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를 초대할까? 베이비 샤워 파티는 출산을 축하해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녀를 둔 사람이 경험담을 들려주며 조언을 해주고 정보를 주는 것이 목적이므로 기혼자, 특히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 빠져서는 안 될 일이다. 연년생 딸을 둔 이경아 차장, 세 살 난 딸이 있는 이시정 대리, 임신 9주째로 접어든 백재민 씨 등 공교롭게도 회사 동료들 대부분이 기혼자이다. 파티가 시작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임신했을 때 있었던 에피소드,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달고 쓴 이야기 등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아기 용품 숍에서 권하는 갖가지 출산 용품을 모두 살 필요는 없다, 꾸준히 배에 로션을 발라주어야 나중에 피부가 상하지 않는다, 아기가 이유 없이 울 때는 기저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칭얼댄다고 우유병을 물린 채 잠을 재우면 유치가 쉽게 썩는다…. 예비 엄마는 이렇게 파티에서 주고받은 얘기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선물은 무엇으로 할까? 파티에는 작은 선물을 가지고 가는 것이 예의다. 미국에서는 자신의 아기가 사용하던 물건을 가지고 가기도 하고, 임산부가 만든 선물 리스트를 보고 필요한 것을 구입해 가기도 한다. 드러내놓고 요구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경한 일이지만, 미국인들은 파티 초대장과 필요한 아기 용품을 적은 리스트를 함께 보낸다(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서 리스트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우유병과 같은 작은 것에서부터 필요한 모든 용품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임산부와의 친분 정도에 따라 자신에게 적당한 것을 체크해서 보내주면 된다. 리스트에는 브랜드와 색상은 물론 가격까지 자세히 적혀 있다. 여자 아이는 핑크, 남자 아이는 블루라는 기준에 따라 임의로 구입해서 선물하는 것보다 훨씬 실용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딸을 가진 엄마라고 해서 핑크색만 갖고 싶어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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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어떻게 꾸밀까? 태어날 아기와 임산부를 위한 파티이므로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꾸민다. 블루, 핑크, 화이트, 옐로 등 아기방이 연상되듯 포근하게 꾸미는 것이 포인트. 호텔 리츠칼튼 서울의 플라워숍 윤미숙 실장은 진주로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꽃 장식을 만들고 축제 분위기를 내기 위해 하얀 풍선으로 천장을 가득 메웠다. 집에서 준비하는 경우 파티 용품 숍에서 구입하거나 대행업체에 의뢰하면 된다. 요리를 맡은 총주방장 레모 베르두 씨는 푸딩, 베이컨스틱말이, 샐러드 등 이야기를 나누면서 먹기 좋은 음식 위주로 뷔페식 테이블을 차렸다.
베이비 샤워 파티는 ‘파티 없는 삶이란 있을 수 없다’고 여기는 듯 일상적으로 크고 작은 모임을 즐기는 미국인들의 성향과 그들의 실용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원래 베이비 샤워 파티는 2세 탄생을 축하하는 것을 겸해 신혼부부에게 경제적인 부담감을 덜어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출산 준비를 하다 보면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출산 축하 선물로 무엇을 사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반면 받는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있거나 필요 없는 것을 선물로 받게 되어 교환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교환이나 환불이 여의치 않아 굳이 사지 않아도 될 물건을 추가 부담까지 하면서 사게 된다면 받은 선물이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베이비 샤워 파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일이다. 출산을 앞두고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기분 좋고 유쾌한 파티도 열어주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선물을 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주위에 출산을 한 달쯤 앞둔 친구가 있다면 몰래 깜짝 베이비 샤워 파티를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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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통 관심사가 있어서인지 파티 분위기는 무척 화기애애했다.
2. 아이를 셋 낳을 계획인 박민영 씨는 침대, 카시트, 유모차 등은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견고한 제품으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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