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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계 박람회 WATCHES&WONDERS 2015 웰컴 투 원더랜드
동전보다 조금 큰, 지름 5cm를 넘지 않는 작은 시계 다이얼 속에는 우주과학인 천문학과 장인의 손길로 완성한 예술혼이 담겨 있다. 마치 신의 영역에 도전하듯 매년 더 새롭고 더 복잡한 시계를 창조하는 워치메이커의 축제, 워치스 앤 원더스 2015에서 만난 놀라운 작품들.

1 워치스 앤 원더스 2015 행사장 내부 전경으로, 공식 홈페이지는 www.watchesandwan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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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블랑의 시계 장인이 부품 조립을 시연하고 있다. 

혹시 주변에 시계 애호가가 있다면 잘 알 것이다. 시계가 단지 시간을 확인하는 기능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그 작은 다이얼 속에는 인간 한계를 초월할 만큼의 정밀하고 복잡한 기술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또 허를 찌르는 시도와 예술 작품 못지않은 경이로운 디자인은 어떤가! 그래서 그 가치를 알면 한 피스에 집 한 채 값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하고라도 소장하는 것이며, 또 그렇기에 시계의 가치를 가늠하는 안목은 우리에게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1일, 이토록 놀라운 시계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인 ‘워치스 앤 원더스’가 홍콩에서 열렸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고급 시계 박람회는 나흘 동안 시계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총 열두 개의 파인 워치 메이킹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7백여 명의 미디어 관계자를 포함해 2만여 명의 아시아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탁월한 워치 메이킹 기술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올해의 신제품과 의미 깊은 한정판 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뿐 아니라 다양한 시계 제작에 관한 시연, 강연, 장인들과의 만남, 기타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했다.

3, 4, 5 각 브랜드의 부스에서는 역사적 타임피스부터 아이코닉 시계, 이번 박람회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제품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제네바 고급시계협회(FHH)의 회장 겸 상무이사인 파비엔 뤼포Fabienne Lupo는 개막식에서 “파인 워치 메이킹은 뛰어난 제품을 통해 수세기 동안 축적해온 다양한 예술과 노하우를 접하는 독특한 경험 그 이상을 선사합니다”라며, 시계 제작 문화를 공유하는 것이 행사의 취지라고 밝혔다. 그 어느 때보다 실험적이고 화려했던 워치스 앤 원더스 2015. 지금부터 열두 개의 파인 워치 메이킹 브랜드가 선보인 올해의 야심작을 소개한다.

1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신비로운 시계를 창조해온 까르띠에답게 마법 같은 시계를 창조했다. 무엇보다 끌레 드 까르띠에 미스터리 아워는 로마숫자 인덱스를 오픈 워크 처리해 시침과 분침이 공중에서 움직이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키며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수집가들을 열광시킨 건 기품 있는 마호가니 박스 안에 담긴 로통 드 까르띠에 블루 에나멜 기요쉐 다이얼 워치 세트. 고유 번호를 부여한 다섯 피스 한정판으로, 미스터리 더블 뚜르비옹을 비롯해 세 점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치가 들어 있다.

요즘 가장 핫한 시계 중 하나로 꼽히는 IWC가 커플을 위한 페어 워치를 선보이는데,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 성공적 모델인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Ref.3565와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Ref.4581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듀엣 하모니를 연출하니, 사랑의 언약을 기념하고픈 연인에게 추천할 만하다. 포르토피노 컬렉션은 지중해의 멋스러움이 담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인기 모델. 베젤과 다이얼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버전부터 레드 골드, 스테인리스 스틸 등 총 여덟 가지로 구성했다.

3 랑에 운트 죄네는 올해 초 창립자 페르디난도 아돌프 랑에의 탄생 2백 주년을 기념하며, 그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의 특별한 에디션을 선보인 바 있다. 리미티드 스페셜 1815가 그것으로, 허니 골드 색상의 지름 40mm 케이스에는 제품 번호가 각인되었으며 단 2백 피스만 한정 출시했다. 이 제품과 함께 이번 박람회에서 새롭게 공개한 제품은 리틀 랑에 1. 블루 컬러의 자개 다이얼과 골드 소재의 지름 36mm 케이스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모델이다. 3일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과 브랜드의 상징인 대형 날짜 창이 특징.

4 사상 최초로 해군 잠수부의 시계로 기술력과 명성을 얻은 파네라이는 이번 박람회에서 총 열 가지 신제품을 선보였다. 그중 가장 관심을 모은 건 라디오미르 1940 컬렉션. 빛이 거의 없는 깊은 바닷속에서도 완벽하게 판독 가능한 단순한 다이얼을 갖춘 모델로, 파네라이 디자인의 순수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편 요트 앵커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8일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을 갖춘 테이블 클락 PAM00651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수동 기계식이며 파네라이가 자체 제작한 P.5000 칼리버를 탑재한 안정적 구조의 견고한 탁상시계다.

