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바버는 강남구 청담동 타르틴에 위치한 전시 공간인 킨포크 도산에서 신제품을 발표했다.
바버&오스거비와 비트라가 새로 선보인 사무용 가구 소프트 워크.
복부와 등 부위 근육의 활동량을 높이는 의자 팁톤.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소파 마리포사.
“우리는 늘 움직임(motion)이 있는 가구를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이는 제품에만 국한한 것은 아니에요. 우리의 사고방식을 움직여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끝내는 우리의 가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나은 생각을 하도록 돕고 싶어요.” 현대 영국 디자인을 대표하는 스튜디오, 바버&오스거비가 제안하는 혁신의 축에는 언제나 동적 디자인(Dynamic design)이 있다. 올해 비트라와 협업한 소프트 워크 역시 같은 맥락. 협업 디자인 중 최초의 사무용 가구다. “어느 날 저와 제이는 우리가 디자인한 런던 쇼어디치의 에이스 호텔을 방문했어요. 그냥 사람들이 호텔에서 잘 쉬고 있나 보려고요. 그런데 세상에! 사람들이 전부 로비에 나와서 일을 하고 있지 뭐예요. 그것도 진짜 열심히! 저희가 그 호텔을 디자인할 때엔 로비를 휴식 공간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높이가 낮은 푹신한 소파와 커피 테이블을 놓았어요. 거기서 일하려면 나쁜 자세로 랩톱을 몸에 가까이 붙여야 하는데, 정말 몸에 안 좋아요.” 문제점을 발견한 후 관찰을 시작한 두 디자이너는 사회 이슈로 인해 변한 사람들의 삶을 목격했다. “유럽과 미국에선 2008년 불어닥친 경제 위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어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각 회사에서 다시 사람을 채용하기 시작했지만 정규직을 뽑긴 어려워 프리랜서를 권유했지요.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는 점점 더 발전하고, 사람들은 모두 어디서나 일하는 프리랜서가 됐는데, 가구가 그대로여선 안 돼죠.” 에드워드 바버가 소프트 워크의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공원과 호텔 로비, 공공 도서관과 카페에 이르기까지 어디나 사무실이 되는 환경에서 소프트 워크는 가장 빛을 발한다. 디자인 자체는 심플해 보이지만 수많은 기능을 적용했다. 여러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만든 좌판에는 모바일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소켓과 간이 테이블, 팔걸이와 등받이도 있다. 물론 필요에 따라 형태를 바꿀 수 있도록 유닛으로 디자인했다. 바버&오스거비가 요즘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변화는 무엇일까? “요즘 제가 느끼는 ‘움직임’은 지구의 상태입니다. 오래전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디자인했지만,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통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바버&오스거비는 현재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내년의 디자인 트렌드를 묻는 질문에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친환경입니다. 언제나 그럴 거예요. 그래야 하죠.” 비트라와 협업해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두 가지 디자인 역시 리사이클링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것. “디자인은 언제나 삶과 사회 변화의 매개여야 해요. 예쁜 것을 만드는 건 스타일링의 영역이고요. 주변의 변화에 좀 더 진중하게 접근하는 디자이너가 똑똑한 디자이너 아닐까요?”
- 통찰하는 디자이너 에드워드 바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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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듀오 바버&오스거비의 에드워드 바버Edward Barber가 비트라와 협업한 사무용 가구 ‘소프트 워크Soft Work’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그는 사회현상과 인간의 삶을 관찰·통찰하는 과정에서 명쾌한 디자인을 도출한다고 말한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