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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서울리빙디자인페어 ] 리빙디자인 어워드 서울 리빙디자인페어를 빛낸 6팀의 아이디어
매년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전시 공간 연출이 돋보였다거나 전시 콘텐츠가 훌륭한 회사, 디자이너 등을 심사하는 ‘리빙디자인어워드’. 올해에는 총 6팀이 수상했다. 대상에는 구마 겐코의 특별전이, 눈에 띄는 공간상에는 3층 살롱 드 리빙 아트에 소개되었던 가나아트와 피트 헤인 엑Piet Hein Eek의 전시 부스, 눈에 띄는 제품상에는 토로TORO, 인기상에는 AHEC와 디자이너 조아라, 배세화 세 팀이 수상했다.

구마 겐코가 디자인한 21세기 ‘황후의 방’. 그는 부유하는 공간의 이미지를 시도하여 황후의 신비감을 한층 강화시켰다. 황후의 침실, 드레스룸, 서재 등 일곱 개의 방으로 구성되었다.

대상
일곱 개의 부유하는 ‘황후의 방, Ballon Life’

힐스테이트와 함께한 구마 겐코의 특별 전시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코는 “건축이 지금까지 ‘구축’이란 단어를 통해 설명되었다면 이 공간은 전혀 다른 시각으로 공간을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최초의 시도일 것이라며 웃어 보이면서 이렇게 전시회에 참가함으로써 다음에 할 디자인을 미리 실험해본다고 한다. 그는 만약 황후가 자신에게 공간 디자인을 의뢰한다면 어떻게 만들어줄 것인지 궁리해보았다. 그리고 21세기 황후의 방은 과거처럼 세상을 향해 닫힌 공간이 아닌 열려 있는 가운데 신비감은 잃지 않는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답을 얻었다. 구마 겐코는 황후의 생활 동선에 따라 일곱 개의 방을 제안했다. 서재, 드레스룸, 다실, 욕실, 두 개의 메이크업룸, 그리고 원형으로 에워싼 공간 안쪽의 침실. 황후의 움직임은 투명한 방과 방을 거치며 몇 겹의 레이어를 만들고 그것이 모여 하나의 집합체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구마 겐코가 황후의 신비감을 공간적으로 표현해내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는 황후를 신비로우면서도 여리고 부드러운 존재로 표현해보았다. 그러기 위해 헬륨가스 풍선을 공중에 띄우고 얇고 가벼운 천 한 장이 그 풍선을 타고 내려와 바닥에 닿을 수 있게 했다. 황후의 움직임이나 공기의 흐름처럼 사소한 것들로 천이 흔들리고 풍선이 흔들려 공간 전체를 부유하는 듯한 느낌으로 만든다. 여기서 구마 겐코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 바로 천이라는 의외의 소재를 건축에 적용시켰던 것이다. 협찬 (주)LG화학, SK-Ⅱ, 착한 그릇 희고희고, 전통 한복 김영석


인기상(디자이너 부문)
제1의 원칙 기능, 이를 대표하는 독서 테이블+소파_
조아라
지난 6년간 꾸준히 가구 디자인에 몰두해온 디자이너 조아라 씨.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영 디자이너로 불렸던 그이지만, 이제는 <행복>에서도 종종 만나보게 되는 가구 브랜드 ‘쿤’을 꾸려나가며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시기의 가구 디자이너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중도 하차할 때에도 그는 휩쓸리지 않고 꿋꿋이 견뎌냈다. 기능적인 가구를 제1의 원칙으로, 기능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태가 나오게 하고 있다. 그가 올해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소개한 것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서 테이블 기능과 소파가 하나로 결합된 제품이었다. 소파와 나무 프레임으로 나뉜 이 제품은 소파에 그냥 앉으면 나무 프레임 부분이 팔걸이가 되고, 소파 시트 부분을 돌려 앉으면 나무 프레임이 독서를 위한 테이블이 되는 형태이다. 그는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단국대학교 디자인학부 학생들과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물을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문의 02-556-9828


인기상(디자이너 부문)
나무에 스팀을 쐬어 만든 벤치와 조명등_
배세화

홍익대학교 대학원 가구 디자인 전공을 졸업한 그는 세계무대로 진출할 기회를 찾고자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는 ‘스팀 라인’이라는 콘셉트로 작업을 진행했다. 자체 제작한 설비를 이용해 나무에 스팀을 쐬어주고 10분 내에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그 10분 안에 소재의 형태가 결정되기에 몇백 개를 만들어 단 몇 개만 건지는 고된 작업이었다. 그리고 며칠을 말리면 견고한 형태의 목재 가구가 탄생하는 것. 몇 해 전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에서 스팀 제작 기법을 활용한 가구를 발견했고, 이후 그 작가들의 방식을 연구하며 자신의 조형언어를 찾아내게 되었다고. 선으로 된 목재가 자연스러운 곡면을 형성하고 그것들이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과정에서 그는 수도 없는 실패 끝에 이와 같은 벤치와 조명등을 디자인할 수 있었다.문의 basebase1@msn.com


1 가람가구학교장 김성수 씨가 디자인한 작품 ‘나무, 꿈을 꾸다’.
2 설치미술가 이재효 씨의 작품 ‘0121-1110=107041’.
3 조각가 차종례 씨의 ‘드러내기 드러나기’. 생명의 에너지를 돌기로 표현했다. 
4 김백선 씨의 아트 퍼니처.
5 조각가 박선기 씨의 ‘포인트 오브 뷰’. 


6 건축가 유이화 씨가 디자인한 AHEC 포럼관 입구.
7 차종례 씨의 ‘새벽-산’.

