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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에서 베란다까지 셰이커 교도에게 배우는 가드닝의 기술
버몬트 주 산속에서 홀로 사는 타샤 튜더(콜더컷 상을 수상한 동화작가)도 “정원에 대해선 절대 겸손하고 싶지 않다”라고 했지요. 자신을 ‘스틸 워터’의 교도라고 말하는, 고요한 물처럼 마음에 격정을 담지 않고 사는 이 할머니에게도 정원은 흥분과 자랑의 대상인가 봅니다. 들풀 하나도 손 가지 않은 게 없기 때문이겠지요. 꽃과 꿀로 가득한 정원으로 달려가고 싶은 계절입니다. 타샤 튜더만큼은 못해도 그 고요한 식물들이 세상을 밝히는 광경을 만나고 싶으시죠? 정원 만들기에 훌륭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옛사람들이 있으니 귀 기울여주세요.
먼저, 빨래집게·둥근 톱·태엽·탈곡기·스크루 추진기·회전식 써레·터빈 수차는 누가 발명했을까요? 최초로 씨앗을 포장해 판 이들은 누구일까요? 그 답은 ‘셰이커 교도’입니다. 지금부터 이 낯선 단어에 집중해야 합니다. 간결미, 기능성, 정직한 장인 정신을 통해 미국 디자인계에, 아니 세상의 기능주의 탄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이들이니까요. 셰이커 교도는 원래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퀘이커의 일파로, 동부 해안에 터를 닦고 그리스도의 재림을 신봉한 신앙 공동체라고 합니다. 기도를 할 때 몸을 심하게 흔든다고 해서 ‘셰이커Shaker’라고 불리게 됐다는군요. 독신주의, 재산의 공유, 금욕을 생활신조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들은 ‘미와 선은 하나이고 미는 유용성有用性이다’라는 사상을 맘에 새기며 불필요한 장식은 모두 없앴습니다. 그 결과 간소하고 기능적인 가구와 생활 용품이 탄생하게 됐지요. 조립식 테이블, 벽에 부착하는 선반이나 옷장, 책꽂이·책상·옷장을 하나로 합친 다목적 가구, 벽에 걸 수 있는 의자 등이 그것입니다. 면의 분할과 비율 그리고 반복되는 패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그들의 가구는 ‘셰이커 스타일’이라는 고유 명사로 남게 됐습니다.

셰이커 정원 안에는 역시나 ‘실용적인 아름다움’이라는 미덕이 들어 있습니다. ‘좋은 토양을 먼저 만들 것, 심미적인 화려함을 위해 너무 애쓰지 말 것, 언제 어디서든 정결하게 정돈할 것’은 셰이커 정원이 지켜야 할 3계명이었습니다. 이 계명 아래 그들은 관상용 식물보다는 그들의 가정에 ‘건전한’ 음식을 공급할 수 있는 열매 식물, 허브, 먹을 수 있는 꽃, 과실수 등을 주로 심고 가꿨지요. 작은 땅에 많은 종류의 식물을 가꾸기 위해 그들은 땅을 여러 개의 반듯한 부분으로 구획했는데 마치 기하학적인 퍼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미리 식물의 자리를 정하고 그 규칙에 맞게 식물을 심었는데 이는 식물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탐구한 끝에 나온 ‘질서’이지요. 예를 들자면 딸기를 약탈하러 온 새들을 쫓기 위해 딸기 옆에는 꼭 향이 강한 민트와 레몬을 심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한 식물이 만들어내는 컬러의 조합에도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에 그들의 네모난 정원은 한 폭의 아름다운 패치워크 작품 같았습니다. 그들은 남는 시간을 곧바로 다른 일에 쓰기 위해 기술혁신에도 관심을 가져 앞에서 말한 수많은 도구를 발명하기도 했지요.

건강을 해치는 저속한 음식으로 가득한 이 시대, 셰이커 교도들의 가드닝 기술은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셰이커 교도들은 자연의 생산물을 즐기고 자연이 허락하는 한도의 수확물을 얻고 그것을 통한 안락을 누렸다. 사치스럽게 살지 않고, 안락하게 살았다. 낭비하지 않고 충분하게 말이다.”( 중에서) 낭비하지 않고 충분하게 사는 삶을 꿈꾸는 <행복> 독자들에게 셰이커 스타일의 가드닝 기술을 제안합니다.

