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07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시민 중 56.3%가 “농어촌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중 28.1%는 “10년 내 이주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훗날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으신가요? 어떤 전원생활을 꿈꾸시나요? 조선 후기의 실학자 청담 淸潭 이중환 李重煥은 <택리지 擇里志>에서 “집으로부터 한나절을 걸을 수 있는 거리에 / 산수 경치가 아름다운 터를 사두어 / 매양 생각날 때마다 그곳에 가서 시름을 잊고 / 혹은 유숙 留宿한 다음 돌아올 수 있다면 / 그것은 자손 대대로 이어나갈 방법이다”라고 썼습니다. 얼마 전 트위터를 통해 <행복> 독자들에게 “당신이 꿈꾸는 전원생활은?”이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1백40자로 올라온 답변 중 몇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새소리에 일어나 이슬 머금은 땅 밟고, 밭을 일구고, 땀 흘린 대로 거두고, 파리 쫓는 누렁이와 가을 되면 밤 줍고 겨울 되면 눈 장난. 식탁은 계절이 주는 채소에 가끔은 고기로 럭셔리 식단. 친구들 모여서 여름밤 가을밤 바비큐 파티. 오십 되면 이렇게 살고 싶다. (@namjean)”
“전원생활이라기보다 귀농ㆍ귀촌에 가까운 생활을 꿈꾼다고나 할까? 번민이 없는 노동과 휴식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사색이 있는 생활이었으면 한다. 구체적으로는 산과 바다가 있는 제주에서 크지 않은 밭농사 지으면서 경작일기를 쓰는 것. (@CWOOsr)”
“어려서 얼마간 머문 시골에서의 생활은 풀과 나무와 대화하고, 손수 밭을 갈고 집을 지으며 갓 따온 푸성귀만으로도 풍성한 밥상의 참맛을 알 수 있게 하는 시간이었다. 돌아간다면 자연의 경이로움이 일상이 되고, 나
또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자족하는 생활로의 회귀가 아닐까. (@Flaneur_B)”
“전원생활에 대한 나의 로망은 여유와 휴식보다는 노동과 결실이 있는 귀농에 가깝다. 그을린 목덜미에 흥건한 땀을 냇물에 아무렇게나 씻고 밭두렁에 털썩 주저앉아 자연의 시간을 올곧이 담아낸 푸성귀에 탁주배기한 사발을 벗삼아 사는 삶. (@HKIMPD)”
은퇴 후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건강을 위해, 농사를 짓기 위해, 예술 작업의 영감을 받기 위해… 여러 이유로 시골살이를 선택해 새롭게 행복을 가꾸어가는 이들의 ‘신 新 전원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그 안에서 진정한 농심農心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귀농ㆍ귀촌을 꿈꾸는 이를 위한 21가지 질문
당신의 ‘농심 지수’는 얼마입니까?
다음 21개 문항을 읽고 관심의 정도를 숫자 1(관심 없다)부터 7(전적으로 그렇다)로 표시한 다음 각 항목의 수치를 모두 더해보라.
관심의 정도
1 관심 없다. 2 잘 모르겠다. 3 거의 그렇지 않다. 4 약간 그렇다.
5 그렇다. 6 상당 부분 그렇다. 7 전적으로 그렇다.
