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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마주하기 명상, 마음 강화 훈련법
우울증에 걸렸던 환자가 미소를 되찾고, 수면제 없이는 잠 못 자던 이가 숙면을 취하기 시작했으며, 오랜 세월 불임으로 좌절했던 여성이 자연 임신을 하기도 했다. 이 모두 명상을 한 사람들의 경험담이다. 마음이 평온해지니 몸까지 절로 건강해진 것이다. 도대체 명상이 뭐길래 이런 변화가 가능한 걸까?


명상은 뇌를 쉬게 하고, 집중력과 일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결과가 의학적으로 증명됐다. 매일 명상을 즐긴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의 영향으로 미국 내 사회 지도자 층에서 인기와 신뢰를 얻고 있다.


‘명상’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기사를 준비하면서 일부러 주변 지인들에게 “요즘 명상에 관심이 많다”고 말해봤다. 그러면 “요즘 많이 힘들어?”라며 걱정해주는 부류, 혹은 “공중부양이라도 하고 싶어서?”라고 농담으로 받아치는 부류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이미 명상의 가치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그만큼 명상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다르다. 스티브 잡스도 “매일 명상했다”고 밝혔고, 오프라 윈프리는 “돈을 아무리 벌어도 스트레스는 감당이 안 된다. 그걸 해소하기 위해 명상을 한다”며 명상 전도사로 나섰으며, 세계적 기업 구글에서는 “명상이 우리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특히 컴퓨터만 보는 사람에게 더욱 절실하다”며 사내 연수로 명상 프로그램을 장려하고 있는 것. 영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 <인터스텔라>의 크리스토퍼 놀런도 명상가로 유명하다. 이들을 언급하는 이유는, 단순히 성공한 사람들이 즐겼으니까 우리도 명상을 하자는게 아니다. 그보다는 명상을 먼저 경험한 이들이 “명상을 통해 삶에서 최고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입모아 말하는 지금, 명상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할 때라는 말씀!

“실리콘밸리에서는 명상이 유행이 아니라 경력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력서에 명상을 몇 년 했고 어떤 과정을 했는지 제출한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같은 조건이라면 명상을 한 사람을 채용해요.” 리탐빌 요가 명상 센터 이희경 원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덧붙였다. “명상을 통해 느끼는 편안하고 평화로운 의식 상태가 현실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팀장이 분노와 짜증 상태로 출근한다면 팀원에게도 영향이 미치니까요. 명상을 하는 사람은 생각과 감정을 조절할 수 있기에 개인은 물론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이렇듯 명상은 내면을 건강하게 가꾸고 행복해지기 위한 마음 운동법과 같다. 지금까지 명상은 대단한 수련이 필요한 것으로 오해하거나 삶과 동떨어진 이상적 혹은 종교적 행위라고 여긴 게 현실. 물론 명상을 깊게 하다 보면 해탈이나 고차원의 경지에 이른다고 하지만, 명상의 목적이 꼭 속세를 떠나는 일일 필요는 없다. “명상이 예전엔 고행이 따르는 수련법이었지만, 현대에는 누구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이자 방법이지요.” 자이 요가 명상 센터 민진희 대표의 설명이다.


뇌 과학의 발전이 명상의 새 시대를 열다
이렇듯 명상이 현대인의 삶에 밀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건 의학 기술의 발전이 큰 몫을 했다. 민진희 대표는 “예전엔 스승의 지도 하에 몸소 체험을 하고 나서야 그런가 보다 믿어야 했다면, 이제 뇌 과학의 발전으로 명상한 사람의 뇌는 다르다는 게 이론적으로 입증됐지요”라고 말한다. 이제 명상이 더 이상 현실 초월적이고 뜬구름 잡는 분야가 아니라는 이야기. 특히 명상은 뇌를 쉬게 하고, 그래서 집중력과 일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결과가 의학적으로도 증명됐다. “휴식은 몸을 쉬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만으로 풀리지 않는 피로가 있지요. 바로 뇌의 피로입니다. 뇌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뇌에 맞는 휴식법이 필요하고, 그중 하나가 마인드풀니스mindfullness, 즉 마음 챙김 명상이지요.” 뇌 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구가야 아키라가 책 <최고의 휴식>에서 밝혔다.

그가 언급한 마인드풀니스는 최근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유행하고 있는데,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평가나 판단을 더하지 않고 현재의 경험에 능동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심리적 과정’으로 나와 있다. 불교의 명상법 중 하나인 위파사나를 경험한 몇몇 의사와 교수가 병원에서 심리학적ㆍ육체적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이를 적용했을 때 치료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후,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프로그램에 근거한 용어. 실제 이 마인드풀니스, 즉 마음 챙김 명상은 미국 내 기업 경영인, 의사, 운동가 등 사회 지도자 층에서 인기와 신뢰를 얻고 있다. 바야흐로 명상이 현대인에게 재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명상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
명상가들이 말하는 명상의 가장 큰 효과는 불안, 공포, 우울함, 분노 같은 부정적 마음에서 벗어나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지난날에 대한 후회,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뒤섞여 현재에 집중할 수 없는 상태일 겁니다. 명상은 과거의 나, 미래의 나에게서 벗어나 현재의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지요.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리탐빌 이희경 원장의 말.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의 방송에서 종종 명상 지도자를 초청하거나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곤 한다. “우리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생각을 떠올립니다. 마치 무의식적으로 숨을 쉬는 것처럼요. 하지만 저는 명상을 통해 의식적으로 생각을 떠오르게도, 멈추게도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지요.” 생각을 조절하고 압박과 스트레스에 맞서 싸울 자기 자신, 즉 ‘슈퍼 솔Super Soul’을 지니게 됐다는 것.

