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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폴센의 생일 초대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빛과 그림자
빛 구조, 그림자, 눈부심, 색상 재현 간의 관계를 선구적으로 연구한 포울 헤닝센. 인간에게 빛과 어둠이 모두 필요하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그가 디자인한 세 개의 조명등이 탄생 60주년을 맞았다. 이 아이코닉한 제품들은 오래된 역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시대에 맞게 응용되어 늘 새로움을 보여주는, ‘같아도 같지 않은’ 조명등이다.

탄생 60주년을 맞은 포울 헤닝센의 조명등 삼총사. 왼쪽부터 PH 스노볼, PH5, PH 아티초크. PH5 코퍼 버전과, PH 아티초크 브러시드 브라스 버전을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했다.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빛의 마스터라 불리는 포울 헤닝센.

블랙 버전으로 선보인 이니그마.

실내·외에서 사용 가능한 벽걸이형 조명등 플린츠 월.

1927년 디자인한 PH3/2 테이블 램프를 이탤리언 앰버 글라스로 선보인 리미티드 에디션.
잡지의 인테리어 화보나 잘 꾸몄다고 소문난 공간에서 유독 많이 보이는 조명등이 있는데, 바로 PH5다. 세 개의 셰이드를 레이어드한 이 조명등은 덴마크 조명등 브랜드 루이스 폴센Louis Poulsen의 제품으로, 디자이너의 이름 포울 헤닝센Poul Henningsen의 이니셜을 따고 메인 셰이드의 지름이 50cm라 ‘PH5’라 부른다. 루이스 폴센은 1874년 루드비히 폴센Ludwig Poulsen이 코펜하겐에서 창립한 이후 1896년 그의 조카 루이스 폴센이 운영을 맡았고, 1924년 건축가 포울 헤닝센과 협업하며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빛의 마스터라 불리는 헤닝센은 1926년, 눈부심을 줄이고 밝기를 높이고자 3-셰이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전구의 빛이 사용자의 눈에 직접 닿지 않는 최초의 조명등으로, 빛을 부드럽게 분산시켜 안구 피로도가 매우 적을뿐더러 공간을 더욱 안락하게 만들어주는 매우 혁신적인 디자인이었다. 이후 그는 PH5, PH 아티초크, PH 스노볼 등 루이스 폴센의 상징과도 같은 디자인으로 모던 조명 기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루이스 폴센은 동시대에 가장 뛰어난 디자이너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어 조명 솔루션을 제안해왔다. 아르네 야콥센과 AJ, 베르너 판톤과 판텔라, 외이빈 슬로토와 파테라, 오키 사토와 NJP, 감프라테시와 유Yuh를 협업했는데, 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헤닝센의 아이코닉 디자인 60주년을 기념해 5월 말 코펜하겐에서 열린 ‘3 days of design’ 행사에 프레스를 초대했다. 쇼룸엔 루이스 폴센의 팩토리를 옮겨놓은 듯 꾸민 공간에서 실제 메이커들이 아이코닉한 조명등을 만드는 모습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하이라이트는 새로운 버전의 기념 에디션 출시! 내겐 갖고 싶은 조명등이 또 하나 생긴 순간이었다. “1958년은 덴마크의 건축디자인에서 놀라운 한 해였다. 아르네 야콥센은 자신의 걸작인 SAS 로열 호텔을 위해 AJ 램프를 비롯한 다양한 디자인 아이콘을 만들었고, 헤닝센은 전례없는 세 가지 펜던트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의 사고방식은 루이스 폴센뿐 아니라 여러 세대의 조명 디자이너에게 영향을 미쳤다.” 디자인 디렉터인 라스무스 마륵홀트의 설명이다.

