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쇼핑이 곧 공부다. 더 좋은 제품, 더 새로운 제품을 찾는 것도 일이지만, 작은 것 하나를 사더라도 진짜 유기농 제품, 진짜 친환경 제품, 진짜 천연 제품을 찾아 그 진위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분 표시를 읽는 것은 물론이고 만들어진 가공 과정까지 이해하려고 드는 것이 요즘 소비자다. 유기농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돈도 많이 들고, 힘도 더 드는 일인데 한 번 유기농 제품을 쓰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찾게 된다고. 식구 중 누군가가 아토피 증상을 보이면 정말 처절하게 유기농을 찾아 헤맨다. 마치 공부해야 마실 수 있는 와인이 ‘와인 스트레스’를 만들어낸 것처럼, 유기농 제품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유기농 스트레스’라도 생길 듯하다.
이제, 유기농을 하나씩 즐겨보면 어떨까? 내가 쓰는 제품 하나로 세상을 바꿀 생각은 일단 접어두고 말이다. 유기농 시장을 이끌고 있는 유기농 마니아들도 완벽한 유기농 생활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유기농 제품을 쓰려고 노력하고 하나 둘씩 바꿀 뿐이다. 찻잔을 모을 때만 모으는 재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포름알데히드’라는 어려운 단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식구들이 쓰는 물건들, 매일 살에 닿는 생필품들을 하나씩 유기농 제품,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다 보면 그 재미가 쏠쏠하다. 소소한 생필품이라도 유기농 제품은 우리 몸이 더 잘 안다. 생활 속에서 쉽게 바꿀 수 있는 유기농 생필품부터 그동안 궁금했던 친환경 건축자재까지, ‘토털 오가닉 라이프’를 위한 각양각색의 오가닉 아이템과 오가닉 피플을 <행복>에서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