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이 아들 셋을 서울대학교에 보낸 엄마, 한창 육아에 바쁘던 나이 39세에 페미니즘에 눈뜨고 여성학을 공부한 이후 오늘까지, 현대사회 여성의 결혼, 육아, 일을 함께 고민하고 그 목소리를 세상에 전해온 여성학자. 바로 박혜란 씨다. <나는 맘먹었다, 나답게 늙기로> <오늘, 난생 처음 살아 보는 날> <결혼해도 괜찮아> <나이듦에 대하여> 등의 저자로 지금도 다른 책을 구상 중이다. 한 달에 서너 번은 강단에 서며 인터뷰 직전에도 제주시에 초청 강연을 다녀오는 등 지치지 않는 활동을 하고 있다. 체력의 비결은 뭘까. “따로 식단 관리를 하지 않아요. 매 끼니를 아주 잘 챙겨 먹고 늘 입에 당기는 음식을 먹으려 노력하죠. 일부러 시간 내어 운동을 하지도 않아요. 다만, 평소에 걷는 걸 좋아해서 또래에 비해 많이 걷는 편이에요. 버스 정류장 두세 개 거리는 거뜬히 걸어요. 또 늘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데, 층계를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운동이 되지 않나 생각해요.” 나 또한 인생은 처음이라 잘 살고 있지 않다,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고 말하는 박혜란 씨. 하지만 30여 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성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등 매사에 열정적이며 긍정적으로 사는 그만의 올곧은 철학이 있다. “어떤 시간도 헛되지 않으며 공짜가 아니에요. 오늘의 내가 쌓이다 보면 미래의 내가 되지요. 현재 주어진 내 몫의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해요. 이때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재산, 능력, 남편, 아이, 차, 집, 살림살이 등 그 무엇이든 절대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에요. 우리는 그러한 비교에 저울질되는 하찮은 존재가 아닌, 존엄한 존재예요. 어디에도 없는 인생이죠. 부디 당신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우리 이 척박한 세상을 함께 걸어나가요.”
- 여성학자 박혜란∙72세 우리 모두 그 어디에도 없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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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