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굉장히 독특하고 예뻐요.
누구든 놀러 오면 편안한 펍처럼 즐길 수 있는 ‘여름의 집’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그래서 야자 화분을 많이 키웠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반려견 ‘야자’를 키우면서 치워야 했죠.
그때 터득한 인테리어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조명과 식물이에요. 큰돈 들이지 않아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요. 여름의 집이 키워드였던 이유는요? 코로나19 발생 전만 해도 여름과 바다를 좋아해서 일을 안 하는 시간에는 무조건 바다를 찾아가 지내다 왔어요. 그런 취향을 반영한 거죠.
어디에서 인테리어 힌트를 얻나요?
개가 있어서 산책을 자주 하는데, 동네를 돌아다니며 영감을 얻기도 해요. 이 동네(이태원)에는 할머니가 많이 살아서 삶의 지혜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들이 있어요.
요즘 일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주된 작업은 에르메스 윈도 작업이에요. 요즘 한창 가을 시즌 준비를 하고 있는데, 7년 차가 되다 보니 일이 능숙하게 잘돼요.
예술가로서 서른세 살은 어떤 나이인가요?
작가로서 스스로에게 믿음이 생긴 것 같아요. 작업뿐 아니라 사소한 모든 행동에서 ‘다른 사람이 봤을 때 괜찮을까?’ 고민했다면, 지금은 ‘내가 하는 거니까 괜찮아’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 하고 조금 더 제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었죠. 내게서 나오는 것이 예술이니까요.
지금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자연요. 거창하게는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자연을 지키면서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해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로 인해 멸종된 줄 알았던 어류가 나타나고, 허드슨강에 고래가 나타나는 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 사태가 끝나고 자유로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연에 상처를 주지 않고 즐길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요즘 최대 관심사이에요.
10년 뒤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저는 귀엽고 우아하게 나이 들고 싶어요. “저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믿음직스럽게, 좋은 취향으로 일을 하더라” 하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 1987년생 이야기 설치 작가 김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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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집단 ‘길종상가’에서 주로 장식용 소품을 만들어온 김윤하 작가. 그는 설치 작가로 활동하며 7년째 에르메스 윈도 작업을 맡고 있다. 수많은 설치미술과 작업물을 선보여왔지만, 가장 그다운 작품은 그의 집이 아닐까. 김윤하다움이 묻어 있는 이태원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