창의력도 높아진다. “진정한 행복은 내부에서 온다고 하는데, 그 내부는 대체 어딘가요? 아무도 그게 어딘지, 어떻게 도달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죠. 그런데 명상을 통해 깨달았어요. 깊은 내면, 순수 의식으로 들어가는 길을 알았으며, 의식이 확장되면 더 깨닫는 게 많아지고 명료해지며, 직관이 번뜩입니다.” ‘컬트의 왕’이라 불리며 화가, 음악가,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대표 명상가 데이비드 린치가 어느강연에서 한 말이다. 나아가 명상은 집중력과 잠재력을 발휘하게 한다. 미국 프로 농구팀을 비롯한 많은 운동 팀의 훈련 과정에 명상이 포함된 이유이기도. 야구 선수 박찬호도 대표적 명상가다. 또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명상은 인내력과 자기 통제력이 향상되기에 고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 수치도 줄여 결국 수명 연장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


자신의 감각과 의식에 주의를 기울여라
그렇다면 명상은 어떻게 하는 걸까? 명상의 수련법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가부좌를 틀고 앉는 게 가장 일반적이지만, 앉은 채로 척추를 좌우로 흔드는 요람 명상도 있고, 숲길을 걷는 산책 명상도 있다. 어느 장소 또는 어떤 자세냐를 떠나 가장 중요한 건, 명상은 자신을 향해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는 행위다. 우선 자신의 신체 감각에 의식을 집중해보자.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감각, 엉덩이가 의자에 닿는 느낌을 인지한다. 그다음 호흡에 집중한다. 가슴으로 공기가 들어가면서 배가 불룩해지고, 내쉬면서 속이 비워지는 느낌을 인지한다. 그리고 생각을 의식해보자. 이것저것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면, 지금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구나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 처음엔 1분도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 하루에 5분이든 10분이든 매일 연습하면 조금씩 뇌가 휴식을 취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명상 효과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명상 센터에서 배우고 경험해볼 것을 권한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정신과에 가면 의사가 나를 관찰하고 진단해주잖아요. 명상은 반대로 내가 나를 스스로 파악하는 거예요. 내 몸과 호흡에 관심을 갖고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며 나에 대해 알아가고, 나와 관계를 맺는 과정이지요. 그렇게 나와 점점 더 편안해지고 나를 사랑하게 되면 마음이 힐링되죠. 그 방법은 배워야만 알 수 있습니다.” 민진희 원장의 설명. “책 속 이론으로 명상을 하는 것과 경험을 하는 것은 천지 차이죠. 예를 들어 ‘얼굴이 따뜻해지는 걸 느낀다’라고 했을 때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안내를 받으면 더 쉽게 알 수 있으니까요. 한 번 경험한 사람은 또 다른 차원의 것도 경험할 수 있지요. 물론 한 번 체험한 후엔, 혼자서도 할 수 있습니다.” 리탐빌 서무태 대표의 조언이다.


명상에 입문하기 좋은 곳

자이 요가 명상 센터
한국 문화 그리고 한국인의 사고방식에 적합한 수련 방법을 정립해, 실용성에 비중을 둔 명상법을 소개한다. 신체도 원하는 부위별로 운동을 하듯이 마음도 취약한 부분에 따라 명상법을 선택할 수 있다. 분산된 마음을 하나로 잡는 연습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는 포커스 명상, 스트레스를 덜 받고 명료한 판단력을 키우는 마음힘 명상, 부정적 감정이 지배하는 마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힐링 명상이 대표적이다. 문의 02-3443-9642

리탐빌 요가 명상 센터
마음 관리를 넘어 존재를 일깨우는 명상법을 안내한다. 데일리 프로그램과 함께 이벤트성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제주에서 진행하는 로움 명상 프로그램이 대표적으로 대자연에서 체 험 위주의 감각을 여는 명상이다. 또 지난해 오프라 윈프리의 멘토인디팍 초프라를 초청해 명상 페스티벌을 진행했으며, 지난 10월 20일에는 책 <더 시크릿>의 저자 마이클 버나드 백위스와 함께 제3회 ‘슈퍼소울 릴레이’를 개최했다. 문의 02-3448-9901


도움말 민진희(자이 요가 명상 센터 대표), 서무태(리탐빌 요가 명상 센터 대표) 참고 도서 <최고의 휴식>(알에이치코리아), <명상 인문학>(다산초당) 

글 강옥진 기자 일러스트레이션 박경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