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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 만에 지은 스마트 에코 하우스
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전망이 매력적인 이 집은 조립형 모듈 두 개를 결합한 서머 하우스다. 게다가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구 반대편에서도 집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최신 기술과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건축은 이런 집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강한 햇볕으로부터 실내를 보호하고 서머 하우스에 걸맞은 시원한 느낌의 외관을 돋보이게 하는 볼드한 메탈 구조물. 두 개의 모듈 사이에 생겨난 테라스 공간에서는 바비큐 파티를 열 수 있고, 수심이 낮은 수영장은 온 가족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스페인 발렌시아 자치지방의 카스테욘 주 에스파다 산(Serra d’ Espada)에 자리 잡은 ‘안식처’라는 뜻의 ‘엘 레푸히El Refugi’. 주인 부부는 여름을 보낼 작은 안식처를 원했고, 자연 속에서 가족ㆍ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바르셀로나의 건축 사무소 노엠(NOEM by Think Co2)에 집 건축을 의뢰했다. 노엠은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하면서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제공하고자 하는 에코스마트 하우스 건축 스페셜리스트들이 모인 곳. 부부가 최소한의 에너지만 소비하는 친환경적 집을 원했기에 노엠은 나무 모듈 두 개를 결합해 현대적 조립식 모듈 하우스를 완성했다.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최소의 에너지로 최대의 효용을 기대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홈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 설계와 디자인을 맡은 건축가 아이토르 이투랄데Aitor Itturalde에게 자연 속에 위치한 자연을 닮은 집, 엘 레푸히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노엠이 추구하는 친환경 건축의 특징은 무엇인가?
우리는 지속적으로 ‘배출’하지 않는 건축을 지향해왔다. 건축에 쓰는 자재 역시 지역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구해 불필요한 소비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한다. 모든 스태프가 ‘지속성이야말로 오늘날 건축에서 필수 요소’라는 데 동의한다.

다이닝룸, 리빙룸 등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공간.
엘 레푸히를 건축하면서 우선으로 고려한 사항은 무엇인가?
내부와 외부를 잇는 큰 슬라이딩 도어를 이용해 내부 공간을 확장하는 것이었다. 이 문을 활짝 열면 거실과 거실 바깥쪽의 테라스가 연결되면서 특별한 공간으로 바뀐다. 한편 모듈을 수송하는 운송 수단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두 개의 모듈에 허락된 최대 사이즈가 각각 4.5×9m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내부 설계를 모듈 사이즈에 맞춰 디자인했다.

이 집에 사용한 나무 모듈은 건축주가 의뢰하기 전에 개발한 것인가?
그렇다. 첫 시제품은 2010년 국제 태양열 에너지 홈 대회인 ‘솔라 데카슬론Solar Decathlon’에서 선보였다. 건축주가 가장 원한 점은 무엇인가? 이 집은 건축주의 가족이 서머하우스로 사용하기 위해 에스파다 산에 소유하고 있던 96m2의 대지에 건축했다. 내부에 자연광이 많이 들고,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을 갖춘 집을 원했다. 또 빠른 시간 안에 시공을 마무리해야 했는데, 실제로 디자인에 4주, 모듈과 내부 자재 제조에 5주, 모듈 조립에 1주, 총 10주 만에 이 집을 완성했다.

설계와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은 무엇인가?
‘프리패브리케이션prefabrication’, 즉 미리 조립하는 형태의 건축은 실수와 시간 낭비를 막고 세부 디테일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나무나 절연 처리한 섬유판 같은 자연 친화적 자재를 사용해 지속성을 높였고, 에너지를 끌어 쓰는 ‘액티브 하우스active house’에 대응되는 개념인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에 걸맞게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건축 방식과 에너지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홈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널찍한 테라스 뒤쪽으로 보이는 집의 외벽은 나무와 합판으로 마무리했다. 섬유 재질의 블라인드를 설치해 한낮의 태양으로부터 실내를 보호한다.
건축과 조립 과정에서 쓴 자재와 재료에 대해 설명해달라.
두 개의 모듈은 각각 9×4.5m, 9×3m 사이즈다. 첫 번째 모듈은 거실과 부엌, 두 번째 모듈은 2인용 침실과 욕실, 서재로 구성했다. 두 개의 모듈 모두 81mm 래미네이트 우드의 견고한 패널로 제작했으며, 16cm짜리 우드 섬유 패널이 모듈 전체를 열로부터 보호한다. 낙엽송 조각으로 건물 정면의 외벽을 장식했고, 내부는 쪽매 세공을 한 마루, 흰 벽이 어울리도록 디자인했다.

