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배나무를 자식같이 아끼며 보살피는 현명농장의 이윤현・이명자 씨. 현명농장의 배는 일반 배보다 높은 가격에도 유명 백화점을 중심으로 인기리에 판매된다. 현명농장은 완전히 익은 배만을 엄선해 물이나 화학첨가제, 꿀, 설탕 등을 넣지 않고 위생적으로 만든 배즙도 판매한다.
(오른쪽) 현명농장에서 생산하는 배는 자연 농업식(친환경 농업)으로 재배하며 모든 영양제와 퇴비는 쌀겨, 녹즙, 목초액 등으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3대째 배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윤현・이명자 씨. 그의 일가는 본래 서울 압구정동에서 배 과수원을 했는데 강남 개발 붐이 일던 1973년, 배 농사를 계속하기 위해 지금의 화성에 자리 잡았다. “우리 농장에서는 사람이나 배나 똑같이 먹습니다. 배나무에 쌀겨, 깻묵, 녹즙, 목초액, 막걸리 등 사람도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직접 만들어 퇴비로 줍니다. 한번은 너무 힘들어서 막걸리 주는 것을 빼먹었더니 바로 그해 배 맛이 달라지더군요.” 최소한의 농약만 사용하는 저농약 재배에 정성 들인 여러 가지 퇴비를 주는 이유는 배의 품질 향상을 위해서다. 한 번 맛있게 먹고 마는 것 이 아니라, 맛있어서 현명농장의 배를 다시 찾도록 만드는 탁월한 맛을 내기 위해서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윤현 씨는 제일 먼저 배밭을 둘러보며 배나무와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 이들 부부에게 2천2백 그루의 배나무는 모두 자식처럼 소중한 존재. 그렇게 자식처럼 좋은 것 먹이고 행여 다칠세라 보호하며 고이 기른 배는 향도 좋고 즙도 많고 시원하다. “흙은 거짓말을 안 합니다. 노력하고 정성 들인 만큼 얻게 해주지요.” 공부하는 농군인 이윤현 씨는 배 농사에 도움이 될 여러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낸 것은 물론 배즙, 배조청, 배고추장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저는 농약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면에서는 인류를 식량난에서 구한 고마운 존재지요. 그리고 천연 농약이 무조건 좋다고도 생각 안 해요. 자연물 중에도 독이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중요한 것은 내가 먹을 것을 기른다는 생각으로 양심과 소신을 갖고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