Part 1 정원 가꾸기


‘높인 화단’을 만들라
셰이커 가드닝의 제1계명은 ‘좋은 토양을 먼저 만들 것’. 하지만 그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건 좋은 정원 자리를 찾는 것. 셰이커 교도들은 남쪽이나 동쪽으로 약간 경사져 구석구석 태양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곳을 정원으로 삼았는데, 이는 우리에게도 유용한 정보다. 땅을 여러 개의 반듯한 부분으로 구획했던 셰이커 가드닝의 방법은 작은 땅에 많은 종류의 식물을 가꾸는 데 효과적이다. 그렇게 미리 정해진 자리에 따라 식물을 심으면 미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셰이커 교도들은 땅 위에 사각형의 나무 틀을 둘러 주변의 땅과 구분지어주는 방법으로 ‘높인 화단’을 만들었다. 틀 안의 땅은 처음엔 주변 땅과 같은 높이지만 퇴비와 비료 등이 더해지면서 틀 안의 토양 높이가 점점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틀 주변으로 배수로가 생겨 물 빠짐이 원활해진다. ‘높인 화단’의 크기는 꼭 정원 크기만큼 클 필요는 없고, 정원의 일부분을 높이거나 미니 정원을 만들 때 활용하면 좋다. 또는 서양 호박처럼 다른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식물을 단독으로 키울 때도 좋은 방법. 가드닝용 땅을 만들고 나면 울타리나 보도(돌이나 벽돌, 목재 등을 바닥에 깐 통행로) 같은 시설물을 설치해야 하는데, 울타리는 내구성이 뛰어난 삼나무나 방부 처리된 소나무로 만들면 좋다.

셰이커 교도의 방식처럼 위아래가 긴 오각형 기둥을 만들면 근사한 셰이커 스타일의 울타리가 될 듯. 셰이커 정원의 보도는 극도의 정결함을 추구하는 생활신조 덕에 정갈한 방수성 보도로 만들어졌다. 셰이커 스타일과 동떨어져 보이는 콘크리트 보도보다는 벽돌이나 자갈로 된 길이 그럴듯하다. 바구니 엮는 모양으로 벽돌을 깔면 근사한 셰이커 스타일 보도가 만들어진다.
보도 사이사이나 화단을 두르는 가드닝 주변으로 다년생 잡초가 자리 잡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 셰이커 교도들은 기발한 방법을 썼다. 먼저 잡초 방지막을 깔고 5cm 두께로 고운 모래를 한 켜 깐다. 그 위에 다시 벽돌을 얹으면 모래에 뿌리 내리는 1년생 잡초를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잡초 방지막 대신 두꺼운 신문지 켜를 깔아도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다음엔 식물이 자라기 좋은 토양을 만들어야 하는데, 과거와 달리 도심에서 밭흙을 구하기 힘든 데다 정원이나 화분같이 한정된 공간에서 식물을 키우는 요즘에는 특히 토양에 신경 써야 한다. 이 경우엔 다양한 성질의 토양이 적절히 배합된 배양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배양토로 좋은 흙

1, 12 밭흙 배양토의 주재료가 되는 흙으로, 병균이나 해충의 알이 함유되지 않은 흙을 써야 한다.
2., 10 버미큘라이트 질석을 1100도의 고온에서 처리해 만든 인공 토양으로 배양토의 통기, 물 빠짐, 보수성을 향상시킨다. 입자가 너무 작은 것은 건축용으로 물빠짐이 원활하지 않으므로 주의한다.
3, 13 물이끼 습지대의 물이끼를 말린 것으로 착생식물(다른 식물체의 표면이나 암석 위에 부착하여 생활하는 식물로 이끼나 난이 대표적이다)이나 토피어리, 석부작, 목부작 같은 실내용 식물의 장식으로 많이 쓰인다. 겉흙이 쉽게 마르지 않게 하는 효과도 있다.
4, 11 피트모스 부엽토에 비해 청결하기 때문에 일반 배양토의 기본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단, 강한 산성을 띤 흙이기 때문에 버미큘라이트 같은 토양과 섞어 산성도를 조절해야 한다. 또 피트모스 자체가 거름기를 함유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배양토를 만들 때는 별도로 밑거름을 충분히 섞어주는 것이 좋다. 채소나 꽃 식물을 파종할 때 사용하면 좋은데 밭흙과 1:1로 섞어준다.
5 부엽토 활엽수의 낙엽이 썩어서 된 흙으로 가볍고 부드러우며 유기질 거름 성분이 많다. 하지만 해충 알이나 유충, 식물의 종자 등이 섞여 있어 소독하고 사용해야 한다.
6, 8 마사토 암석이 풍화작용을 통해 잘게 부서진 상태가 마사토로 입자가 굵고 세균이 거의 없어 종자를 파종할 때 사용하면 발아에 도움을 주는 토양이다. 분재나 난류 식물의 배양토로 쓰기도 한다.
7 바크 침엽수의 겉껍질을 잘게 부순 것으로 배수성과 보수성이 탁월하다. 화분에 키우는 대부분의 식물, 특히 서양란이나 관엽식물에 사용하면 좋은데, 겉흙으로 쓰면 잡초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9 유기질 비료 동물성과 식물성 유기질 원료를 혼합한 비료로 토마토, 오이 같은 열매 식물이나 엽채류에 뿌려주면 좋다. 발아용으로 쓸 때는 흙 40%, 배수가 잘되는 마사토 40%에 유기질 비료 20%를 2~3일 전에 골고루 혼합해두었다가 사용하면 된다.

