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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59.5㎡ 빌라 개조한 신혼집 작게 시작한다는 것의 의미
신혼부부는 대부분 작은 집에서 살림을 시작한다. 그런데 작게 시작한다고 해서 ‘좁게’ 살 필요는 없다. 작지만 얼마든지 쾌적하며, 효율적인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 그리고 콘셉트만 분명히 정한다면 59.5㎡(18평) 빌라에서도 내 마음에 쏙 드는 생활을 할 수 있다.

현관에서 바라본 거실 겸 다이닝룸. 파이프를 활용해 만든 식탁 너머 베란다에는 반려견 심바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요즘 신혼집 인테리어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카페 같은 거실’이다. 상업 공간의 감각적 인테리어를 닮고 싶은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취미 활동과 여가 시간의 비중이 높은 젊은 부부의 생활 패턴을 반영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꾸준히 작아지는 집의 크기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요즘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데다 감각적 디자인을 뽐내는 ‘카페 같은 공간’을 거실에 들이는 경우가 많다.

6년 차 캠퍼스 커플에서 4개월 차 신혼부부가 된 정영환ㆍ조경진 부부의 거실도 그러하다. 집에서도 매일 데이트를 즐기듯 스타일리시한 거실 인테리어를 연출한 그들의 신혼집은 59.5㎡(18평). “솔직히 처음 이 집을 보자마자 여기서 어떻게 살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워낙 실평수가 좁은 데다 방이 세 개나 있었거든요.” 인테리어에는 문외한인 아내가 보기에도 집이 좁아 보이는 구조 였다. 아내는 평수가 작은 것은 상관없지만 활용도가 떨어지는 구조와 낡은 마감만큼은 손보고 싶었다.

침대 발치에 책상을 놓아 간이 서재로 활용한다. 뒤쪽으로 보이는 칠판 슬라이딩 도어는 드레스룸으로 통한다.
시공과 디자인을 맡은 로이디자인 최현경 디자이너는 구조도 문제지만 키가 180cm가 넘는 장신 부부를 위해서라도 천장을 높이는 작업이 시급했다고 했다. 천장은 최대한으로 끌어 올려 10cm 정도 높이고 방 세 개로 나뉜 구조는 모두 초기화했다. 이 집의 구조 변경을 설명하는 데 ‘초기화’라는 단어를 쓴 것은 가스 배관, 수도 배관, 보일러, 가벽, 창틀 등골자를 제외한 모든 것을 부부의 입맛에 맞게 효율적으로 재배치했기 때문이다. 초기화의 첫 단계는 신혼부부를 위한 쾌적한 침실을 마련하는 것.

작은 방 두 개를 연결해 큰 침실 하나로 만들고, 대신 내부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일부를 드레스룸으로 사용한다. 또 드레스룸과 침실을 연결하는 슬라이딩 도어에 자석 칠판을 설치해 편의를 더했다. “거실이 서재 역할을 겸하지만, 침대 발치에도 바퀴가 달린 책상을 두고 간이 서재로 활용해요. 그러다 보니 책상에 앉아 일할 때면 자석 칠판이 유용할 때가 많지요. 결혼사진을 붙여놓을 수도 있고 그날그날 잊지 말아야 할 메모, 장 본 영수증 등을 보기 쉽게 정리할 수 있어 편리하답니다.”

1 본래 거실과 작은 방으로 나뉜 공간을 주방으로 탈바꿈했다. 천장은 집 전체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도록 일부러 배관, 전선 등을 노출해 거친 느낌을 연출했다. 
2 거실 겸 다이닝룸에서 바라본 침실 모습. 침대 발치에 놓은 책상에 앉으면 바로 베란다와 창문이 보여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매일 아침 거실에서 데이트하는 부부
부부와 디자이너가 가장 고심하고 신경 쓴 공간은 뭐니 뭐니 해도 거실이다. 책과 음악 취향이 같은 부부는 평소 데이트를 즐기던 카페처럼 아늑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거실을 원했다. 주방과 작은 방이던 거실은 천고를 올리면서 깔끔하게 마감하지 않고 배관이나 전기선 등이 보이도록 했다. 상업 공간 특유의 자연스럽고 빈티지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한편 벽 전체를 컬러 페인트로 도장했는데, 덕분에 대 부분을 블랙&화이트 컬러로 통일한 이 집에서 가장 시선이 가는 공간이 되었다.

