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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부산디자인페스티벌 리뷰 부산, 디자인으로 물들다
올해로 2회째 열린 부산디자인페스티벌의 주제는 ‘디자인 큐레이션’. 동시대에 혼재하는 디자인 중 일상을 더욱 편안하고 아름답게 해줄 디자인만 엄선했다. 부산과 경남 지역의 재능 있는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알리고, ‘리빙디자인페어’를 하나의 섹션으로 구성해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 이슈을 제안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경남 지역 최고의 디자인 축제로 거듭난 부산디자인페스티벌.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전시 현장과 그곳에서 발견한 트렌드 이슈를 소개한다.

강력한 한 방, 라인 디자인


모던한 공간에 단 하나의 포인트를 준다면 라인을 강조한 제품만큼 강력한 아이템도 없다. 김충재 디자이너(www.kimchungjae.com)는 선을 반복함으로써 조형적 디자인을 완성한 지오메트리컬 포에트리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유행과는 관계없이 베이식한 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컬러는 블랙. 함께 전시한 그림과 향초, 그림자를 형상화한 프레임 연필꽂이가 어우러져 매력적인 부스를 완성했다. 아우레올라(www.aureola.co.kr)의 이명희 디자이너는 자신이 생각한 가장 완벽한 도형인 ‘원’을 활용해 여섯 가지 컬러의 벽거울을 선보였다. 플로라랩(www.floralab.kr)의 염미선 디자이너는 선반을 함께 구성한 벽걸이 프레임 화분을 전시하는 등 유난히 라인을 강조한 제품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캠핑의 묘미


캠핑이 ‘감성’이라는 옷을 입었다. 피치오리진(www.pitchorigin.com)은 패브릭 디자이너, 패턴 디자이너, 금속 디자이너, 목재 전문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만나 론칭한 브랜드다. 대표 제품은 빈티지한 꽃 패턴이 인상적인 대형 티피텐트. 친구들과의 캠핑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글램핑도 모두 가능하다. 한편 편집매장 베르군(www.vertrek.co.kr)에서는 콜만, 코베아, 스노우 피크, 툴레, 지프 외에도 베르군의 자체 제작한 상품까지 판매하는 곳. ‘캠피언’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데, 캠퍼들 사이의 정보 교류의 장이다. ‘함께할수록 더욱 즐겁다’는 캠핑의 기본 명제를 입증할 수 있더라.


디자인 스폿을 빛낸 주인공


올해 리빙페어에서 첫선을 보이며 디자인과 기능성을 인정받은 ‘가구 닮은 가전’ 삼성전자(www.samsung.com)의 세리프 TV는 2016부산디자인페스티벌의 파트너 브랜드로 참여해 디자인 스폿 곳곳을 빛냈다. 세리프 글꼴의 알파벳 I를 닮은 깔끔한 옆모습도 매력적이지만, 화면에 액자를 끼운 듯 심플한 프레임을 적용해 가구 위에 올려 장식 효과를 더할 수 있는 것도 특징. 1백50곳의 부산 디자인 스폿에 전시했는데 디자이너 스튜디오, 편집매장, 갤러리, 카페 등 장소의 특색에 관계없이 잘 어우러져 팔색조 같은 매력을 뽐냈다.


오늘은 내가 가구 디자이너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바꾸고 확장했다가 해체할 수 있는 모듈형 가구 몬스트럭처(www.monstructure.com). 큐브가 기본 형태인 기존 모듈 가구와 달리 몬스트럭처는 최소 단위가 면이다. 김병호 디자이너는 “알루미늄 패널 열일곱 개만 있으면 1백 가지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다”며 미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유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구 없이도 패널 사이 홈에 커넥터만 끼우면 되므로 조립하기 쉽다.


클릭, 내 손안의 디자인


최근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들어가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판이 하나 생겼다. 디자인하우스와 네이버가 합작해 만든 ‘네이버 디자인’ 판. 디자인 종사자뿐 아니라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 디자인의 가치를 쉽고 재미있게 제공하는 것이 네이버 디자인 판의 목적이다. 풍요로운 일상을 가꿔줄 다채로운 이슈를 업데이트할 예정. 센스 있는 당신이라면 지금 네이버 디자인 판을 클릭해보자.


취미 생활로 힐링


매일 똑같은 일상이 지루하다면 힐링이 필요하다는 증거. 몰로(www.themollo.com) 스튜디오의 박민정 디렉터는 ‘Enjoy the little things!’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일상에서 한 박자 쉬어 갈 수 있는 가치 있는 디자인을 제안한다. 특히 하루 5분, 차 마시는 짧은 순간을 위한 티포트 세트와 티 스틱, 외출용 티백은 차에 관심이 없다 해도 티타임을 즐기게 해줄 것만 같다. 취미 생활을 위한 DIY키트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오서빈 디자이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라돈(www.radon.do)의 첫 번째 컬렉션으로 아트 토이 컬러링 키트를 내놓았다. 3D 프린트한 모형에 색을 칠해 피겨처럼 꾸미는 키트인데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 좋다.


