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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대 프로젝트 밥 짓는 여자의 이동식 요리 작업대
마지막 작업대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엄마 마음으로 따뜻한 밥을 짓는 여자, 노영희 씨다. 늘어놓은 주방 도구를 말끔히 정리하고 식재료를 신선하게 옮겨주는 요리 보조 작업대를 선물 받기까지, 그의 사연 있는 작업대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기존의 아일랜드 작업대와 동일한 소재인 스테인리스 스틸로 상판을 마감한 작업대. 화이트 오크 소재의 손잡이를 포함한 가로 860mm, 세로 550mm, 높이 900mm로 제작했다.

1 시고모를 위해 작업대를 신청한 김선숙 씨.
2 마치 포장마차의 간이 테이블을 연상케 하는 미니 바로 재미를 더했다.
3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행어를 제작해 양념통을 걸 수 있도록 했다.
4 세 칸으로 나눈 수납공간은 보관함의 높이에 맞게 제작했으며, 맨 위 칸은 접시 보관대로 구성했다.

두 사람의 젊은 목수 손에서 탄생하는 ‘이야기 있는’ 작업대 프로젝트가 1여 년의 시간 끝에 마침표를 찍는다. 마지막 작업대의 주인공은 국내 대표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자 요리 전문가인 노영희 씨. 오늘도 따뜻한 밥을 지어내는 그를 위해 조금이나마 수고로움을 덜어줄 이동식 요리 보조 작업대를 제작했다. 사실 마지막 프로젝트인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번 작업대는 그 의미가 조금 특별하다. 시고모 노영희 씨를 위해 조카며느리 김선숙 씨가 애정을 담뿍 담아 신청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시고모와 조카며느리 사이라는 말에 관계를 대강 짐작했을 테지만, 그 짐작에 더해 김선숙 씨는 최근 삼성동으로 이전한 노영희 씨의 요리 스튜디오 시공을 담당한 인테리어 디자이너기도 하다. “인테리어 작업으로, 때로는 가족 식사 모임으로 이곳을 자주 드나들다 보니 자연스레 시고모님과의 대화가 늘었어요. 요리하실 때마다 항상 분주하신 시고모님의 일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 <행복>의 작업대 프로젝트를 떠올렸지요. 보조 작업대 하나 있으면 완성한 음식을 식탁에 서빙할때에도, 손질한 재료를 야외의 바비큐 그릴까지 운반할 때에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작업대 제작에 앞서 아이네클라이네와 만난 자리에서 노영희 씨는 작업대의 쓰임새와 필요한 기능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었다. 그는 현재 사용하는 개수대, 아일랜드 테이블 등과 높이를 맞추어 마치 익스텐션 테이블처럼 쓸 수 있으면서도 이동하기 편리해 요모조모 활용도가 높은 작업대를 원했다. 야무진 살림 솜씨가 묻어나듯 수납 시스템에도 집중했다. 덕분에 아이네클라이네는 노영희 씨의 주문대로 수납공간을 칸칸이 나누었다. 채소와 과일 등을 담는 낮은 플라스틱 용기와 생고기, 해물 등을 담는 깊은 스테인리스 용기로 종류를 나누어 서랍 깊이를 다르게 했으며, 자질구레한 양념통과 조리 도구 등은 탈착식으로 수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필요한 기능과 역할을 정확히 짚어주셨기 때문에 디자인 작업을 하는 데에도 한결 수월했어요. 특별히 이번 작업대에는 요청하신 수납공간 외에 별도로 접이식 미니 바를 만들어 아이네클라이네만의 위트를 더 했습니다. 먹고 즐길 때와 달리 음식을 만들 때에는 조금 외롭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디자인입니다. 바비큐를 할 때에도 미니 바를 이용하면 고기를 굽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네클라이네 이상록 실장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 걸까. 작업대를 선물 받은 노영희 씨는 200%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제가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작업대처럼 손에 익고, 스튜디오에도 잘 어울리네요. 얼어 붙은 날씨가 풀릴 때쯤이면 바비큐 파티를 열까 합니다. 선물 받은 작업대를 사용해 따뜻한 음식을 함께 나누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 그것이야말로 제게는 최고의 행복이지요.”

