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의미, 포항시립미술관
지난 반세기 동안 철강 산업을 통해 국내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포항은 현재 탈산업화 시대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런 미래 포항의 비전을 미술사적으로 풀어낸 전시가 포항시립미술관과 제로파운데이션이 공동 기획한 특별전 <제로>. 1950년대 후반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동해 퇴색한 미술의 본질 회복에 대한 화두를 던진 국제 미술 운동 ‘제로ZERO’를 조명하고, 이 운동의 의미와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전시다. 1월 27일까지 하인츠 마크, 오토 피네, 귄터 위커 등 제로 운동을 이끈 주요 작가의 대표작 47점을 선보인다. 문의 054-270-4700
신년 계획 “지역의 숨은 보석 같은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 예술과 과학을 융합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만끽할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행 코스 추천 “미술관이 자리한 환호공원 일대는 포항 영일만 관광특구입니다. 동빈내항 옛 철공소 거리의 ‘스틸아트공방’과 문화 예술 지구인 ‘꿈틀로’도 함께 들르기 좋습니다.” _ 김석모 학예팀장ㆍ김한아 학예사
조각과 공예의 접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 ACI
2020년 초 광주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지역의 대표 예술 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기획전 <공작인: 현대 조각과 공예 사이>를 주목해보자. 공작인工作人이라는 테마 아래 ‘도구로서 인간’을 동시대 미술로 풀어낸 전시다. 그간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미술과 공예의 조화로운 연결을 시도한다. 2월 23일까지 서도호, 양혜규, 매슈 로네이 등 국내외 유명 작가 14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1899-5566
신년 계획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과 환경에 대한 공동 이슈를 시각화하는 전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여행 코스 추천 “최근 예술의 거리에 개관한 복합 문화 공간 ‘미로센터’를 추천합니다.”_ 조정란 아시아문화원 전시사업팀장
몰입형 아트, 어떻게 볼 것인가, 대전시립미술관
예술을 ‘보는 것’에 대한 오늘날의 정의와 예술 관람의 새로운 방식이 궁금하다면 대전시립미술관에서 1월 27일까지 진행하는 특별전 <어떻게 볼 것인가>를 기억해둘 것. 8개국 출신 작가들이 선보이는 테크놀로지 기반의 몰입형 아트를 통해 영역 간 경계를 허물고, ‘보기’라는 관점을 둘러싼 무수한 관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의 042-270-7370
신년 계획 “대전비엔날레를 통해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을 위해 힘쓸 예정입니다.”
여행 코스 추천 “ ‘예술의전당’ ‘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 등 대전시립미술관이 위치한 만년동 인근의 다양한 문화 공간을 함께 둘러보세요.”_ 이보배 학예연구사
4색 여주 판타지, 여주미술관
최근 경기도 여주에 새로운 예술 공간이 등장했다. 2019년 5월 문을 연 여주미술관이 그 주인공이다. 1월 31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HAPPY! 여주 FANTASY>에서는 네 명의 초청 작가가 각자의 조형 언어로 재구성한 판타지 세계를 선보인다. 금빛 터널로 관람객을 인도하는 판타지의 프롤로그부터 움직이는 색 그림자로 구현한 시각적 향연의 판타지, 유희의 인간을 체감하는 판타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판타지가 차례로 펼쳐진다. 문의 031-884-8803
신년 계획 “지역 예술가와 함께 호흡하는 전시를 꾸려나갈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여주와 이천, 광주, 양평을 중심으로 지역 작가 탐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행 코스 추천 “아름다운 건축물이 인상적인 ‘여주박물관’과 2019년 11월 여주프리미엄아울렛에 개관한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를 함께 방문해볼 것을 추천합니다.”_ 김성호 관장
프랑스 추상미술의 오늘, 청주시립미술관
뉴욕과 런던, 베를린이 세계 미술계의 최대 거점으로 꼽히는 오늘날에도 프랑스 현대미술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일상의 중요성을 연구해온 프랑스의 예술적 흐름이 작금 현대미술의 토양이 됐기 때문이다. 그 의미와 시대성을 청주시립미술관이 기획한 프랑스 현대 추상전 <추상여운>에서 1월 26일까지 확인할 수 있다. 엘로디 부트리, 필립 콩파뇽 등 프랑스 추상미술의 전통을 잇는 열다섯 명의 작가가 암호 같은 추상 이미지를 일상과 공공 영역에 결합해 새로운 미술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문의 043-201-2650
신년 계획 “관람객과 소통하는 전시로 새로운 융합 미술 문화를 지향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전시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여행 코스 추천 “2018년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와 청주공예비엔날레의 무대인 복합 문화 공간 ‘문화제조창C’를 추천합니다. 두 곳 모두 옛 연초 제조창 건물을 재건축해 오픈한 공간입니다.”_ 이상봉 관장