‘높인 화단’에 심은 식물은 1번에 심은 식물부터 시계 방향으로 상록침엽수인 스트로브잣나무, 정원수로 적합한 에메랄드 골드(‘에메랄드 나무’의 한 종류로 잎사귀가 푸르면 ‘에메랄드 그린’, 이 나무처럼 누런 빛이 돌면 ‘에메랄드 골드’라고 부른다), 별 모양 선인장과 역시 선인장류인 꽃기린, 측백나뭇과의 진백나무, 소나뭇과인조선적송나무, 배추, 동양풍란(13번에 심은 식물), 정원수로 사랑받는 꽝꽝나무(9번의 식물), 석혹, 선인장,
딸기, 별베고니아.

Tip 마당을 가꾸고 싶다면
마당에 ‘높인 화단’ 방식으로 정원을 만들고 싶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는 ‘치료 정원’ 전문가인 이성현 씨가 이끄는 ‘푸르네’(02-529-2030, www.ipurune.com), ‘조경’ 대신 정원만을 위한 ‘가든 디자인’을 표방하는 ‘정원 로담’(031-767-5431, www.rodam.co.kr)이 있다. 좀 더 큰 규모의 정원을 계획 중이라면 타워팰리스·교보빌딩의 조경 설계와 유명 인사들의 주택 조경을 맡았던 조경 작가 이교원 씨의 ‘이원조경’(02-595-8266)에 문의할 것. 또한 한국종자나눔회(http://cafe.daum.net/seedshare)에 들어가면 종자나 묘목 심기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오래된 유럽 시골 마을의 정원과 모던한 집이 어우러진 풍경을 둘러보고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유니스의 정원’(031-437-2045, www. eunicesgarden.com)에 들러볼 것.


1 금련화  2 보리지 3 백리향 4 베르가못 5 마조람 6 세이지

먹을 수 있는 꽃을 심으라

셰이커 교도들은 가정에 ‘건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해주는 식용 꽃을 주로 심었다. 꽃식물을 심기 2~3주 전 흙 위에 원예용 양털을 덮어 놓으면 잡초가 싹을 틔우는데, 잡초를 제거한 다음 그 땅 위에 꽃식물을 심었다. 우리나라 꽃 중에서는 국화*진달래*호박꽃*민들레꽃*장미*제비꽃 등이 식용으로 쓰이고, 서양 꽃에서는 베고니아*보리지*캐모마일*팬지*데이지*베르가못*세이지*금련화*백리향*마조람 등이 요리용으로 쓰인다. 꽃잎 자체에도 영양소가 들어 있지만 특히 꽃가루는 효소와 호르몬, 미량 원소가 많이 들어 있어 면역 기능을 높이고 노화를 지연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셰이커 교도들은 꽃을 식물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꽃망울을 터뜨리면 재빨리 수확해 건조시켰다. 꽃잎은 이른 아침에 땄는데, 태양열이 식물 속 오일 성분을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었다.

