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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금난새∙71세 돈키호테여, 영원하라!


상상해보라. 예술의전당도, 세종문화회관도 아닌 카페 한가운데에서 브람스의 피아노4중주 1번 G단조의 웅장하고도 활력 넘치는 선율이 울려 퍼지고, 거장이 해설하는 모습을! 청중과 호흡하는 그는 바로 한국인이 사랑해마지 않는 지휘자 금난새다.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성남시립예술단 음악감독, 서울예술고등학교 교장, 청소년 오케스트라 등과 수많은 협연을 이끄는 음악가로서 왕성히 활동하는 그의 이력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다. 20년 동안 1년에 1백 회 이상 공연하면 지칠 법도한데, 단원들과 함께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가다 보면 오히려 에너지가 샘솟는단다. 하루에 두 번 두시간씩 연습하는 것은 기본이요,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외식보다 아내가 해주는 집밥으로 체력을 키운다. 최근에는 카페 겸 복합 문화 공간 북쌔즈에서 진행하는 실내악 연주회 준비로 아이처럼 들떠 있다. “다르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달라도 되는 것이 음악입니다. 새로운 시도에 가치를 부여할 줄 알아야 해요. 음… 청중은 60명 정도. 실내악 연주회가 끝나면 다 같이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거예요. 갑자기 누군가 연주를 하거나 노래를 부를지도 모르죠. 연주회는 끝났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을 함께 나누는 순간,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지겠지요!” 금난새를 보면 돈키호테가 절로 떠오른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과감함과 개척자 정신이 그 열정의 원천이 아닐까. “오케스트라 단원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팀파니, 비올라! 이 파트에서는 당신이 지휘자입니다. 우리를 이끌어주세요!’ 완벽한 것보다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훨씬 중요하거든요. 저는 지금도 그래요.” 청중이 원하는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자신의 도리라고 말하는 금난새. 바쁜 삶에 치여 귀 닫고 눈 감은 이들에게 그의 음악이 위로가 되어주길.

글 김혜민 기자 사진 민희기 장소 협조 북쌔즈(02-501-8804)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