헤닝센의 이 매력적인 디자인은 시대에 맞게 응용되며 늘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는데, 올해는 60주년을 맞아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인다. 일흔두 장의 잎사귀를 아름답게 조립한 PH 아티초크는 1958년 한 레스토랑을 위해 제작한 것. 특유의 자연적 형태로 현대적 인테리어와 고전적 인테리어에서 대담하고 품위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브러시드 브라스 버전은 따스한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마감 처리했으며, 서명과 고유 시그너처를 새겨 소장 가치가 높다. 베스트셀러인 PH5는 PH5와 PH5 Mini를 구리 셰이드와 화이트 티어가 쌍을 이루는 에디션으로 출시한다. 최신 트렌드인 구리의 자연스러운 톤은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제격. 불이 꺼져 있을 때조차 공간에 우아함을 더한다. 이 밖에도 1927년 디자인한 PH3/2 테이블 램프를 이탤리언 앰버 글라스 한정판으로, 2003년 쇼이치 우치야마가 샹들리에 콘셉트를 슬림한 동심원 레이어로 해체해 선보인 이니그마Enigma 펜던트는 블랙 무광 버전으로, 실내·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원형 벽걸이형 조명 플린츠 월Flindt Wall을 출시한다. 끊임없는 스토리로 타임리스 디자인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루이스 폴센. 1백 년 넘은 브랜드의 미래가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Interview
루이스 폴센 제품 & 디자인 디렉터
라스무스 마륵홀트Rasmus Markholt

“벽난로처럼 따스한 조명은 가족을 모이게 만듭니다”



타임리스 디자인의 대표적 예로, 60년을 맞아 새로운 세대의 접점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다.
시장은 생각보다 넓기 때문에 아직도 기회가 많다. 클래식한 디자인이기에 컬러나 재료는 트렌디하게 선택해 새로운 세대에게 선보인다. PH5의 코퍼 버전처럼 타임리스 디자인이 식상하다는 평도 있지만 새로운 컬러, 새로운 소재, 새로운 사이즈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적용해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다음 버전을 위한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얻나?
여러 곳에서! 새로운 시장을 살펴보고 각 지역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는다. 두 번째는 트렌드 세미나를 참고하고, 세 번째는 아르네 야콥센과 포울 헤닝센 등 우리의 방대한 아카이빙을 통해 그들의 업적을 다시 살핀다. 본사에 지난 1백 년간 만든 오리지널 조명등과 스케치들을 보관한 보물 창고가 있는데, 이것들을 연구하고 분석하며 현재의 답을 찾기도 한다. 트렌드만 좇기보다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만들어 루이스 폴센의 색깔로 해석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항상 기억한다.

이번 신제품에서 코퍼나 브라스 소재가 눈에 띈다. 지금 가장 핫한 소재인가?
로 머티리얼raw material 자체는 시간을 초월해 사랑받는 소재다. 최근에는 구리가 유행했고, 이제 황동으로 옮겨갔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덴마크 브랜드에서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굉장히 트렌디했는데, 이것이 다시 유행할 것 같다. 스테인리스 스틸 역시 타임리스 소재이기도 하고! 루이스 폴센은 브라스와 폴리시 스틸로 이미 샘플을 제작해놓았는데, 다만 언제 출시할지 엿보고 있다.

세계적 톱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아이템을 확장해왔다. 디자이너 선정 기준은?
같은 가치를 추구하며, 같은 디자인 사고를 하는가! 넨도 같은 스타 디자이너와 협업을 하지만, 신예 디자이너와도 작업한다. 한 달에 50여명의 디자이너에게서 제안을 받고 있다. 포트폴리오가 가구, 자동차, 칫솔이어도 상관없다. 디자인만 좋다면, 나는 디자이너 이름을 모두 리스트업한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이너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움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가 있을 텐데, 협업 디자이너에게 어떤 주문을 하나?
루이스 폴센의 가치를 이해하는지, 루이스 폴센과 같은 맥락에서 공감하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파테라 조명등이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각 부분이 몇 도 휘어지는지, 조명이 제대로 반사되는지, 사이드는 빛을 잘 감싸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엔지니어들과 끊임없이 연구하며 1백 개가 넘는 모델을 만든다. 디자이너, 엔지니어, 브랜드가 제대로 소통했을 때 마법이 일어난다.

우리 잡지명은 <행복이가득한집>이다. 당신에게 행복이 가득한 집이란?
무엇보다 편안한 공간이다. 물론 덴마크 디자인이 가득할 거고.(웃음) 여기에 조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병원에 빛은 많지만, 불편하지 않나? 조명은 빛과 그림자를 모두 잘 활용해 그 공간에 감정과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벽난로처럼 말이다. 방 안에 따뜻한 기운이 돌게 만들어 벽난로처럼 식구들이 모여들 수 있는 집, 그게 행복이 가득한 집이다.

글 구선숙 편집장 | 취재 협조 루이스 폴센 | 문의 한샘넥서스02-543-5080)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