시간 밖에서 시간을 기록하다, 부산현대미술관
사진 촬영 송성진,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2018년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에 개관한 부산현대미술관은 늘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 전시로 명성이 높다. 2월 2일까지 열리는 전시 <시간 밖의 기록자들> 역시 이러한 프로젝트의 일환. 동시대 예술가들이 역사를 기억하고 재현하는 방법을 통해 역사 인식 태도의 다층적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자 기획했다. 여섯 명의 작가가 영상과 설치, 디지털 아카이브 등 다양한 작품으로 역사적 시간성의 차원을 탐색한다. 문의 051-220-7400
신년 계획 “테크놀로지의 확산으로 인한 사회와 환경 변화, 그에 따른 인간과 삶의 문제를 주목하는 동시대 미술을 대상으로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행 코스 추천 “미술관 관람 후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에서 낙동강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요. 하구를 터전으로 삼은 무수한 생명에 관해 전시와 해설을 제공합니다.”_ 박정구 학예연구실장
게리 힐과 만나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미디어 아트의 거장 게리 힐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가 3월 8일까지 열린다. 1980년대 작품부터 2019년 발표한 최신작까지 그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국제전 <게리 힐: 찰나의 흔적>이다. 그간 다양한 매체 실험을 지속해온 게리 힐을 ‘비디오 아티스트’가 아닌 ‘언어 예술가’로서 새로이 조명한다. 문의 031-228-3800
신년 계획 “故 백영수 작가의 회고전, 수원의 역사·문화 요소를 현대적 가치로 재해석한 기획전, 개관 5주년을 기념한 국제전 등이 마련돼 있습니다.”
여행 코스 추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수원전통문화관’을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_ 조혜영 학예1팀장
현대미술의 시작점, 제주도립미술관
눈 덮인 한라산을 오르고 겨울 바다가 쏟아낸 제주 먹거리를 즐겼다면, 이젠 미술로 시선을 돌려볼 차례다. 제주도립미술관이 대규모 특별전 <프렌치 모던: 모네에서 마티스까지, 1850-1950>을 2월 7일까지 진행하기 때문. 현대미술의 출발점인 모더니즘의 전개 과정과 미술사의 혁명기를 소개하는 정통 미술사 전시로,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이 소장한 대표적 모더니즘 작가 마흔다섯 명의 회화와 조각 작품 59점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문의 064-710-4300
신년 계획 “5월부터 9월까지 열리는 제주비엔날레가 신년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준비하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여행 코스 추천 “ ‘제주현대미술관’과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을 함께 추천합니다.”_ 정미정 학예연구사
그 외 가볼 만한 전시
경기도미술관 <시점時點·시점視點–1980년대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
1980년대 경기 지역 소집단의 활동을 조명하는 전시.
기간 2020년 2월 2일까지 문의 031-481-7007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팔괴>
양주에서 활동하는 8인의 대가를 선정해 이들의 삶과 예술 세계를 알린다.
기간 2020년 2월 9일까지 문의 031-8082-4245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1970~1990년대 한국 비디오 아트의 역사를 되짚는 기획전.
기간 2020년 5월 31일까지 문의 02-2188-6000
우양미술관 <장 보고시안: 심연의 불꽃>
보고시안 재단의 수장이자 세계적 작가인 장 보고시안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기간 2020년 5월 31일까지 문의 054-745-7075
대구미술관 <화가의 고향, 대구>
이인성미술상 운영 20주년을 기념하며 대구 출신 천재 화가 이인성을 기리는 특별전.
기간 2020년 1월 12일까지 문의 053-803-7900
부산시립미술관 <안토니 곰리: 느낌으로>
이우환과 안토니 곰리의 작품을 통해 두 작가가 공통으로 담아낸 ‘장소성’을 탐구한다.
기간 2020년 4월 19일까지 문의 051-744-2602
- 행복으로 떠나요 전시 따라 국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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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묘미는 일상에서 먼 풍광, 색다른 제철 먹거리만이 아니다. 때론 마음을 움직이는 전시 하나가 그 도시를 온전히 각인시킨다. 새해 첫 달, 여정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줄 서울 외 주요 지역 전시를 모았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