부산 최초의 백화점


영화 <친구>를 보면 친구 네 명이 힘껏 달리는 부산 범일동 뒷골목이 등장한다. 바로 이곳에 자리한 부산 최초의 백화점 현대백화점 부산점(051-667-0701)은 2016 부산디자인페스티벌의 살롱 드 리빙아트 섹션에 참여했다. 살롱 드 리빙아트는 명품과 생활 디자인, 예술이 공존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소개해 일상생활을 예술적으로 바꿀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는 부스. ‘더 나은 집을 위하여’라는 테마 아래 다이슨,블루에어 등 인기 가전제품과 차세르, 실리트, 홈웍스 등 생활용품을 최대 70% 할인해 선보였다.


착한 디자인의 탄생 



나뭇조각으로 패치워크한 듯한 상판의 스툴은 디자인 스튜디오 해턴(www.hattern.com)의 제로퍼 스툴. 해턴의 대표이자 제품 디자이너인 황경선과 그래픽 디자이너 김민아, 제품 디자이너 장원이 함께 디자인한 것으로, 스툴의 하부 구조를 먼저 제작한 뒤 남은 나뭇조각을 모아 레진으로 굳혀 상판을 만듦으로써 자투리가 남지않는다. 그래서 원자재에 따라 색상과 패턴이 제각각 다르다. 


여전히 초록!


‘꽃보다 식물’이었던 올해의 트렌드는 2016 부산 디자인페스티벌에서도 여전했다. 백송이 작가의 스몰굿띵스(www.smallgoodthings.co.kr) 에서는 종이 모빌 형태의 포트 행어를, 조소를 전공한 권정선 대표의 비올레아뜰리에(010-8746-8861)는 다비드 조각상의 머리가 자라는 듯한 느낌의 다육식물을 소개해 인기가 높았다. 근엄한 표정과 독특한 헤어 스타일이 대비를 이룬 것.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선인장과 컨테이너 디자인이 많았다. 그린 인테리어의 열기는 오늘도 뜨겁다.


한자리에 모인 부산 디자인, 메이커스 인 부산
부산과 경남 지역의 디자인이 한데 모인 ‘메이커스 인 부산’이야말로 부산디자인페스티벌의 꽃. 올해는 부산과 경남 지역의 재능 있는 1인 디자이너와 브랜드 16팀이 참가해 작년보다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레드 카펫을 화려하게 물들인 디자인 소품과 수공예품, 패션 소품을 만나보자.


1 부산 토박이보다 더 부산 사람 같은 중국인 친페이펑 대표는 린보(010-9384-2983)를 통해 핸드메이드 가죽 가방을 선보인다.
2 선샤인파파(010-7146-8096)에서 도자기의 거친 질감을 활용해 장식한 벽시계.
3 1인 1식판 패러다임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어웨이큰센스(070-7572-6774)의 멜라닌 식기. 다양한 컬러 버전이 있다.
4 디네일(010-4849-7929)에서 네일 아트 제품을 이용해 만든 핸드메이드 인형.
5 선물공방 우드 프레젠트(051-867-1307)의 나무 수저와 수저받침, 트레이.
6 캐릭터가 제각각인 고양이 일러스트 엽서는 디자인스튜디오 필프리(070-4249-4950) 제품.
7 사랑스러운 꽃무늬 패턴의 패브릭 가방은 어떤연구회(impulsefly.net) 제품.
8 사계절의 따뜻한 색감을 품은 토슈즈는 로르니(010-5136-3585) 제품.
9 반려동물의 스타일부터 트라밍까지 디자인하는 클러스터라운드(clusterround.com) 의 애견 의류.
10,11 세계 곳곳에서 찾은 공방과 디자이너, 소규모 브랜드의 제품을 소개하는 온라인 상점 프로스퍼 마켓(www.p-m.kr)의 웨이브 머그와 패턴을 가미한 포르셀린 트레이. 


자연이 깃든 일상용품


리빙&라이프스타일용품 편집매장 비 에(051-742-0214)는 내추럴한 무드의 리빙용품을 선보였다. 질감이 좋은 리넨 테이블보 위에 김남희 작가의 파스텔 톤 접시를 놓아 사랑스럽게 연출하고,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북유럽 디자인 상품으로 데코팁도 제안했다. 자체 제작한 식물 액자와 나무 홀더달력은 공간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내추럴한 무드를 연출할 수 있는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서울을 사랑하는 디자이너 35인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디자이너의 색다른 시선을 경험 할 수 있는 디자이너스랩. 올해는 우리가 사랑하는 도시‘서울’을 테마로 한글과 하트 심벌을 활용한 그래픽 작업 서른다섯 개를 볼 수 있었다. 미술가 홍지윤은 전통적 수묵 필법과 한국 오방색으로 색동 꽃을 그려내 축제처럼 표현했으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신명섭은 밤에 본 한강 다리를 조형적으로 드러내 철탑처럼 형상화했다. 스티키몬스터랩은 고유의 시그너처 캐릭터를 하트로 형상화해 도시 속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사진, 일러스트,미술 작업 등 디자이너마다 감상은 다르지만 서울의 팔색조 같은 매력을 만날 수 있었다.