아이네클라이네의 이상록, 신하루 실장.

홍은동에 위치한 아이네클라이네 공방에서 작업과 상담을 한다.

이 멋진 작업대를 누가 만들었나
아이네클라이네를 만나다
맞춤 제작 가구의 진면목은 공간 크기에 맞게 가구 사이즈와 길이를 조절하는 것을 넘어, 사용하는 사람의 동선까지 고려해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드는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시간의 무게를 견뎌내는 가구’를 모토로, 생활과 공간에 녹아드는 나무 가구를 만드는 아이네클라이네의 이상록, 신하루 실장. 그들은 쓰다가 낡고 해어지면 버리는 가구가 아닌, 사용하는 내내 반질반질하게 문지르고 닦으면서 애착이 생기는 가구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이어령 씨의 단편 수필 ‘삶의 광택’에서 아들에게 포 마이카 책상 대신 나무 책상을 사주고 싶던 이유가 바로 이런 마음이리라. “가구를 가꾸는 게 재미있는 일이 되면 좋겠어요. 집에 나무 가구 하나 들였을 뿐인데, 때 되면 가족이 모여 함께 왁스 칠도 하고 그러면서 또 다른 가구를 구상하는 게 저희가 꿈꾸는 모습입니다.”
아이네클라이네가 다섯 번의 작업대 프로젝트를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다. “작업대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맞춤 제작 가구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맞춤 제작 가구라는 단어만으로는 어떤 부분을, 어디까지 맞춤 제작할 수 있는지가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요. 그래서 비슷비슷한 기능이 필요한 기본 생활 가구가 아닌, ‘작업대’를 선택한 것입니다. 작업대야말로 직업, 생활 습관에 맞는 기능을 당당히 디자인으로 품고 있는 가구가 아닐까요.” 또한 작업 내내 도전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사진가, 주얼리 디자이너, 캘리그래피 작가 등 개개인에게 필요한 한정된 기능들을 엮어 디자인에 녹여내는 과정에서 자신을 가늠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아이네클라이네.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그들이 만드는 나무 가구의 무한한 행보를 기대해본다.

약 1여 년간 작업대 프로젝트를 진행한 가구 스튜디오 ‘아이네클라이네’는 사용하는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맞춤형 나무 가구를 제작하는 곳입니다. <행복>에서 선보인 작업대를 포함해 다양한 스타일의 가구를 주문 제작할 수 있습니다.
문의 070-8632-8612



<행복>과 아이네클라이네가 함께한 작업대 5

1 첫 작품은 스타일리스트 서영희 씨의 바느질 작업대. 앉아서 하는 수작업과 서서 하는 옷 작업 두 가지로 나눠 사이즈에 반영했다.
2 캘리그래피 작가 강병인 씨를 위한 작업대는 모포를 깔면 글씨 쓰는 작업대로, 걷어내면 손님 접대용 테이블로 백팔십도 변신하는 매력을 지녔다.

3
크기가 작은 주얼리 작업의 특징을 살려 작업대 가장자리에 홈을 파고, 서랍장에도 깊이를 더했다. 주얼리 디자이너 박세라 씨를 위한 작업대.
4 두 가지 타입의 이동식 작업대는 사진가 박찬우 씨를 위한 제품. 야외 출장용 컴퓨터 작업대와 모니터를 올려두고 쓸 수 있는 실내 작업대로 구성했다.
5 상판을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제작한 노영희 씨의 요리 작업대는 세 칸의 그릇 수납대, 식자재 서랍, 행어로 알찬 수납공간을 구성했다.


제작 문의 아이네클라이네(070-8632-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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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손지연 기자 | 사진 김규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