곳에서 배우는 가드닝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해바라기가 된 굴참나무
(왼쪽)
벽면을 뚫고 나온 듯한 나뭇가지들이 만들어내는 동화 같은 풍경. 건축물의 일부가 되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연과 하나가 된 건축이 인상적인 금산 갤러리는 헤이리 출판단지에 자리하고 있다. 건축가 우경국 씨의 작품. 그는 80년간 한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굴참나무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주었고, 건물 벽에는 크고 작은 구멍 12개를 뚫어 가지가 하늘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휴식이 되는 생태 연못
(오른쪽)
신사동 아시안 다이닝&와인 바 ‘젠 하이드 어웨이’의 입구에 들어서면 압도적인 크기의 수조를 만날 수 있다. 물속에서 뿌리를 내리는 다양한 수생식물을 모아 훌륭한 실내 가습기 역할을 겸하는 생태 연못을 만든 것. 사람 키를 훌쩍 넘는 크고 싱싱한 파피루스와 물칸나를 비롯해 워터코인, 부레옥잠, 개구리밥 등이 연못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젠 하이드 어웨이의 이성우 매니저는 수생식물을 건강하게 키우려면 무엇보다 채광과 온도 조절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날이 추워지면 실내 조명을 넉넉히 켜 물의 온도가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수조의 물은 계속해서 흘려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물의 오염을 막을 수 있다.


바닥에서 피어오른 스파티 필름
(왼쪽) 우아한 화형이 매력적인 스파티 필름이 중앙 바닥을 가득 메우고 있는 효자동 카페 ‘숲’의 실내 공간. 김현식 대표는 숲이라는 이름처럼 자연친화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카페의 중앙 바닥을 파내고 실내 정원을 만들었다. 가장 밑부분에 자갈을 두툼하게 깔고, 그 위에 인공 토양을 채운 후 농원에서 판매하는 실내 가드닝용 흙을 깔면 배수관 없이도 식물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 비교적 채광과 무관하게 키울 수 있는 스파트 필름은 공기 정화에 효능이 있는 관엽식물로 잎 자체의 형태가 아름답고 반짝이는 광택이 있다. 꽃은 카라와 생김새가 비슷하며 연한 연둣빛을 낸다.

콘크리트에 색을 입힌 자작나무
(오른쪽) 노출 콘크리트 벽면을 배경 삼아 일렬로 자작나무를 심은 헤이리의 카페 ‘블루메’의 데크 공간. 일러스트를 그린 듯 부럽게 뻗은 수직선이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5월이면 이곳은 뽀얗게 속살을 드러낸 자작나무와
청보랏 빛 무스카리가 어우러져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한다. 겨울철 자작나무는 짙은 와인색 수피를 입고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설계부터 식재까지 조경 전문업체 푸른 세상(032-255-2227~8)에서 맡았다.


돌과 잔디가 대화하는 모던 정원
(왼쪽)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분할하여 제작한 화단에 잔디와 돌을 채워 모던하게 연출한 신사동 플라워&가든 디자인 숍 ‘디자인 알레’의 입구. 이곳의 우현미 실장은 잔디 특유의 시원스러운 화형을 잘 살리면 어떤 식물보다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카렉스, 수크렁, 사초 등의 잔디 류를 한데 모아 아담한 잔디 가든을 만들고, 그 옆 화단에는 데커레이션용 에그 스톤을 가득 채워 대비가 되도록 했다. 화단에는 비교적 알갱이가 큰 마사토를 자연스럽게 뿌려 텍스처를 거칠게 표현했다.

상상력이 자라는 수직 정원
(오른쪽) 거대한 와인 저장고를 뒤덮고 있는 수직 정원을 만날 수 있는 논현동 와인 바 ‘자르뎅 페르뒤’. 금속, 유리, 시멘트 등의 모던한 소재 속에서 자연을 발견하는 반전이 재미있다. 총 7m에 이르는 높은 천장고를 활용, 높이 6m, 폭 5m의 수직 정원을 도입했다. 수직 정원은 한정된 실내 공간에 자연을 들여놓는 가장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방법. 식물에 필요한 영양분을 액체화 해서 벽을 타고 흐르게 하는 자동화 시스템 설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관리가 그리 어렵지 않다. 먼저 망 또는 펠트 천에 소량의 흙과 식물을 심고 이것을 여러 개로 단위로 유니트화시켜서 벽에다 고정시킨다. 비교적 햇볕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안시리움, 보스턴고사리, 아이비, 스파티필름 등의 식물을 식재했다.


성정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