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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을 받은 최은주 씨의 ‘He said “I love you”’. 미숙함으로 생긴 마찰은 빨강으로, 관계의 해결은 초록으로 표현해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했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한 2017 한국퀼트페스티벌이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회를 거듭할수록 퀼트 마니아는 물론 대중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번 행사를 진두지휘한 사단법인 한국퀼트연합 송재란 회장은 “한국퀼트연합은 국내 퀼트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며 회원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왔어요. 국내에선 일상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 퀼트에 관심이 많았지만, 최근 머신 퀼트의 등장으로 벽한 면을 가득 채우는 크기의 대형 작품까지 손쉽게 만들 수 있어 퀼트의 영역이 한층 넓어졌습니다. 퀼트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해 의미가 큰 전시입니다”라며 퀼트 페스티벌을 소개했다. 전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모전 부스는 ‘RED&GREEN’ 을 주제로 한 올해의 수상작 서른세 점을 전시했다. 심사 기준은 보색 관계인 빨강과 초록을 조화롭게 표현하고 창의성이 돋보이는지 여부. 대상작에는 관계의 고민을 표현한 최은주 씨의 ‘He said “I love you”’가 선정됐다. <행복이가득한집>이 선정한 작품은 남경숙 씨의 ‘방패연집합소’. 하늘 가득 여러개의 방패연이 바람을 타고 날고 있는 모습을 단순화해 담았는데, 포개진 방패연 사이에 굵은 흰색 실로 회오리 모양을 가미해 바람을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행복이가득한집>이 선정한 남경숙 씨의 ‘방패연 집합소’. 

돌의 질감과 양감, 색채 등을 표현하는 아트 퀼트 작가 드니즈 라바디의 작품. 그는 ‘돌이 있는 풍경’을 주제로 패브릭의 선택과 질감을 구현하는 클래스를 열어 관람객이 직접 배울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공모전 부스 다음으로 관람객의 이목을 끈 곳은 트래디셔널 퀼트 특별전 부스. 육각형의 헥사곤패턴을 둥그렇게 잇는 헥사곤 기법, 모사毛紗나 끈, 솜 등을 넣어 모양을 입체적으로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트라푼토 기법, 콜라주처럼 다양한 질감의 패브릭을 덧대는 플라워 아플리케 기법 등 퀼트의 기본 기법을 사용해 만든 다양한 작품을 전시했다. 특히 송임선 작가의 ‘겨울아침’, 이수연 작가의 ‘봄이 오다’는 주제 주변을 아우트라인 스티치나 스티플 퀼팅으로 빈틈없이 누벼 양각을 극대화해 트라푼토 기법의 정수를 볼 수 있었다. 세계 각국의 퀼트 작가를 초대하는 초대전 부스에선 자수, 천연 염색을 접목하는 것이 특징인 이스라엘의 레이철 코보, 자연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퀼트로 재해석하는 스위스의 트루디 클라인슈타인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 한국의 퀼트 작가 아흔 명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계자연문화유산을 표현한 챌린지 퀼트 부스, 지난해 사용한 한국퀼트페스티벌의 홍보용 현수막을 재활용해 가방을 제작한 현수막 재활용 전 부스 등 환경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퀼트의 면모까지 선보였다. 퀼트를 사랑하는 이들을 비롯해 이제 막 관심을 가진 초보자까지 많은 사람이 손꼽아 기다리는 전시로 거듭난 한국퀼트페스티벌. 내년 공모전의 주제는 조각 아홉 개를 잇는 퀼트의 기법인 ‘나인패치’에서 따온 ‘9’로, 전국의 퀼트 장인들이 빚어낼 창의력 넘치는 작품으로 더욱 탄탄해질 전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