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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상, 의미있는 사건7 2016년이라는 분기점


더욱 흥미진진해질 세상 포켓몬 고와 증강 현실
지난 여름, 강원도 속초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아직 한국에선 플레이할 수 없는 ‘포켓몬 고’라는 게임이 우연히 속초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유행에 민감한 이들이 속초로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 나도 소식을 듣자마자 속초로 향했다. 속초에선 많은 젊은 친구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게임 속 몬스터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몰입하게 만들었을까?


포켓몬 고는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AR)이라는 기술을 이용한 게임이다. 증강 현실은 현실의 사물 위에 그래픽 기술을 덧입혀 보여주는 기술이다. 포켓몬 고라는 게임을 실행하면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현실의 거리를 보여주고, 그 거리 위에 합성된 가상의 몬스터가 돌아다닌다. 신기하고 재미있다. 증강 현실은 아주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포켓몬 고 이전에는 널리 성공하지 못했다. 포켓몬 고의 성공은 향후 증강 현실 세상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현재 가장 발전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다. 지금도 일부 고급 차에는 유리창에 속도나 방향을 알리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부착되어 있다. 이 역시 일종의 증강 현실이다. 자동차 회사에선 앞유리창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도 증강 현실은 큰 기회다. 일례로 가구 회사 이케아가 내놓은 증강 현실 앱은 우리 집 사진에 이케아 가구를 가상으로 배치해 어울리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외과 수술 등 정밀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증강 현실 기술이 포켓몬 고 같은 게임과 학습 분야, 여행 분야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은 두말할것도 없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기본적으로 현실의 피사체에 가상 정보를 입히는 기술이기에 피사체에 대한 초상권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또 가상 정보에 집중하다가 현실에서 사고를 당할 가능성, 시각적 피로 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미래 세계가 증강 현실로 인해 좀 더 화려하고 흥미진진한 세상이 될 것은 분명하다. 집 안에 형형색색의 몬스터가 가득 차 있는 광경은 정말 재미있지 않은가? _김정철(IT 칼럼니스트, 웹진 <더기어> 편집장)


새로운 여성운동의 출현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가정 폭력으로 여성이 사망하거나 성 산업 종사 여성이 살해되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다만 대부분 알려지지 않거나 사고사, 자살 등으로 위장되어왔다. 그러나 올해 5월 17일 서울 강남역 인근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일어난 여성 살해 사건은 최초로 대중적으로 공론화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여성 입장에서는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니라 역사에 기록되어야 할 ‘새로운’ 사회현상이었다.


일단, 이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문제였다. ‘묻지 마 살인’ ‘동기 없는 범죄’ ‘정신병자의 우연한 소행’ 등은 피의자 본인의 명확한 자기주장(“여자라서 죽였다”)과 범행 상황(여섯 명의 남성이 지나간 후 살해)으로 볼 때 타당성이 없다.

이 사건은 전형적인 여성 혐오(misogyny) 현상이었지만, 이전과 다른 점은 사건 이후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분노가 적극적으로 조직화되었다는 점이다. 새로운 형태의 여성운동 출현이라 할 수 있다. 고인에 대한 추모, 성차별에 대한 각성과 성찰을 쓴 수천 개의 포스트잇은 경향신문 기자들의 채록으로 책으로 출간되었다(<강남역 10번 출구, 1004개의 포스트잇>). 이후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 문화에 저항하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기존의 여성운동가와는 다른 동기와 성향을 지닌 ‘평범한’ 여성들의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어난 자발적 모금 운동은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소송 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한 페미니즘 티셔츠 판매가 애초 목표액의 열다섯 배인 1억 5천만 원을 모금했고, 여성 비하 발언 대응 매뉴얼 책자를 제작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 결과로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는 책이 출판되었다. 서점가의 유례없는 여성학 도서 돌풍도 놀라운 일이다. 인문 사회과학 분야는 물론, 총판매량에서도 대거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방송인 장동민 씨의 문제적 발언부터 강남역 살인까지 이어진 사건의 공통점은, 일상적이던 성차별 문화에 대한 일반 대중의 대응이 본격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각성한 여성이 과거로 돌아가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_정희진(여성학자)


언제나 반복될 수 있는 일 위작과 대작 사건
최근 1년 한국 미술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격동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환기의 1971년 점화 ‘19-Ⅶ-71 #209’(253×202cm)가 약 47억2천1백만 원에 낙찰되며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지난 4월 다시 김환기의 1970년작 ‘무제(Untitled)’가 10회가 넘는 경합 끝에 약 48억 7천만 원에 낙찰됐고, 2개월 뒤엔 무려 19회의 경합 끝에 김환기의 1972년 점화 ‘무제 27-VII-72 #228’(264×208cm)가 54억 원에 국내 컬렉터에게 낙찰됐다. 네 작품의 합계액만 2백10억 원에 달한다. 연이은 낭보는 ‘이제 한국 미술 시장이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글로벌 마켓에 걸맞은 규모로 성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키웠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핑크빛 환상은 얼마 가지 못했다. 바로 ‘조영남 대작 논란’과 ‘이우환 작품의 위작 사건’이 그 주인공이다. 대작代作과 위작僞作은 어느 시대에나 있기 마련이다. 특히 미술 시장 호황기, 이른바 ‘돈이 되는 작가’에게 위작 사건이 발생한다.