5 아름다운 세련미와 서정적 테마로 늘 ‘시간의 대서사시(Poetry of Time)’를 쓰는 반클리프 아펠은 여전히 최고 명성을 유지하는 까데나Cadenas를 재탄생시켰다. 1935년 처음 선보인 순간부터 반클리프 아펠의 상징이 되어온 아이코닉 워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까데나 세르티 브레이슬릿 워치를 출시한 것. 또 동물과 식물을 섬세하게 재현한 오와조 앙샹떼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은 극찬을 받은 컬렉션이다. 특히 최초로 선보인 ‘미니어처 페더 아트’와 스톤 세팅 기술을 통해 세상에 둘도 없이 아름다운 다이얼을 창조했다.

6 2백6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제껏 인류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복잡한 시계 레퍼런스 57260을 선보였다. 소유주가 특별 주문해 워치메이커 마스터 세 명이 꼬박 8년의 세월을 투자해 만든 이 시계는 무려 57가지 기능을 탑재한 메종의 역작인 셈. 또 바쉐론 콘스탄틴은 우아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의 디테일로 장식한 주얼리 컬렉션 외흐 크레아티브를 선보이며 여성용 라인을 더욱 확대했다. 18캐럿 화이트 골드에 최상급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이 컬렉션은 눈부실 정도로 빛이 난다.

1 스켈레톤을 형상화한 로저 드뷔의 부스에 들어서니 마치 거대한 시계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공간에서 보여주듯 올해 로저 드뷔가 선택한 테마는 스켈레톤. 핸즈까지 100% 스켈레톤화한 엑스칼리버 스파이더 포켓 타임 인스트루먼트는 세계 최초 기술을 도입한 데다 이례적으로 새로운 창작품이었다는 점에서 관람객의 박수를 받은 제품. 또 아서 왕의 전설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엑스칼리버 브로셀리앙드는 다채로운 스트랩, 아이비잎 문양의 보석 세팅 등 낭만적 느낌을 극대화해 여성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2 몽블랑은 새로운 모델로 발탁한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을 부스에 초청해,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를 모았다. 특히 위대한 탐험가 바스쿠 다가마의 탐험정신에 경의를 표하며 출시한 뚜르비옹 실린더릭 나이트스카이 지오스피어는 시계 제작의 한계를 뛰어넘은 혁명적 모델로 찬사를 받았다. 두 개의 지구본 형태 케이지가 60초에 한 번씩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것! 또 헤리티지 스피릿 퍼페추얼 캘린더 사파이어도 주목할 모델로, 1924년에 탄생한 전설적 마이스터스튁 만년필에 담긴 정신을 기념하며 출시했다.

3 그 어느 때보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획기적 제품을 대거 내놓은 리차드밀. 그중 RM 19-02 투르비용 플뢰르는 예술가 올리비에 부셰가 협업한 것으로 5분마다 목련 꽃잎이 열렸다 닫히는 모습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 30피스 한정 제작했다. 또 RM 69 에로틱 투르비옹은 기발한 펀 워치fun watch로 관람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I Lust to Caress Your Body’ ‘Let Me Kiss You Tonight’ 등 문자를 조합하면 총 2백16개의 다른 문구가 나타나며, 모두 연인 사이의 비밀스럽고 은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4 보메 메르시에는 설립 1백85주년을 맞이해 신제품 클립튼 1830 포켓 워치를 선보였다. 5-미니트 리피터 기능을 갖춘 매우 특별한 작품으로, 30피스밖에 제작하지 않은 한정판이다. 시간의 흐름에 맞춰 ‘땡 땡 땡’ 울리는 소리는 마치 실제 악기 연주를 듣는 것처럼 청명하고 아름답다. 또 하나의 특별한 시계는 클래시마 10219로,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매력적인 건 백 케이스에 개인 메시지를 새겨 넣을 수 있어 이 시계와 관련한 감동의 순간을 영 원히 간직할 수 있다는 사실!

5 예거 르쿨트르는 여성에게 바치는 시로서, 랑데부 컬렉션에 힘을 주었다. 랑데부 아이비 투르비옹으로 다시 한 번 컴플리케이션 역사에 이름을 남겼으며, 랑데부 컬렉션의 첫 번째 주얼리 워치 랑데부 아이비 시크릿을 선보였다. 브릴리언트컷, 바게트 컷, 마르키즈 컷을 이용한 세 가지 타입의 다이아몬드가 꽃 모양을 형성하는 랑데부 아이비 시크릿에 사용한 다이아몬드는 무려 3백4개. 시간이 지나도 그 빛을 잃지 않도록 최상의 상태로 세팅했으며, 여기서 예거 르쿨트르가 보유한 탁월한 젬gem 세팅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6 피아제는 무려 40가지가 넘는 신제품을 선보였는데, 모두 소개하고 싶을 정도로 기술성과 창의성이 돋보였다. 단 두 가지만 꼽자면 라임라이트 스텔라는 피아제에서 선보이는 최초의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시계로 달의 신비롭고 다양한 매력을 반영하는 문페이즈 컴플리케이션을 탑재해 서정성과 재능을 겸비했다. 또 고대 실크로드에 있던 도시들이 품은 신비로운 매력을 하이 주얼리와 워치로 승화한 시크릿&라이트 컬렉션도 인상적이었는데, 그중 G0A40610은 사막의 왕 매를 정교한 에그셸 상감 래커 기법으로 다이얼에 장식한 예술품이다.

취재협조 리치몬트 코리아(02-3440-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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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옥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