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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김기주·김현희 부부
황토와 바다가 키우는 생명의 고구마
농장 이름 ‘해야’는 ‘바다(海)와 들(野)’이라는 의미다. 살아있는 생명을 잉태하고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갯벌과 황토의 고장 무안과 딱 들어맞는 이름이다. “어릴 때는 이 땅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고 말하는 김기주 대표가 고향인 무안에 내려와 농사를 짓기로 결심한 것은 1997년. 당시만 해도 유기농을 모르던 때였는데, 그는 정농회라는 단체를 알게 되면서 ‘나도 우리 땅을 살리는 길을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농약을 쓰지 않았다. 완전한 유기재배는 2~3년 후에 시작했는데, 지금도 식물이 스스로 나쁜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80% 이상을 아이쿱iCOOP 생협에 납품하는 해야농장의 고구마는 특이하게 바닷물을 먹고 자란다. 최초의 생명이 태어난 바다는 미네랄과 미생물이 풍부한 종합영양제라고 생각한 그가 시도한 것이 해수농법이다. 이렇게 고구마를 기르면 무엇보다 잎이 두꺼워져 광합성 활동을 더 많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이 더 건강해지고, 당연히 당도도 오르고 벌레도 잘 생기지 않는다. 연작의 폐해를 막고 지력을 보강하기 위해 녹비작물을 심고 새로운 흙을 섞어주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그는 붉은 땅에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쑥쑥 자라나는 고구마를 보면서 감동받을 때가 많다. 그럴 때면 힘들어도 농사짓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생명’을 다루는 농사야말로 감동과 감사의 마음 없이는 제대로 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