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방의 옷칠 한지로 도배를 한 E&S 조선숙 대표의 집 안방. 방에 들어서면 은은한 옻칠 향이 나 더욱 운치 있다고. 도배한 지 3년 정도 지나 색이 조금 엷어졌지만 사용에 불편한 점이 없고 견고하다.
오른쪽 제품은 식탁 러너나 띠벽지로 활용 가능한 옻칠 러너. 4만 원.
장지방의 한지 명인 장용훈 씨
“옻칠 한지는 만년지다”
장지방의 한지는 닥종이라고 부릅니다. 닥나무의 껍질을 벗겨 메밀대재, 고추대재, 목화대재 등 천연 잿물에 삶고, 좋은 섬유를 선별하여 방망이질로 곤죽을 만들어 지통에 넣고 닥풀로 종이를 만듭니다. 이렇게 만든 한지는 내구성이 강하고 질감이 다른 한지보다 뛰어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 천연의 재료만 쓸 뿐, 다른 화학염료나 첨가물을 쓰지 않습니다. 장지방에서 인기가 많은 옻칠 종이는 한지에 옻에서 나온 옻액을 칠한 종이입니다. 과거에도 우리 조상들은 만년지라고 하여 옻칠한 종이를 썼지요. 한지가 천 년을 가는데, 옻칠을 하면 수명이 열 배가 된다고 해서 만년지라 했다네요. 옻칠을 하면 종이가 아주 튼튼해집니다. 습기에도 강해 쉽게 상하지 않아요. 옻 특유의 성질 덕분에 냄새도 제거하고 해충을 막는 역할도 하지요. 그래서 친환경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들이 장판에도 쓰고 벽에도 바르고, 화가들은 유화도 그리고 합니다. 우리 것이지만 현대적으로도 멋있게 어울린다고 하지요. 시멘트 벽이나 황토 벽 등에 붙일 때에는 직접 붙이기보다 얇은 한지를 먼저 한 번 붙이고 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의 02-723-0457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선숙 씨
“모던한 공간 연출에도 유용하다”
아파트에 입주할 때 안방과 거실을 옻칠 한지로 도배했어요.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언니가 함께 이사를 왔는데, 저희 집만 새집 냄새가 나지 않았답니다. 역시 한지의 힘이 대단한 거죠. 옻칠 한지로 도배한 방에 들어서면 은은한 옻 향이 나요. 저희 집은 이제 도배한 지 3년이나 지나서 옻칠 향은 많이 엷어졌지만 여전히 쾌적하고 깨끗하답니다. 종이인데도 습기에 강해서 습한 곳이나 건조한 곳이나 모두 쓸 수 있고 참 견고해요. 생각보다 때가 별로 타지도 않고, 지저분한 곳이 있으면 저는 지우개로 살살 지워요. 그러면 금세 깨끗해진답니다. 많이 지저분해진 곳은 칼로 그 칸만 잘라내고 다시 붙이면 감쪽같아요. 일단 지저분해지면 다 뜯어내야 하는 실크벽지와는 다르죠. 인테리어를 부탁하는 고객들에게도 한지를 종종 권하는데 만족도가 높아요. 시공해보면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이 나고 편안하기 때문이죠. 장지방 한지는 두께가 도톰하고 튼튼해서 벽지로 쓰기에 적합해요. 한지로 꾸민 공간에는 서로 어울리게 스탠드나 등을 한지를 이용해 제작해서 함께 놓아도 멋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