대작이나 위작 사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곰팡이가 생겼다면 주변 환경의 청결 유지가 중요하듯, 그보다는 이번 사건을 대하는 미술계 내부나 일반 수요자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미술 시장은 감성 산업이다. 무엇보다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도덕성을 전제할 수밖에 없다. 대작은 철저히 작가의 양심 문제다. 양심을 저버린다면 고객의 마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위작은 분명 한 범법 행위로 공명정대한 잣대와 합당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

과거에 그래 왔듯, 일련의 대작과 위작 사건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는 보편적 현상이다. 최고의 생존 작가로 꼽히는 이우환의 바통을 누가 받건 유사한 사건은 분명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지금 문화를 소비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장독에 빠진 파리 한 마리 때문에 독을 깨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정한 일부의 불미스러운 사건과 사고 때문에 그동안 쏟았던 미술에 대한 애정을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작가와 미술계, 애호가 등 어느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_김윤섭(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숙명여대 겸임교수)


인간을 돕는 도구 알파고와 인공지능
지난 2월, 구글에서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논문이 발표됐고, 이 프로그램이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대국을 벌일 계획이라는 내용이었다. 바로 알파고였다. 그리고 한 달 뒤, 알파고는 전세계 바둑과 IT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대국 결과는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바둑계는 끝장났다는 이야기부터 ‘내 직업이 인공지능에 밀려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사회적 공포가 퍼지는 데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정말 우리의 일자리는 위태로워질까?

하지만 구글을 비롯한 IT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목적은 ‘사람의 대체’가 아니라 사람을 돕는 도구에 있다.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은 화려해 보이지만 사실 반복적 정보의 분류에 가깝다. 사람이 놓칠 수 있는 정보의 미세한 변화를 잡아 질병을 초기에 진단하거나, 해킹을 막고, 엘리베이터의 고장을 찾아내는 게 머신 러닝의 본 역할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머신 러닝이 의사를 대체하고, 개발자를 대신할 수는 없다. 다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사의 검사 결과는 더욱 정확해지고, 엔지니어들은 건축물의 안전사고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결국 병을 치료하고, 사고 원인을 고치는 본래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계산기가 나왔다고 해서 수학자의 일거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듯 말이다.


세상이 모두 ‘내 직업의 생존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바둑계는 그 답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당사자일 것이다. 한국기원의 하호정 사범은 “알파고의 바둑은 완벽하긴 하지만, 바둑이 주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역설적이지만 바둑의 본질은 승패가 아니라 대국 과정에 있다는 이야기다. “머신 러닝과 복기까지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흥미로울 것 같다”는 송태곤 9단의 말은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

기술은 예고 없이 성큼성큼 다가온다. 기술을 부정한다고 흐름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술의 가치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이제는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보다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_최호섭(IT 칼럼니스트)


도널드 트럼프 시대 미국 대통령 선거
올해 미국 대선에서 다수 유권자는 유능한 관료지만 기성 정치인의 부정적 이미지가 짙은 힐러리 클린턴보다 인종차별부터 조세 회피까지 시민 윤리상실의 ‘끝판왕’을 보여주었으나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고 호언한 도널드 트럼프를 선택했다.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은 지구 반 바퀴 건너 한국에 사는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국에서 미국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은 군사 관련 정책이다. 트럼프는 해외 미군 철수를 논하는 듯하다가도 중동에서 미군을 철수한 것이 이슬람국가(ISIS)를 부흥시켰다고 말하고, 과거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다는 사실과 다른 말을 하는 한편, 시리아를 폭격하자고 주장하는 등 인기를 위해서라면 온갖 모순되는 논리를 서슴지 않았다. 동아시아 군사 균형을 위해 한국이 중요한 만큼 예전 부시 정부 시절 공화당의 한국 정책과 완전히 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해관계를 더 강력하게 강요할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하다.


그는 이미 방위 분담금을 더 내도록 만들 것임을 천명한 바 있으며, 미군 주둔을 전제가 아닌 협상 조건으로 삼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국제 경제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인기를 구축한 방식이 중국, 멕시코 등 자국의 일자리와 국부를 빼앗아가는 외국에 대한 혐오 조성이었기에, 자기 핵심 지지 기반인 저학력 백인층을 보듬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한국에는 한미 FTA의 재협상을 어떤 수준에서든 요구할 가능성이 있으니 일찍부터 정교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위축이 우려되는 또 다른 영역은 유학과 취업 등 개개인의 미국 진출 활동이다.