감도 높은 영 일러스트



‘신진 디자이너들의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월간 <디자인>이 선정한 디자이너 35인의 제품이 가장 인상 깊었다. 특히 올해는 젊은 디자이너만의 감성과 유머를 엿볼 수 있는 일러스트 작업이 많았다는 후문. 그중 융합 창작 플랫폼 아트웍스그룹(artworksgroup.com)은 한글을 녹여낸 캘리그래피 프로젝트를 아트 포스터로 제작해 공간을 꾸몄다. 그림 같은 글자를 읽으며, 시각적으로 시를 읽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색색의 아크릴 프레임으로 아기자기한 느낌을 강조한 부쿠(www.boo-q.com)의 부스 또한 인기 만발이었다. ‘귀엽거나 낯설거나 야릇한 그림들’이라는 재미있는 콘셉트의 일러스트는 캐릭터의 순진한 표정과 대비되는 능청스러운 메시지로 복잡한 남녀 간의 감정을 담아낸 것. 이민혜 작가는 인간의 은밀한 순간과 감정을 위트 있게 표현해냈다.


셀프 브랜딩에 성공한 브랜드


디자인 가구와 소품 사이로 고소한 빵 냄새가 발길을 사로잡는 곳, 룰루스베이커리(051-701-8938)다. 이곳은 시각과 미각, 건강을 생각하는 브랜드. 자연 발효와 76시간 천연 발효한 대파 데니시, 오트밀 캄파뉴 등을 선보이는데 맛도 맛이지만, 감각적 인테리어와 테이블 세팅에 눈과 입이 호강한다. 해운대 매장은 세련된 인테리어로 이미 SNS에서는 핫 스폿으로 소문난 곳이니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한편 구빙담(052-257-5579)은 울주 사일마을의 작은 연못가에서 시작한 가게다. 바리스타들이 직접 로스팅한 원두커피와 ‘까만 눈물’이라는 이름으로 캐릭터화한 더치 커피가 일품. 검은 물방울 모양 캐릭터는 병과 패키지 디자인에 녹여내 구빙담을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되었다. 12월에 해운대에도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니 참고하자.


Interview 부쿠Boo.Q 디자이너 이민혜
주고받는 은밀한 사랑을 위하여!


Q 부쿠는 어떤 브랜드인가?
작년에 ‘시간’이라는 주제로 일러스트 작업을 했는데, 프랭크와 미미라는 남녀 캐릭터를 만들었고 이를 계기로 커플 간의 관계와 사랑을 다루는 작업을 시작했다. 복잡 미묘하지만 재미있다. 아, 부쿠는 ‘부끄럽다’라는 단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브랜드명이다.

Q 그림과 텍스트 간의 맥락이 중요해 보인다. 어디서 영감을 얻나?
물론 실제 내 경험에서 영감을 받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주제다 보니 솔직하게 다루려고 하지만, 적나라한 것보다는 사랑스럽고 위트 있게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영화의 한 장면이나, 책의 글귀, 일상 속에서 관찰한 장면 등에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Q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남녀 반응이 각각 달라서 흥미롭다. 남자들은 “야하다’’ “쑥스럽다”는 반응인 데 비해 여자들은 “귀엽고 사랑스럽다”며 좋아한다. ‘덥네요’가 첫 번째 작업물인데, 누구나 이 그림을 보면 바로 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면 나의 메시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다.

Q 다양하게 제품화할 계획이 있나?
아직 제품군을 늘려나갈 생각은 없다. 포스터와 엽서로 제품화한 것은 이 그림들이 주고받는 쓰임새가 좋기 때문이다. 제품군보다는 시리즈를 확대해서 이야기를 연장해나가는 것이 우선이다. 나중에는 독립 출판물이나 하나의 스토리 라인이 있는 책으로 출판할 수도 있겠지만.


부산의 솜씨 한 움큼!


셋의 손지민 대표가 기획, 연출한 문화마켓 마켓움(010-6878-9811)이 부산디자인페스티벌에도 참가했다. 마켓움은 장을 열 때마다 새로운 주제를 정하는데, 이번에는 ‘부산의 젊은 작가’를 테마로 작가11인이 참가했다. 그의 안목으로 선정한 작가 11인은 한 평 남짓한 부스에서 개성 있는 솜씨를 뽐냈다. 키미앤일이의 일러스트와 데스파지오의 텍스타일 제품, 듀스포레의 소반&볼, 스토리가 담긴 베란다 자수의 자수 제품 등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아이템은 모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글 이새미, 손지연 기자 사진 이기태, 김규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