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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궁금해요] 화가 반미령씨 내 생애 가장 찬란한 순간


화가 반미령 씨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유화를 전공했다. 가나아트갤러리를 비롯해 인사아트센터, 소울아트스페이스 등에서 1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 기념 국제 공모전에서 ‘Small Pictures Great Harmony’로 대상을 받았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빛이 아련하게 내리쬐는 2층 흰색 건물에 들어서자, 클래식 음악이 자작하게 흘렀다. 창문의 문양을 따라 굴절한 빛이 작품 속 꽃을 기막히게 비추고 있다. 종종 개가 외롭게 짖었고, 창밖의 나무들이 고요하게 흔들거렸다. 평정을 유지하는 정원의 호수처럼, 봄날의 오후 3시를 닮은 이 공간은 화가 반미령 씨의 아틀리에다.
“빛이 무척 중요해요. 인공조명 아래에서는 그 색깔이 왜곡되지요. 제 그림 대부분이 정오가 막 지나 빛이 가장 아름답게 대상에 집중하는 시간을 배경으로 합니다. 사물이 에너지를 받아 가장 아름답게 발현하는 그 찰나요.”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은 시공간을 캡처한 정지 화면 같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하늘과 경계가 사라진 수평선, 실내・외 구분이 모호한 아치형 공간과 면 분할 그리고 그 가운데 달항아리를 닮은 화병 안에서 만개한 꽃. 꿈속에 나오는 환영처럼 아련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색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 같다. 그는 그 세계를 영원히 소유하고 싶다.

“이 꽃은 살아 있는 생명 자체이자 가장 화려하고 행복한 순간이에요. 그리고 그 꽃은 제 자신이지요. 누구나 꽃이던 시절을 마음에 품고 살잖아요. 나는 꽃이고 싶고,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게 피는 꽃이기를 바라요. 작업 초기부터 꽃을 그려왔어요. 생애 가장 활짝 피었던 찰나를, 그 순수한 생명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요.” 작품을 먼저 보고 작가가 한 떨기 백합꽃 같은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만나보니 더욱 그렇다. 시원한 눈매와 깊은 갈색 눈빛이 인상적인 그는 장성한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어머니다. 두 자녀의 어머니면서 꽃 같은 시절을 그리워하는 소녀 감성을 지닌 그는 아마릴리스, 클레마티스, 수선화, 매화 등 주로 봄꽃을 그린다. “모든 생명은 봄에 가장 바쁘지요.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동안 숨죽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아요. 대지 아래서 아주 분주하지요. 밑에서부터 뜨거운 생명이 꿈틀대다가 추위가 조금이라도 누그러지면 바로 땅을 뚫고 올라옵니다. 오히려 뜨거운 여름에는 꽃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힘을 잃어요. 봄에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다운 향기가 나요.”

4월호 표지 작품 ‘꿈꾸는 아마릴리스’는 그의 작품 중 가장 꽃에 집중한 작품이다. 100호 이상의 대작을 작업해온 그의 전작과는 접근 방식부터 다르다. 전작이 공간과 경계 사이에서 꽃과의 관계를 말한다면, 이 작품은 오로지 ‘꽃’이라는 오브제를 위한 그림이다. 아기 얼굴만큼 큼지막한 아마릴리스는 백합과의 꽃으로 ‘눈부신 아름다움’이란 꽃말이 있듯이 여왕처럼 우아한 기품이 넘친다.


한없이 투명한 저 너머의 세계
그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하늘과 바다, 그 수평선 너머를 들여다보시라. 아무리 쳐다봐도 알 수가 없어 시공간을 초월한 무無의 세계가 떠오른다. 공간감이 모호한 환상의 세계를 완성할 수 있는 이유는 그의 남다른 작업 과정 때문이다. 그는 이를 위해 아크릴 물감을 롤러로 한 겹 한 겹 아주 얇게 쌓는 작업을 한다. 시간이 쌓이면서 건조된 표면에 색을 반복해서 입힌다. 마치 아주 얇은 실크 옷을 여러 장 겹쳐 입는 것처럼. 일종의 물감층을 만드는 것인데, 보통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롤러로 스무 번씩 배경 작업을 한다. 오랜 시간 반복하는 정밀한 과정이기에 붓자국이 전혀 남지 않는다.

그 결과 깊고 깊은 공간의 결이 완성된다. 그런 동일한 작업을 거쳐 완성한 작품이 ‘꿈꾸는 창’ 연작과 벽면 분할을 통해 공간과 이상향에 대한 사유를 담은 ‘신세계를 꿈꾸며’ 연작이다. 그의 모든 작업은 그렇게 꿈과 이상향과 연결되어 있다. 그가 그린 꽃을 다시 바라보니 조금은 알 것 같다. 그가 그토록 지니고 싶은 무한한 아름다움을, 저 너머 어딘가에 있을 신세계를 향한 그리움을.



 

<행복>과 프린트 베이커리와 함께하는 캠페인
내 생애 첫 번째 컬렉션
● 반미령 작가의 꿈꾸는 아마릴리스

10년 넘게 미술 작품으로 표지를 꾸며온 <행복이가득한집>은 국내 대표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의 브랜드 ‘프린트 베이커리’ 와 함께 ‘내 생애 첫 번째 컬렉션’ 캠페인을 2013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4월호 표지 작품인 ‘꿈꾸는 아마릴리스’ 는 1백 75개 에디션(3호)만 제작해 판매하며, 뒷면에 작가의 친필 서명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장 가치를 더합니다. 작품은 피그먼트 프린트를 압축한 프레임 형식이며, 3호는 책상이나 식탁 위 등 일상 공간에서 가장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이즈 입니다.

제품 규격 및 가격 27.3x19cm, 압축 아크릴 프린트, 2012, 9만 원
알아둘 사항 충전재를 넣은 종이 상자로 포장해 택배 배송(배송비 포함)
구입 방법 080-007-1200 전화 주문 (매주 월~금, 오전 9시~오후 6시)

구입하신 분들 중 한 분을 추첨해 반미령 작가가 증정한  ‘꿈꾸는 아마릴리스(25.8x18cm, 캔버스에 아크릴, 2012) 원화 한 점을 선물로 드립니다.


 

 

글 신진주 기자 | 사진 임민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