1 빚내어 땅, 시설 등의 구입에 투자하거나 노후자금을 내걸고 귀농ㆍ귀촌하지 않는다. ( )
2 농업(농촌)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설렘이 있어도 무작정 귀농을 시도하지 않는다. ( )
3 귀농ㆍ귀촌한다고 해서 더 많이 소유할 수 있고,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
4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글로 작성해놓고 그것을 삶에서 실천하는 중이다 ( )
5 나를 영적으로 일깨워줄 멘토(종교가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나 스승이 있다. ( )
6 나의 사후 장례 방식과 육신 및 재산 처리 방법에 대해 정해놓았다. ( )
7 사후 아무것도(특히 유산) 남기지 않을 수 있고, 배우자와 자녀도 이에 대해 동의했다. ( )
8 내가 선택한 길을 가는 편이다. 일은 할 수 있는 만큼 하며 잘 안 풀릴 땐 그냥 둔다. ( )
9 탐욕과 집착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용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 )
10 나는 지금 간절히 원하는 것, 하면 할수록 하고 싶고 기쁨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 ( )
11 나에게는 내가 간절하게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건강, 의식, 에너지가 있다. ( )
12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사람・세상에 충분히 이롭다. 많은 이가 나를 필요로 한다. ( )
13 배움의 욕망을 충족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비워내고 진실을 실천하는 중이다. ( )
14 많은 지식을 습득하려 하지 않고 의식을 높여 나와 세상에 공헌한다. ( )
15 최저생계비로 품위 있게 살 수 있으며 자급자족할 수 있는 경영 모델을 갖고 있다. ( )
16 살아 있음에 그저 감사한다. ( )
17 나와 우주와 세상은 하나다. ( )
18 희망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있다. ( )
19 배우자나 아이,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안함이 없다. ( )
20 나는 배부르고, 여유 있고, 풍요로우므로 사랑을 나누어줄 수 있다. ( )
21 나는 건강, 돈, 주거 등을 스스로 책임진다. 생의 마지막 3일은 가족에게 도움 받는다. ( )
질문을 만들고 따스한 평가와 행동 지침을 내려준 김사균 씨는 농촌진흥청 연구사이며 비즈니스 코치로 농업경영연구지도 교육을 통해 개인의 성공, 완성, 개인의 자각을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결과
117 이상이면 귀농ㆍ귀촌 성공 가능성 높음
102~116이면 귀농ㆍ귀촌 정착 가능성 높음
75~101이면 귀농ㆍ귀촌 정착 가능할 수 있음
0~74이면 귀농ㆍ귀촌 성공 장담할 수 없음
117 이상 ‘귀농ㆍ귀촌 성공 가능성 높음’
당신은 존경스러운 분이다. 귀농ㆍ귀촌 성공뿐 아니라 인생 후 반전을 멋지게 수놓을 준비가 되었다. 남의 지도가 아닌 자신이 만든 인생 지도에 따라 차분하게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 본격적인 귀농 준비에 착수하기 바란다. 배우자나 가족과 함께 새로운 삶의 여정으로 들어가기 바란다. 축하한다!
102~116 ‘귀농ㆍ귀촌 정착 가능성 높음’
당신은 치열하게 살아온 분이다. 가족과 회사를 위해 헌신한 당신의 인생은 찬사받아 마땅하다. 당신의 희생 덕분에 가족과 사회가 존재했다. 그러나 당신은 소망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이제 당신은 용기를 내어 ‘나는 나의 인생을 살겠노라’고 선언해야 한다. 주위 사람들과 가족은 당신의 선언을 환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당신 가슴의 간절한 울림에 귀 기울여라. 하루 10분이라도 좋으니 당신 자신과 대화를 시작하라. 명상을 하고 일기를 써보자.
75~101 ‘귀농ㆍ귀촌 정착 가능할 수 있음’
누구보다 열심히 인생을 살아온 당신. 온갖 경쟁의 굴레 속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소망하던 삶에서 너무 많이 떨어져버렸다. 마음이 아프다. 미안하지만 귀농의 꿈을 일정 기간 접어야 할 것 같다. 행여 욱하는 마음으로 귀농 열차에 탑승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곧 후회할 것이고, 연일 당신 자신과 싸우느라 기진맥진할 것이다.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조용히 귀농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일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
0~74 ‘귀농ㆍ귀촌 성공 장담할 수 없음’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 열심히 살아왔고, 가족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했다. 좋은 일도 했으며 분수에 맞게 살았다. 그러나 돌아보니 가족이나 사회는 나의 존재를 배려해주지 않고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이도 없다. 하지만 제아무리 그렇다 해도 당신의 인생은 당신 것임을 잊지 말라. 혹시 자신의 지도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설계해놓은 인생 지도를 모방해온 것은 아닌지 검토해봐야 한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귀농 여부도 아니요,
새로운 사업 모델도 아니다. 당신의 호흡과 몸을 완전히 느끼는 것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그냥 조용히 걸어보라. 가능하면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 혼자서 걷기 바란다. 그리고 이렇게 주문을 걸어보라. “미안하다. OO아”라고. 당신의 이름을 그렇게 수십 번 불러보기 바란다.
* 더 많은 정보는 <행복이 가득한 집> 9월호 226p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