한련이라고도 하는 금련화는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 덩굴을 잘라 꺾꽂이를 하면 뿌리가 잘 내린다. 장미 묘목은 양지바른 곳에 비료를 많이 준 후 심는데, 물을 좋아하므로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흠뻑 주어 습기를 유지해 준다. 장미는 진딧물 같은 해충이 많이 생기므로 정기적으로 스프레이형 약품을 분사해줘야 한다. ‘유리지치’라고도 하는 허브 식물 보리지는 건조에 강하고 습기에는 매우 약하므로 물이 잘 빠지는 토양에 심고 여름철의 아주 건조할 때를 제외하고는 물을 자주 주지 않는다. 세이지는 물이 잘 빠지고 영양이 풍부한 흙에 심으면 크게 자란다.


1 양파와 당근을 함께 심으면 양파의 강한 향 때문에 선충(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해충)을 쫓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 상추와 함께 래디시를 심으면 래디시의 매운맛이 더 강해진다.
3 마리골드(금송화)와 토마토를 짝지어 심으면 마리골드의 강한 향이 토마토에 잘 끼는 진딧물을 억제해준다.
4 주키니호박과 완두콩은 해충을 막아주는 공생 식물이다.


채소류와 열매 식물은 짝을 만들라

셰이커 교도들은 채소류와 열매 식물을 키울 때 서로 도움을 주는 식물끼리 짝을 지어 함께 심었다. 해충은 쫓고 이로운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해서였고 어떤 식물은 공생 효과를 위해서였다. 금송화라고도 하는 마리골드와 토마토를 함께 심으면 마리골드의 강한 향이 토마토에 쉽게 끼는 진딧물을 억제해주는 효과가 있다. 양배추와 감자를 함께 심으면 감자의 성장에 피해를 주는 선충을 쫓을 수 있다. 당근과 양파, 감자와 옥수수, 주키니 호박과 완두콩도 마찬가지 경우다. 이로운 곤충을 끌어들이는 방법도 있는데 마리골드에 잘 꼬이는 말벌은 금잔화의 수분을 돕는 식이다. 보리지는 딸기와 함께 심으면 좋은 공생식물이고, 사탕옥수수와 감자는 함께 심으면 수확량이 증가하는 공생식물이다. 처빌(파슬리류 식물), 상추와 함께 래디시를 심으면 래디시의 매운맛이 더 강해진다. 서양자두 나무 아래 토마토 종자를 심으면 바구미가 끼는 걸 예방해 실한 토마토 열매를 얻을 수 있다.

Part 2 유용한 정원 도구 1

1 정원 도구 세트는 트로이카 제품으로 행복이 가득한 쇼핑 스토리샵(www.storyshop.co.kr)에서 판매(본지 334쪽 참조) .
2 베이지색 정원 장갑은 B-project, 주황색 정원 장갑과 씨 뿌릴 때 유용한 땅 파기 도구는 왕농사에서 판매. 꽃가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3 큰 양철 바구니는 에이랜드, 작은 양철 바구니는 화이트데코에서 판매.
4 모종삽·갈퀴 세트와 플라스틱 삽 세트는 왕농사에서 판매. 

닦고 조이고 기름 치기를 생활화하라
쟁기, 써레, 괭이, 삽, 가래, 비료 갈퀴, 물뿌리개, 이식용 모종삽, 노끈밧줄, 롤러(땅 고르는 기계), 정원 가위, 낫, 이 정도면 작은 정원을 가꾸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셰이커 교도는 불필요한 장식을 멀리했기 때문에 정원에 화분 선반이나 플라워 왜건 같은 장식적인 소품이 거의 없었다. 유독 새집만이 자주 눈에 띄는데 새나 물고기, 닭 같은 동물을 단지 감상용으로 여기지 않도록 교육받은 셰이커 교도들에게 꽃가루를 공급하고 벌레를 잡아먹는 새는 환영받는 존재였다.
새집을 만들 때도 새들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해주는 ‘집’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 형태 또한 간결했고 버려진 야채 상자를 재료로 사용했다.

사용한 정원용 도구는 제대로 닦아야 오래 쓸 수 있는데, 도구 보관에 철저했던 셰이커 교도의 방법이 좋은힌트가 될 것이다. 그들은 건조한 상태의 도구는 붓으로 먼지를 털어내고 기름 묻힌 천으로 닦아낸 후 고리못에 걸었다. 젖어버린 도구는 흙을 먼저 씻어내고 말린 다음 기름 섞은 모래가 들어 있는 양동이에 찔러 두었다가 사용했다. 나무 손잡이도 주기적으로 기름 묻힌 천으로 닦아서 나무가 갈라지는 걸 방지했다. 철사를 꼬아 만든 바구니는 정원 장갑을 보관하기에 좋은 도구인데, 공기
순환을 도와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하고 쉽게 벽에 걸 수도 있다. 만약 정원용 도구를 구입할 생각이 있다면 새 제품 대신 중고 물건을 구입하라고 권하고 싶다. 옛 주인의 손에 닳아 부드러워진 손잡이가 달린 연장(갈퀴나 모종삽 같은)은 감촉도 좋거니와 새 제품에서 찾기 어려운 ‘힘’ 같은 게 있다.