지역의 기후적ㆍ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겨울에도 실내에 햇빛이 잘 들도록 남쪽 정면으로 큰 창을 냈다. 모든 창은 통풍과 환기를 고려해 남쪽과 북쪽으로 내고, 로이 유리low-e glass를 사용했다. 또 뜨거운 햇빛을 반사할 수 있도록 외관 골격에는 메탈 소재를 사용했다.

1 정문에서 집 안으로 이어지는 돌담길.
2 2인용 침실에서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테라스가 나온다. 

집 전체에 연동된 스마트 홈 시스템이 궁금하다.
‘홈 자동화 스위치 보드’를 통해 집 안에 센서와 원동기를 설치해 집 안의 온도, 습도, 에너지 소비량, 일조량, 이산화탄소 집적도 등을 실시간 분석 가능한 스마트 홈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인은 ‘마이폭스Myfox’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홈 시스템을 실시간 조종, 제어할 수 있다. 만약 집 안의 공기 청정 레벨이 낮게 감지되면 기계 환기 시스템이 실내에 신선한 공기를 유입시키도록 자동 작동된다. 추운 겨울날에는 주인의 스마트폰에 장착된 GPS를 통해 집에 도착하기 20분 전 자동으로 히터 시스템이 작동된다. 정원에 연결된 센서 역시 토양의 습도와 관개 상태를 자동으로 파악해 필요할 때만 작동된다. 또한 스마트폰을 통해 태양열 에너지로 데워진 온수의 남은 양도 파악할 수 있다. 조명 시스템 역시 집주인의 스케줄에 맞춰 기상 시간이나 귀가 시에 자동으로 꺼지거나 켜지도록 GPS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컨테이너 하우스처럼 이 집을 해체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도 있나?
물론이다. 두 개의 모듈을 각각 분리해 트럭에 싣기만 하면 된다. 모듈은 모두 나사를 이용해 조립했으므로 누구든 쉽게 분리, 조합할 수 있다.

부엌과 욕실에서 온수를 사용하고 싶으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홈 스마트 시스템에 미리 시간을 예약할 수 있다. 
조립형 주거 형태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장점은 전체 건축 과정이 놀랄 만큼 빠르고, 구조와 조립 과정이 단순하기 때문에 집의 기술적 면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단점은 미리 조립한 모듈을 운송 수단에 싣고 옮겨야 하기 때문에 너비가 최소 4~5m 이상 되는 트럭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이 집에 살고 있는 가족의 만족도는 어떤가?
건축주가 서머 하우스로 이용하기에 별다른 단점은 없고,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 소비 면에서 확실한 절약이 가능하고 그로 인한 경제적 이득이 크다는 것. 홈 스마트 시스템 덕분에 아주 편리하고 간단하게 서머 하우스를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스마트 에코 하우스를 디자인할 때 가장 우선으로 착수하는 일은 무엇인가?
스마트 에코 하우스뿐 아니라 모든 집을 설계할 때 공통된 부분인데, 우선 그 집에 살 사람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새 집을 통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고 싶은지 충분히 파악한 후 마침내 구조적 디자인에 들어간다.

큰 창이 매력적인 또 하나의 침실. 2인용 침실이나 게스트룸 혹은 필요에 따라 서재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다른 프로젝트가 있다면?
바르셀로나 교외의 컨트리 하우스를 재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존 것을 유지하면서 스마트 홈에 적용한 조립 과정을 시행하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자 도전이다. 시내의 오래된 건물들을 에코 스마트 시스템을 갖춘 건물로 재생하는 작업도 해보고 싶다.

일교차가 큰 북반구에 있는 한국에서도 엘 레푸히 같은 모듈 하우스를 적용할 수 있을까?
최초 비용은 얼마나 드나? 사계절이 있는 한국이라면 패시브 하우스 형태의 모듈 하우스를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조립한 모듈을 운반할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문제없다. 스페인에서는 1m2 당 1천2백~3천 유로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한국에서는 최초 비용이 물가 때문에 조금 다를 수 있겠다. 노엠의 지속 가능한 건축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언젠가 한국의 건축가들과 협업해도 의미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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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유주희 기자 | 사진 마리트세 아르할라게르Maritxell Arjalaguer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