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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슈슈 스튜디오 숲속에서 본능적으로!
누구나 자연과 동화된 물아일체의 삶을 꿈꾸지만 실현하기란 쉽지 않다.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산 중턱에 자리한 슈슈少少 스튜디오는 나무가 지붕을 뚫고 자라며, 동물이 지나가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안팎의 경계가 무너진 공간이다.

타이베이의 한 숲속 공터에 의문의 검은색 비닐 터널이 자리하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 농가의 비닐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270㎡ (약 81평) 크기의 이곳은 원시적 감각에 집중한 갤러리 겸 작업실 ‘슈슈少少 스튜디오’다. 도시와 숲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탐한 이곳은 타이베이의 로컬 건축 집단 디보오에 제인 아키텍츠가 디자인과 시공, 큐레이팅과 운영을 맡고 있다.

숲속의 원시적 느낌을 살리고자 내부도 나무와 금속, 식물로 꾸몄다. 나무 테이블과 책장을 두고 작업실로 사용하는 공간. 아래 금속과 나무로 전체 프레임을 만든 뒤 검은 그물을 외피처럼 덮었다. 스튜디오 안쪽에서 밖으로 뻗어나가는 나뭇가지는 쳐내지 않고 그대로 살렸으며, 나무 뒤쪽에 금속 창살로 만든 계단을 설치했다. 이 부분은 터널 중 높이가 가장 높은 부분으로 8m인데, 이 점을 고려해 계단 위로 메자닌 층을 설계했다.

도시와 숲의 경계에 서다
디렉터 디보오에 제인(曾志偉)은 “문명과 자연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능할까? 그렇다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3년에 걸쳐 슈슈 스튜디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인간은 문명으로부터 분리되어 빈털터리가 되면 주거 공간과 함께 암묵적으로 지키고 있는 사회적 약속에서 자신을 해방시키고 싶은 동물성을 만들어냅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본능적 감정이지요. 슈슈 스튜디오는 도시와 숲의 경계에서 느낄 수 있는 환경적 변화를 탐험할 수 있도록 지었습니다.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바꾸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힐링을 경험할 것입니다.” 디보오에 제인 아키텍츠의 디자이너 판유린Fanyu Lin은 슈슈 스튜디오의 프로젝트 테마가 오감을 통해 원초적 감각을 찾아 나서는 여행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은 자연에서 분리된 존재’라는 가설을 토대로 디자인 콘셉트를 잡고, 오감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잊어버린 감각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 보니 긴 터널 형태의 이 건축물은 프로젝트의 일부다.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경험, 매일 자라는 안팎의 동식물 등도 모두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곳의 이름인 슈슈는 표준 중국어가 아닌, 광둥어다. 대만 사람들에게 광둥어는 낯선 언어지만, 언어의 생김새는 매우 흡사하다. 건축가는 서로 다른 지역과 문화 사이에서 언어가 얼마나 미묘한 연결 고리가 되는지를 역설하고자 일부러 광둥어를 사용해 이름을 지었다.


1 그물로 감싼 외피 안쪽에 나무와 유리를 접목해 작은 오두막을 만들었다. 안쪽은 갤러리 겸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테라스에서는 명상이나 요가를 하기도 한다. 2, 3 나무 테이블을 배치한 작업실에서도 숲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외부 풍경과 맞닿는 부분에는 통유리창을 설계했다. 4 긴 관을 연상케 하는 슈슈 스튜디오의 외관. 검은 그물로 뒤덮인 외피를 뚫고 나온 나뭇가지들이 인상적이다. 

빛과 공기를 투과하는 그물 소재
그물 집, 비닐하우스는 대만의 농업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시설이다. 건축가는 그물 터널을 외피 삼아 안쪽에 나무와 유리를 접목해 긴 관 모양의 오두막을 만들었다. 가장 널찍하고 평평한 부분이 리셉션 공간이면서 아티스트의 쇼룸이다. 화장실은 실내에서 기후가 가장 안정적인 위치에 배치했다. 쇼룸에는 큰 나무 테이블을 놓고 양치식물을 화분에 심어 가운데 올려두었다. 한편 터널 중 높이가 가장 높은 부분은 8m. 건축가는 금속 창살로 만든 계단을 따라 오르게 한 뒤 이 부분에 메자닌 층을 설계했는데, 지붕을 통해 비닐 터널을 뚫고 나가는 나무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테라스에서는 명상과 요가를 하기도 한다.

사실 외피에 사용한 그물 소재는 인간의 편리한 삶을 위해 발명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숲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해치지 않고 그들과 공존하기에는 적합한 재료다. 이 재료를 통해 실내에서도 식물이 발산하는 자연스러운 향기와 감촉, 시각적 자극을 느낄 수 있는 데다 동물이 지나갈 때 발생하는 일시적인 소리들이 오감을 자극한다. 공기와 빛을 투과해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직사광선을 가려주어 그늘을 만들고, 때에 따라 자연재해 같은 불편한 요소를 막아주며 프라이버시까지 보장할 수 있으니 숲과 공존해 살기 위해서는 탁월한 선택이다. 디자이너 판유린은 숲속 중턱에 위치한 슈슈 스튜디오가 다소 역설적이라며 원초적 감각을 일깨우는 데 효과적인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당신은 자연 속에서 완전한 고립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자연에 노출시켜야 한다는 점도 명심하세요.”

현재 이곳에서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자연 속에서의 편안한 휴식은 무엇인가?’라는 테마로 <잠자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는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음악가와 함께 공연을 즐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마리메꼬의 패턴 디자인으로 유명한 핀란드 디자이너 쿠스타 삭시Kustaa Saksi의 태피스트리를 전시했다. 전시와 특별 행사 기간에만 일반에 공개하며, 스튜디오의 작업을 위해 방문객은 미리 예약해야 한다.


디자인과 시공 디보오에 제인 아키텍츠Divooe Zein Architects(www.divooe.com.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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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손지연 기자 | 사진 제트소 유Jetso Yu, 루루 린Lulu Lin, 타라 칸Tara Kan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