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 많고, 보기 드물게 진지한 태도를 지닌 젊은 건축가입니다. 선배 건축가 홍재승 소장과 함께 설계한 제주 김창열미술관으로 많은 칭찬을 받았지요. 그 밖에도 중문 단지에 들어설 복합 쇼핑몰 등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최수연 대표가 설계한 건물이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어떻게 어우러질지 기대가 큽니다.” _ 박여숙(박여숙화랑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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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에 일찌감치 독립한 건축사 사무소 플랫/폼 최수연 대표는 경력과 사무소 규모에 걸맞지 않은 굵직한 프로젝트를 연달아 진행하고 있다. 건축은 사람의 삶을 담아내는 최소한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 믿는 그는 제주 중문 단지 복합 쇼핑몰 ‘스타 밸리’의 설계를 마쳤고, 제주 세화 송당 지구 단지 개발 사업 플랜을 맡았다.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규모가 대단하다.
독립하기 전, 일하던 건축사 사무소에서 베트남 하노이 수도 광역 개발 계획에 참여했다. 그와 더불어 을지로 센터원 빌딩 등 대형 사무 공간부터 개인 주택까지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도시 단위의 많은 사람부터 개인을 위한 것까지 다양한 건축을 해보니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이었다. 건축은 사람의 삶을 담아내는 최소한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다.
건축가로서 매력적인 땅을 보면 거기에 어떤 공간을 만들까 상상하며 가슴이 뛰는데, 제주도는 섬 전체가 다 그렇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이 건축을 풍부하게 만든다. 작년에 시작한 제주 세화 송당 지구 개발 사업은 70만 평 규모의 프로젝트인데, 그중 10만 평 부지를 건물을 짓지 않은 채 라벤더 농장으로 활용한다는 디벨로퍼의 비전에 가슴이 뛰었다.
프로젝트의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도시 단위 프로젝트에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일생을 고민한다면, 주택 등 소규모 프로젝트에서는 그 사람의 스물네 시간을 생각하고 설계에 반영한다.
건축가의 공간은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라이프스타일은 개개인의 가치관과 사고, 삶의 지향점에 따라 자연히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건축가의 역할은 다양한 사람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자유롭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중문단지의 스타 밸리를 설계할 때에는 건물 자체보다 비어 있는 공간과 건물 사이로 난 길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일상적 우연성과 겹치며 뭔가 다른 삶의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건축가가 의도하지 않은 우연이라도?
제주 김창열미술관을 홍재승 소장과 함께 설계했는데, 건물 중정에 연못이 있다. 그런데 어느 시간대에 가서 보니까 햇빛이 분수에 반사해 무지개가 보였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설계한 우리와 그곳에 있던 관람객 모두 진심으로 즐거웠다. 어쩌면 건축을 완성하는 건 이런 우연이 아닐까.
- 삶과 시간, 우연을 담는 건축 건축가 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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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