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와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까지 4개 국어 최고 등급 시험을 단번에 통과하고, ‘몸짱’ 화보를 촬영했다. 김원곤 교수가 외래 진료와 수술, 강의와 연구를 병행하며 2011년 한 해 동안 해낸 일들. 그는 정년을 1년 앞둔 지금도 본업 외에 공부와 운동을 쉬지 않는다. “쉰 살 넘어 본격적으로 취미에 몰두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주위의 간섭 없이 자신이 관리하고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주말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2003년쯤 외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말과 비슷한 일본어부터 배웠는데, 하다 보니 다른 외국어가 궁금해지더군요.” 호기심을 채우려 공부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사람은 많지만 본업도 아닌 취미로 김원곤 교수처럼 뚜렷한 흔적을 남기는 이는 많지 않다. “목표를 세우고,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더군요. 한 매체에서 청탁을 받고 ‘인생의 버킷 리스트’를 고민하다 외국어 등급 시험과 화보 촬영을 떠올렸습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한 시간 관리의 비결은 두 가지다. 멀티태스킹과 자투리 시간 활용. “달리기하러 나가기 전에 단어를 서른 개쯤 외웁니다. 근육운동하기 전도 마찬가지지요. 단어를 계속 되새기며 운동하면 절반쯤 기억나는데, 샤워하고 나서 잊어버린 부분을 다시 훑어봅니다. 지하철 이동 시간, 식사 전후 등 자투리 시간에도 스마트폰으로 문장을 읽거나 단어를 외웁니다.” 도무지 심심할 틈이 없다는 그의 다음 목표는? “내년에 정년 기념으로 7년 전 찍은 것보다 ‘객관적으로’ 더 멋진 세미 누드 사진을 찍을 겁니다. 젊을 때 못 가본 해외 어학연수를 1년쯤 가보고도 싶고요. 시험 통과할 때처럼 네 나라를 각각 3개월씩 말이지요.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원곤 교수∙64세 공부와 운동은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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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