인기상
6인의 크리에이터가 선보인 원더풀 우드 월드
미국활엽수수출협회AHEC 포럼관
미국 농무성의 후원 아래 미국산 하드 우드(참나무, 벚나무,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등)에 관한 정보와 기술을 보급하는 비영리 단체 AHEC. 이들은 매년 서울리빙디자인페어를 통해 목재 가공의 새로운 기술과 목재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도록 디자이너, 아티스트와 함께 기획 전시를 마련하고 있다. 갤러리 형태로 제안하며 올해에는 건축가 유이화 씨가 만든 공간 안에 김백선?김성수·박선기·이재효·차종례 씨 등 5인의 작가가 소개하는 나무 오브제, 나무 아트 퍼니처를 소개했다. 유이화 씨는 대나무에서 모티프를 얻어 나무와 플라스틱을 혼용해 공간 구조를 만들었다. 나무로 만든 높은 입구를 지나면서 바닥에서부터 수직으로 확산되는 빛이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을 환영하는 듯하다. 여기에 김백선 씨는 나무를 이용한 아트 퍼니처를 세워놓았다. 환경설치미술 프로젝트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며 가람가구학교장을 맡고 있는 김성수 씨는 사람과 나무 사이의 관계를 형상화한 ‘나무, 꿈을 꾸다’를 선보였다. 조각가 박선기 씨의 ‘포인트 오브 뷰’는 일상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가방이란 소재를 재구성한 것이다. 실재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전복시키고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의 의외성에 가치를 두고 작업하는 그는 나무로 다양한 종류의 가방을 만들고 볼륨을 왜곡시켜 착시를 느끼게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무의 투박한 질감이 작품의 묘미를 한층 돋워준다. 설치미술가 이재효 씨는 아트 오브제 ‘0121-1110=107041’이란 이름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는 모양이 전부 다른 자연 그대로의 나무를 이용해 거대한 스케일의 기둥을 만든 것이다. 재료 자체가 지닌 물성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그 안에서 자연스레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유이화 씨는 지난 가을 서울시에서 공모한 스트리트 퍼니처 디자인에 당선된 안을 나무로 재구성해 보여주었다. 마치 나뭇잎처럼 생긴 벤치는 회전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각자의 개성을 담아 나무를 재가공하여 만들어낸 다양한 장면은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으며,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나무를 재발견하는 기회였다. 지난해 AHEC는 우리나라 아트 퍼니처를 대표하는 홍익대학교 최병훈 교수의 목재 가구를 소개했으며, 2006년에는 일본의 가구 장인 조지 나카시마의 전시를 열기도 했다. 이렇듯 AHEC는 나무와 예술이 만났을 때 우리 생활이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문의 02-722-3685


눈에 띄는 공간
창고에서 피어난 가구, 예술이 되다

피트 헤인 엑Piet Hein Eek + 가나아트
가나아트의 크로프트Croft에서는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젊고 유망한 예술가들과 스타 디자이너들의 아트피스를 중심으로 전시회를 기획하고 한국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한 네덜란드 디자이너 피트 헤인 엑은 네덜란드 아트 퍼니처 시장을 이끌고 있는 인물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는 자투리 나무 같은 것을 모아서 거친 질감을 적당히 드러내어 투박한 형태의 가구를 만든다. 그의 작업실도 마치 거대한 창고를 연상시키듯 주워 온 듯한 나무가 쌓여 있고 그 안에서 뚝딱뚝딱 가구를 ‘지은’ 것이다. 가나아트에서는 피트 헤인 엑의 서랍장과 옷장, 의자, 거실장, 테이블, 스툴 등을 소개한다. 문의 02-720-1020


눈에 띄는 제품상
지하 3~5m의 흙으로 건강을 짓다_
토로TORO
토로에서는 ‘토로 오리진’이라는 이름으로 지하에서 출토되는 흙에 허브와 암반수를 넣어 마감재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토로의 전시 부스에 첫발을 들이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아로마 향을 느끼게 된다. 각 제품마다 다른 아로마 향이 첨가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로 오리진은 흙 고유의 색에 따라 10여 가지 색상이 있다. 그 다양한 색상을 보여주기 위해 입구에는 진황토, 황백토, 숯, 와목토, 진와목토, 미토, 옥토, 적토 등의 흙을 그릇에 담아놓아 직접 만지고 냄새를 맡을 수 있게 했다. 전시 부스에 사용한 소품 하나까지도 토로 오리진 제품으로 연출했으며, 무엇보다도 토로 흙으로 만든 벽면의 아트워크가 인상적이다. 흙으로 마감한 공간이 투박하고 거칠 것이라는 인식을 깨주는 좋은 예가 되었다. 문의 02-575-7107

리빙디자인 어워드 심사위원
2008년 리빙디자인어워드에서는 총 16명의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 위원단이 수상작을 선정했다. 대상, 눈에 띄는 공간상, 눈에 띄는 제품상, 인기 있는 브랜드, 인기 있는 디자이너 등 총 5개 부문을 심사한 결과이다. 심사위원으로는 월간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장 심의주, 월간 <디자인> 편집장 김신, 조선일보 김미리 기자, <메종> 편집장 김미진, <월간 인테리어> 편집장 서영희, <마루> 편집장 김용삼, <공간> 편집장 박성태, MBC 양효경 기자, 태국 에디터 아따뽄 띠치뽕, 일본 편집장 안도 다카유키, KOSID 김개천·김경숙 부회장, 스타일리스트 이상일, 패션 디자이너 장광효, 윤영미 아나운서, 방송인 최유라 씨가 참석했다. 심사위원들은 대상 구마 겐코의 ‘황후의 방’이 풍선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공간을 연출했고 신비하고 기품 있는 여성에 대한 독특한 시각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었다.


김명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8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