1 짙은 철제 컬러의 바구니와 흰색의 사각 바구니는 더 설탕, 밑이 오목한 흰색 바구니는 호사컴퍼니에서 판매. 
2 목재 바구니는 창고앤틱, 텃밭 가꾸기 세트는 더가든, 분무기는 왕농사에서 판매. 
3 화분 받침용 선반은 영일가구, 빗자루는 팀블룸에서 판매. 
4 흰색 양동이와 함석 양동이는 에이랜드, 작은 크기의 양동이는 화이트데코에서 판매.

Part 3 실내 정원의 법칙

왼쪽부터. 패브릭이나 커트러리, 접시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진열장은 홀페이퍼가든에서 판매. 소소한 살림도구를 수납할 수 있는 콘솔은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이 편리한 제품으로 영일가구에서 판매. 화분 받침으로 쓰인 접이식 사다리는 아뜰리에앤프로젝트, 사다리 밑에 놓인 철제 바구니는 더 설탕, 스핀들 백 체어와 캔들 스탠드 테이블은 햄튼에서 판매, 의자 오른쪽 옆의 화분 진열용으로 쓰인 테이블은 알렉산드라 리빙, 빗자루는 팀블룸, 낙엽 긁는 갈퀴는 에이랜드, 그 앞의 목재 바구니는 창고앤틱에서 판매. 창턱에 놓인 다용도 우드 박스는 아뜰리에앤프로젝트에서 판매. 창틀에 놓인 그린 컬러의 유리병은 홀페이퍼가든에서 판매. 화초와 화기는 박유천화훼디자인院, 티아라, 미리내화원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홀페이퍼가든 소장품을 배열한 것.

소중한 화초는 온실에서 키우라
셰이커 교도들은 보통 소나무나 현지에서 나는 비싸지 않은 나무로 간소하고도 독특한 디자인의 가정용 가구를 만들어냈다. 장식을 멀리했기 때문에 가구에 색을 입히는 대신 나뭇결을 그대로 살린 가구를 선보였다. 종교적 믿음에 뿌리를 두고 만든 가구는 모두 기능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는데, 예를 들어 ‘스핀들 백spindle back(등받이가 물레가락처럼 생긴 의자)’ 체어라 불리는 셰이커 의자는 청소할 때나 넓은 공간에서 예배 드려야 할 때 벽에 걸어놓을 수 있도록 등판을 갈빗대처럼 디자인했다. 테이블도 삼발이처럼 생긴 다리 덕분에 가볍고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간소한 가구가 됐다.

셰이커 교도들은 식물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자랄 때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최적의 장소를 온실이라 여겼는데, 현대의 가드닝에서도 아직 어린 화초나 분갈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화초는 직사광선이 강하고 온도 변화가 심한 외부보다는 온실에서 기르는 게 좋다. 천창이 뚫려 채광이 좋은 베란다에 ‘스핀들 백’ 체어를 놓고 수납 테이블 겸 콘솔, 촛대처럼 생긴 ‘캔들스탠드 테이블’을 함께 두었다. 자연 건조된 테라코타 토분과 양철통, 나무로 만든 함은 셰이커 스타일을 완성시켜주는 요소다. 


(왼쪽) 허브 식물은 다이닝룸에서 키워라
셰이커 디자인의 기본 중 하나가 풍부한 색채인데 이는 ‘화려함’ ‘강렬함’ ‘촌스러움’과는 다른 의미다. 아마인유, 양귀비씨유, 황토, 녹청 같은 안료를 섞어 만든 셰이커 스타일 컬러는 짙은 적색, 밤색, 납빛이 주였는데 한 톤 어둡지만 자연의 색감이 고르게 들어 있는 색채다. 서랍 달린 식탁, 스핀들 백 체어와 소나무 위에 바니시를 엷게 바른 체스트가 풍부한 색채와 셰이커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 다이닝룸에 허브 식물을 센터피스로 장식했다. 대부분의 허브는 하루 4~5시간 정도 햇볕이 닿는 장소라면 화분에서 기를 수 있다. 세이지, 향제라늄, 타임, 바질, 마리골드, 레몬버베나 등은 햇볕 쬐기나 물 주기에만 주의하면 실내에서도 재배하기 쉬운 허브다.

