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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이의철
지구 건강까지 생각하는 쌀 박사
일흔을 바라보는 이의철 씨의 별명은 다름 아닌 쌀 박사다. 할아버지 대부터 진안에 터를 잡고 벼농사를 짓는데, 친환경 벼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부터다. 집에서 키우던 소가 병치레를 자주 해 원인을 찾으니 바로 농약을 뿌린 땅에서 거둔 볏집이 문제였던 것. 3년을 그대로 두어도 벌레 한 마리 생기지 않는 볏집을 보고 농약의 위험성을 절감한 이의철 씨는 무농약 재배를 원칙으로 삼았다. 미생물제를 투여하고 유기비료를 사용하는 등 서서히 시행착오를 줄여나갔으며, 2007년에는 유기농 인증도 받았다. 진안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병충해가 적고, 섬진강 최상류라 물도 깨끗해 친환경 농사를 짓기에 여건이 좋은 지역. 그래서 주위 사람들을 설득해 함께 친환경 농법을 보급해 지동쌀작목반을 만들었다. 그의 작목반은 모내기를 6월에야 한다. 일반적으로 4~5월에 모를 심는 것에 비하면 꽤 늦은 시기다.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한창 벌레가 부화하는 시기에 모를 심으니 해충을 죽인다고 농약을 뿌리는데, 그럼 그 벌레를 먹고 사는 새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어요. 한 달쯤 기다렸다 모를 심으면 농약 없이도 건강하게 벼를 키울 수 있으니 자연의 순리에 제가 맞춰나가는 것이지요.” 나머지는 계피, 고삼 등 한약재로 만든 천연 살충제를 사용하고, 잡초는 우렁이가 먹으니 그저 자연과 더불어 농사를 짓는다는 그의 쌀은 진안군 내 모든 학교에 급식용으로, 성장 발육 촉진 물질과 두뇌 활성 물질을 함유한 기능성 쌀인 영안벼는 분유와 이유식을 만드는 회사에 납품한다. 지동쌀작목반 50명이 한 해 생산하는 3백20톤의 쌀을 보관할 저온 저장고도 올해 10월 안에 완공할 예정이라는 그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건강한 농법을 더 많은 이에게 알리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