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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초록 세상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주인공 ‘폴’이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잔잔한 스토리와 감성적 영상에 담아 화제를 모은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부엌 한편에 자리한 신비로운 초록 정원, 차와 마들렌, 우쿨렐레와 음악 소리, 빛바랜 벽지와 빈티지 가구 등 다채롭고 섬세한 색채와 환상적 음악이 흐르는 비밀 정원에서 찾은 치유의 메시지.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때론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_ 마르셀 프루스트”

어려서 부모를 여읜 주인공 폴은 그 충격으로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이모들은 폴을 세계적 피아니스트로 키우려 하지만 폴은 댄스 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한 폴은 그가 키운 작물로 만든 차를 마시면서 과거의 추억을 떠올린다. 환각 성분이 들어 있는 차를 마시고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다는 판타지 요소 속에서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오히려 현실적이고 명료하다. 기억, 향기, 음악 그리고 그린이 전하는 치유.

마담 프루스트는 이상한 사람이 틀림없다. <해리포터>의 9와 ¾ 플랫폼처럼, 폴이 살고 있는 아파트 3층과 4층 사이에 홀연히 자리한 마담 프루스트의 집. 피아노 조율사를 따라 우연히 그 집에 들어간 폴은 커다란 개를 피해 뒷걸음치다 신비로운 초록 정원을 만난다. 가공하지 않은 자연과 눈부신 햇살이 전하는 비현실적 아름다움. 껍데기처럼 무미건조한 삶에 감각의 볼륨이 켜지는 순간이다. 플라워 스타일링은 블뤼테.

신비로운 정원과 마주하다
정원, 텃밭 혹은 숲이 있는 농장까지 초록을 늘 곁에 두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파트 안에 펼쳐진 숲 속 풍경. 도시의 빠른 속도에 멀미가 나곤 하던 폴은 이 낯선 풍경이 두렵지만 싫지는 않다. “신에게는 열두 평의 정원이 있습니다”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 자연이 주는 실제적ㆍ정신적 가치는 물론 초록을 향한 인간의 무한 애정, 신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굳이 예쁜 화기에 멋 내서 꽃꽂이를 하지 않고 내추럴한 볼이나 접시, 양동이나 세숫대야에 풍성하게 꽂아두는 것만으로도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펠트 소재 헌팅 트로피는 스칸디 시크 제품으로 루밍, 큰부리새와 앵무새는 한사토이, 버건디 색상의 플로어 램프와 나유미 민화 작가가 핸드 페인팅한 코모도는 무아쏘니에, 나무 모양의 화기는 롱포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 핑크색 토끼 오브제와 골드 장미, 의자 위 곰돌이 오브제는 모두 오트마어 호를이 디자인한 제품으로 김리아갤러리, 안경은 푸에브코 제품으로 에크루, 문에 걸린 민소매 원피스는 마리컨츄리, 하와이 알로하꽃 목걸이는 미술소품, 원형 하이 테이블과 의자는 페르몹, 빈티지 러그는 모두 에이후스 판매. 그린 스타일링은 블뤼테.

나를 위한 연주
폴은 이모들의 바람대로 콩쿠르에 나가지만 연주를 하기 전 알 수 없는 긴장감에 휩싸인다. 그런 그 앞에 추억 여행을 떠날 때 만난 개구리 캐릭터가 등장하고, 신들린 듯 멋진 연주를 마친다.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연주한 날, 드디어 부모님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린다.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던 부모님 얼굴, 또 평생을 함께한 피아노가 부모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사실까지도.

커다란 서양배 쿠션은 앤 클레어 프티 제품, 니트 개구리 인형은 라드다키즈 제품으로 짐블랑, 배 앞쪽의 레몬 쿠션과 딸기 쿠션, 사과 쿠션, 핑크 가지 쿠션은 모두 위티앤티, 블랙 의자 위 웃고 있는 개구리 인형은 미술소품, 핑크색 개구리는 한사토이, 벨벳 원단과 버튼홀 디테일이 우아한 암체어는 무아쏘니에, 초상화에 페인트를 칠한 듯한 펑키 클래식 무드의 액자는 마인하츠 제품으로 런빠뉴 판매.

성장이란 우연의 무성함을 받아들이는 것
매주 목요일 마담 프루스트와 비밀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폴. 이모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마치 장을 본 것처럼 챙겨온 채소들은 사실 마담 프루스트가 폴에게 건네는 처방전이다. 무심한 듯 비닐봉지에 담긴 탐스러운 결실이 하나 둘 쌓일 때마다 그도 한 걸음씩 성장한다.