“카페 같은 공간이 콘셉트이다 보니 무엇보다 거실의 색이 중요했어요. 포인트가 되면서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 색을 원했고, 그래서 벽지 대신 미세한 컬러 톤으로 선택의 폭이 넓은 페인트 도장을 선택했지요.” 디자이너 최현경은 거실 벽에 회색빛이 감도는 연한 겨자색을 칠했다. 요즘 가장 인기 소재인 파이프로 만든 가구 또한 거실의 매력을 한층 높이는 요소. 다소 거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주거 공간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소재지만, 상업 공간의 감각적 분위기를 살리는 데에 그만이었다. 부부가 젊고,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기에 과감히 시공할 수 있었다고. 나무 상판에 파이프 다리를 더해 만든 테이블은 일부러 다리 부분의 계량기를 살려 독특한 느낌이 든다.

또한 거실 벽을 등받이 삼아 쓰는 벤치형 의자를 제작했는데, 맞은편 부엌에서 요리하는 아내를 볼 수 있어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이렇게 식사, 여가 시간, 대화, 손님맞이 등 일상생활의 대부분이 이 테이블 위에서 이루어진다. 이 집에서 파이프 테이블은 소파, 식탁 그리고 책상의 역할을 아우르는 셈이다. 거실과 붙어 있는 베란다는 확장한 뒤 검은색과 흰색 타일을 번갈아 붙여 세련 되게 마무리했다.

“처음 이곳을 찾은 날 비가 왔어요. 좁은 구조 때문에 가려져 있었지만, 거실에서 바라보는 베란다 풍경이 아주 예뻤지요. 맞은편에 전원 주택이 있고 그 앞으로 큰 나무들이 무성하게 보이는데, 그 풍경이 마치 그림처럼 아주 운치 있더라고요.”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얻어 베란다에는 접이식 문을 설치하고 창을 최대한 크게 내 테라스처럼 꾸몄다. 이 덕에 거실은 한층 카페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무엇보다도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행복하다는 정영환ㆍ조경진 부부는 59.5㎡(18평) 크기가 단란한 신혼 생활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말한다. 앞으로 이 집에서 아이를 낳고 아이가 자라는 모습도 꿈꾼다는 부부의 이 야기를 들으며 작은 집이라도 사는 이가 지혜롭다면 좁지 않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마음에 쏙 드는 작은 집 만들기
1 일반 소파 대신 수납 기능이 있는 의자를 활용할 것. 요즘 신혼집의 트렌드이기도 한 수납 의자는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살림살이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작은 집 수납 문제의 해결사다. 
2 현관 바닥에 패턴 타일을 시공해 스타일을 살렸다. 아래 칸에 수납공간이 있는 신발장은 유독 신발이 많은 부부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준다.
3 부엌 쪽 베란다에 세탁기와 잡동사니를 놓고, 거실 쪽은 비워두었는데, 이곳에 얼마 전 새 식구로 맞이한 반려견 심바의 자리를 마련했다.


4 거실 바닥과 높이가 한 뼘 이상 차이 나는 욕실 바닥에는 마치 거실의 마룻바닥처럼 보이는 나무 질감 타일을 시공해 통일감을 주었다.
5 좁은 드레스룸에는 붙박이장을 짜 넣은 후 표면에 거울을 붙였더니 공간이 한결 넓어 보인다.


디자인과 시공 로이디자인(02-425-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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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손지연 기자 | 사진 이우경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