의자와 테이블, 서랍장은 홀페이퍼가든에서 판매.
찻잔 세트는 미국의 유리그릇 브랜드인 ‘파이어 킹Fire King’의 1940년대 앤티크 제품으로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테이블과 창턱에 놓인 화분은 박유천화훼디자인院에서 판매. 테이블 아래의 화분은 홀페이퍼가든 소장품.

(오른쪽) 반음지식물은 베란다가 제자리다
예배 드릴 때 벽에 걸어놓을 수 있도록 갈빗대처럼 3~4장의 등판을 만든 셰이커 의자, 식기장과 세워놓는 수납장이 함께 조합된 가구, 캔들스탠드 테이블이 셰이커 스타일을 극명하게 연출할 뿐만 아니라 베란다 공간의 부족한 수납공간을 메워주고 있다.
베란다 공간은 태양의 복사열에 대낮의 온도가 상당히 높아지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창문에 발을 걸거나 화분 윗부분에 이끼를 깔아서 보호해주는 게 좋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기 쉬운 식물로는 관음죽, 야자류, 벤자민, 고무나무, 군자란 같은 반음지식물이 적당하다.

왼쪽과 오른쪽의 수납장은 모두 홀페이퍼가든에서 판매. 식기장에 올린 화분과 나무 상자는 박유천화훼디자인院, 물뿌리개는 바바리아, 벽에 걸린 나무못 말판과 밀짚 가방은 홀페어퍼가든, 셰이커 의자는 바바리아, 화분 받침으로 사용한 캔들 스탠드 테이블은 신성가구, 양철 새장은 더 설탕, 나무 새장은 컨트리하우스, 철제 바구니는 홀페이퍼가든, 철제 바구니에 담긴 화분은 티아라에서 판매. 그 외의 모든 화분과 화초는 홀페이퍼가든 소장품.

Part 4 유용한 정원 도구 2

물뿌리개 8選

셰이커 교도들처럼 바퀴 달린 물통 옆에 물뿌리개를 두면 매번 호스를 꺼내지 않고도 식물에 물을 줄 수 있다. 사용한 다음엔 남아 있는 물 때문에 녹이 슬거나 겨울철에 물이 얼어 양철 물뿌리개가 상하지 않도록 뒤집어서 보관해야 한다. 요즘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물뿌리개가 많이 선보이고 있는데 베란다용으로 쓸 용도라면 3~4ℓ 정도 용량의 물뿌리개가 적당하다.

뒤로 보이는 옷장은 홀페이퍼가든, 테이블은 창고앤틱에서 판매. 물뿌리개는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에이랜드, 창고앤틱, 엣코너, 바바리아, 창고앤틱, 바바리아, 카렐에서 판매. 마지막 물뿌리개도 카렐에서 판매.

Tip 실내 정원을 만들고 싶다면
개인 마당이 없는 공동 주택에서 베란다에 미니 정원을 만들거나 키친 가든을 꾸밀 때는 디자이너 출신의 이승원 대표가 인테리어와 가드닝을 함께 조화시켜 연출해주는 ‘자연과사람’(031-701-6761, www.plantsman.co.kr), 감각적인 스타일링으로 이름 높은 유러피언 플라워숍 ‘화수분’(02-574-4335)의 도움을 받을 것. 나무로 된 벽걸이 구조물에 화분을 걸어 실내 정원을 연출하는 ‘벽면형 정원’도 실내에서 시도해 볼 만한 것으로 ‘그린 와이즈’(031-701-9221, www.greenwise.co.kr)에서 구입할 수 있다. 수반 모양이나 우물 모양 등 원하는 스타일의 대형 플랜트 안에 베란다 정원을 직접 꾸미는 방법도 있는데 이 이동식 정원 틀은 ‘가든세이’(02-2060-1766 www.gardensay.net)나 ‘가든데코’(032-683-4564 http://gardendeco.co.kr)에서 구입 가능하다.

최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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