비너스 세라믹 오브제와 딱정벌레 그림의 화병은 위아, 거울에 비친 유리 소재 펜던트 조명등과 골드 캔들 홀더는 메종드실비, 철제 함은 에크루, 철제함 앞에 있는 골드 앤티크 함과 화병 옆 실버 촛대, 와인 잔, 절구는 모두 하우스라벨, 체크 패턴 리넨 티 타월은 마리컨츄리, 체리를 담은 흰색 자기 볼은 장 밥티스트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무아쏘니에 판매. 플라워 스타일링은 블뤼테.

달콤한 한 조각
영화는 아주 세세한 소품과 장치를 통해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수수께끼 풀 듯 이야기한다. 홍차를 마시고 마들렌을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시작되는 과거로 떠나는 추억 여행. 아이스크림 장난감과 함께 추억을 낚으러 떠난 폴. 쓴맛이 나는 차는 과거의 고통을, 달콤한 마들렌은 행복한 기억을 옮기는 열쇠다.

케이크 스탠드와 커피 잔, 접시, 소서는 모두 장 밥티스트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무아쏘니에 판매. 선글라스는 젠틀 몬스터 제품.

기억을 낚는 최고의 미끼는 음악
음악은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한다. 인생의 한 토막이 3분 정도의 노래 한 곡으로 압축되어 기억되기도 한다. 그리고 우연히 그 음악을 듣는 순간, 판도라의 상자처럼 모든 기억과 추억이 풀리고 단숨에 과거로 돌아간다. 마담 프루스트가 찾아낸 노래 한 곡을 통해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과 마주한 폴. 영화 속에 흐르는 우쿨렐레 연주는 경쾌한 선율과 함께 행복의 기운을 전한다.

메탈 소재 액자와 한홍일 작가의 꽃 사진 ‘일장춘몽’은 챕터원, 빈티지 책은 푸에브코 제품으로 에크루, 블랙 촛대는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파인애플 모형과 불상 오브제, 꽃 핀은 모두 미술소품, 나무 소재 빈티지 라디오와 시계는 키스마이하우스, 브론즈 소재의 별 오너먼트는 에이치픽스, 우쿨렐레는 위키위키 판매.

꿈을 꿉니다
마담 프루스트의 도움을 받아 부모와 바닷가에서 보낸 행복한 추억을 되찾은 폴. 이모가 걸어둔 십자가 대신 자신이 아끼는 곰 인형을 장식하고, 매일 밤 꿈속에서 웃는 얼굴의 파파(마르셀)를 만난다. 사실 피아노를 좋아하지만 지나친 관심과 억압 때문에 즐겁게 연주할 수 없었던 폴. 그에게 피아노는 더 이상 억압과 공포의 존재가 아닌, 마담 프루스트의 정원처럼 아름답고 신비롭고 풍요로운 치유의 정원이다. 불행의 기억도 삶의 한 부분일지니 모든 것을 포용하고 사랑하면서 함께 살아가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영상 앞쪽 선반에 올린 접이식 거울과 그러데이션한 베개는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검은색 개구리는 오트마어 호를 제품으로 김리아갤러리, 테이블 램프와 침대 위 보라색 쿠션, 원기둥 형태 쿠션, 술 장식 쿠션, 진한 그레이 베딩은 모두 하우스라벨, 램프 위 수영하는 남자 오브제와 침대 프레임에 걸친 홍학 갈런드 조명등, 하와이 알로하꽃 목걸이는 모두 미술소품, 모자는 마리컨츄리, 벽에 매달린 곰 인형과 비버 인형은 도나 윌슨 제품으로 에이치픽스, 주름진 원단에 태슬이 장식된 쿠션과 개구리 인형, 화이트ㆍ인디고블루 컬러 블랭킷은 모두 짐블랑 판매.


스타일링 고은선(고고작업실) 플라워 스타일링 송진화(블뤼테) 어시스턴트 김미라 제품 협조 김리아갤러리(02-517-7713), 런빠뉴(070-7529-9342), 루밍(02-6408-6700), 마리컨츄리(02-514-6879), 메종드실비(02-518-2220), 무아쏘니에(02-515-9556), 미술소품(010-9339-6409), 블로마(070-4139-0230), 블뤼테(02-798-1995), 에이치픽스(070-4656-0175), 에이후스(02-3785-0860), 에크루(02-545-1233), 위아(02-3478-1979), 위키위키(070-4409-1870), 위티앤티(070-8818-9907), 이노메싸(02-3463-7752), 젠틀 몬스터(1600-2126), 짐블랑(070-7803-3798), 챕터원(02-517-8001), 키스마이하우스(02-6237-1033), 하우스라벨(070-4119-2566), 한사토이(02-790-1381)

#마담프루스트의비밀정원
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