한국 사회는 트럼프의 당선과 그 후의 미국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대선이후, 세계의 연구자들이 예상 밖의 결과를 낳은 미국 사회의 지역에 따른 생활 조건 격차와 사회적 신뢰 격차, 인종과 교육 정도 등에 따라 확연하게 나뉘는 정치 성향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상세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빈부 격차, 사회적 불신 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귀중한 반면교사 자료를 한가득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_김낙호(미디어 연구가)


저녁이 있는 삶 김영란법 시행
지난 9월 28일 김영란법이 시행됐을 때만 해도 법 저항감이 어마어마했다. 일단 김영란법의 설계 자체가 정교하지 못했다. 법 시행을 앞두고 국민권익 위원회로 문의가 쇄도한 이유다. 이게 위법인지 아닌지는 알아야 지키든지 말든지 할 게 아니냐는 얘기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영란법 시행 전 내수 소비 측면에선 11조 6천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로 막대한 규모였다. 구체적으론 요식업에 서 7조 원, 각종 선물 소비에서 2조 원, 골프 산업에서 1조 원 정도였다.

예측대로 맞아떨어진 부분도 있었다. 특히 김영란법의 직격탄을 맞은 골프장은 접대성 골프 문화가 얼마나 번성했는지를 보여줬다. 유흥업소의 매출도 급감했다. 밤 문화의 지하 경제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었다. 화훼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그런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거라던 요식업매출은 별반 줄지 않았다. 오히려 값싼 식당의 매출은 늘었다. 3만 원이면 충분했다.


김영란법의 가장 긍정적 효과는 직장인이 ‘저녁이 있는 삶’을 얻었다는 점이다. 당장 법인카드 사용 시간의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다. 법인카드 결제가 급증하는 골든 타임이 한 시간 이상 앞당겨졌다. 비즈니스 미팅을 해도 저녁만 일찍 먹고 헤어진단 뜻이다. 반면 대형 마트 매출은 급증했다. 10월 기준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11.5% 이상 늘어났다. 저녁을 집에서 먹는 직장인과 공무원이 늘어난 탓이다. 저녁 시간을 이용한 직장인들의 자기 계발 사례도 늘어났다.

김영란법의 원래 이름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민간 영역의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장기적으론 공적 관계와 사적 관계를 구분하는 시민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사가 구분되는 세상! 제도로 문화를 바꾸고, 그 문화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제도가 일으킨 변화가 문화로 정착하려면 훨씬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규제의 우회로를 찾으려는 시장의 탐욕은 멈출 리가 없고 멈춘 적도 없다. 어쨌든 김영란법은 저녁이 있는 삶을 가져왔다. 일단은 그렇다. _신기주(남성지 <에스콰이어> 피처 팀장)


웰다잉well-dying이 웰빙이다 웰다잉법 국회 통과
아픔을 겪는 환자가 인생의 종점을 향해 달려갈 때 우리는 한없이 무력함에 빠지고 만다. 어느 날, 내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 죽음 앞에 놓여 있다면 그가 나머지 삶을 잘 정리할 수 있도록 정성껏 챙겨줄 수 있을까?




웰다잉법(호스피스 완화 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말기 환자의 연명 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지난봄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하지만 이 법이 우리 일상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가져다줄지에 대해선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 탓일 것이다. 웰다잉법은 준비 기간을 거쳐 2018년 봄부터 시행하지만 우리 사회에선 앞으로 적지 않은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변화를 위한 제도적 틀은 생겼지만, 변화를 받아들일 우리의 의식 수준은 아직 너무도 낮은 상태라 한동안 우리는 어수선한 시절을 겪을지 모른다.

우리 삶을 보람 있는 시간으로 메우기 위한 노력이 웰빙이라면, 그 삶의 끝자락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찾는 것이 웰다잉이다. 현대 의학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환자가 더 이상 연명 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사전 의료 의향서 등에 밝혀두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 웰다잉법은 이런 환자의 뜻을 존중하고, 호스피스 치료 등으로 특별히 지원한다.


각급 병원에서는 여전히 말기 환자의 연명 치료를 계속하고 있으며, 가족은 거의 무조건적으로 환자에게 의미 없는 치료를 선택한다. 마치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효나 무례를 저지른 것 같은 자책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생하며 치료받고 몇 차례의 수술을 거친 끝에 쇠약해져 마지막 한마디도 못하고 떠나가는 환자가 너무도 많다.

웰다잉법의 시행을 앞둔 지금, 인생의 황혼에 이르른 노년은 물론, 젊은 사람도 죽음에 대해 활발하게 토론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마지막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집안 웃어른이 스스로 그런 화제를 편하게 꺼내는 것이 자연스럽겠다. 가족끼리 모여 식사하는 자리에서 스스럼없이 우리의 마지막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어떨까? 법 시행보다 웰다잉에 대한 의식 변화가 먼저다. _최절주(웰다잉 칼럼니스트, 전 중앙일보 논설 고문)


담당 정규영 기자 일러스트레이션 심혜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