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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있는 소비 생활 '버리는' 것까지 신경써야 진짜 친환경이다!
무심코 사용하는 종이 패키지가 생산자와 사용자, 지구환경과 다음 세대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자신만의 철학으로 묵묵히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는 브랜드 제품과 함께 친환경 패키지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짚었다.

1 휘발성 유기화합물 대신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인쇄하는 이니스프리(080-380-0114). 2 이탈리아 유기농 브랜드 콜만 오가닉(070-4827-2736)의 생리대로, 내ㆍ외부 패키지 모두 재활용 가능하다. 3 록시땅(02-3014-2950)에서 사용하는 쇼핑백은 사과 주스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종이화해 제작한 것으로 잉크와 풀 또한 워터 베이스의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빗물에 찢어질 위험이 있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동참 중. 4 자연을 보호하는 숲으로 인정받은 곳에서 만든 종이만 사용하며, 염소 표백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또 식물성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며 과대 포장을 지양하는 멜비타(02-3014-2950).
우리 생활과 밀접한 물성 중 하나는 종이다. 지금 여러분 손에 들린 잡지도, 아침에 일어나서 보는 신문도,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휴지도, 대중교통에 부착된 광고도 모두 종이로 만든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의 쓸모를 부각하려니 뜬금없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스마트폰, UHD TV 등 첨단 장비와 기기의 패키지는 모두 종이라는 사실! 종이 패키지는 어떤 종이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국제 비정부 단체인 국제산림관리협의회는 산림훼손과 환경 파괴를 예방하기 위해 제도를 구축했는데, 지속 가능한 삼림 경영을 시행하는 숲에서 합법적으로 벌목한 나무에 부여하는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 지류, 재생지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은 코팅.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 중 하나다. 과자 봉지, 믹스 커피, 가공식품등의 박스가 반짝거리는 것은 오버 코팅을 했다는 것인데, 오버코팅의 주원료는 아크릴이다. 딱딱한 아크릴에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Volatile Organic Compound)인 톨루엔을 넣어 녹인 뒤 종이 위에 약칠을 한다. 톨루엔은 석유를 추출할 때 제일 처음 나오는 가스인 만큼 인체에 유해한 화학 성분. 아크릴 액체로 종이에 약칠한 후에는 20m 정도 되는 유닛이 돌아가면서 다림질을 하는데, 80~90℃의 고온에 압을 가해 누르면 아크릴이 녹아 반짝거리게 된다. 아크릴을 녹이는 과정에서 톨루엔이 기화한다. 이를 오랜 시간 흡입하면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말이 어눌해지고 행동이 둔해질 정도로 위험한 화학 성분이다.


1 매일두유는 친환경 종이 포장재 테트라 팩을 사용해 안전성을 갖추었으며 재활용이 가능하다. 매일유업(1588-1539). 2 재활용 가능한 종이 포장재를 사용한 가루 세탁 세제는 프랑스 오가닉 세제 브랜드 에타민 듀 리스(070-4827-2736). 3 마켓오는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인쇄했으며, 수성 코팅을 해 재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필름 포장재 역시 인쇄 과정에서도 톨루엔을 사용하지 않았다. 오리온(02-710-6000). 4 닥터 브로너스(02-3414-1109)는 공정 무역을 실천하고 미국 농무부(USDA)에서 인증한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며, 동물 실험에 반대하고 재활용 종이 패키지를 사용한다. 
패키지에 글자나 그림을 인쇄할 때도 메틸알코올 용액을 사용하는데, 자칫하면 실명 위험까지 있는 용액이라는 사실. 물론 인쇄 후 건조시켜 유해 성분이 날아가게 하지만 잔존 용액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믹스 커피처럼 분말 형태인 경우 숯처럼 기공이 많기 때문에, 인쇄 후 건조시켜도 남은 잔존 용액이 내용물에 스며들 위험이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그간 껍데기는 안중에도 없고 알맹이에만 집중해온 것이 부끄러워진다. 물론 해외와 비교했을 때 친환경 패키지에 대한 국내시장의 인식은 현저히 부족하다. 재활용 소재 사용, 소이 잉크(대두유를 사용해 만든 콩기름 잉크) 정도의 표기만 있을 뿐, 패키지가 생산되는 전 과정에 대한 친환경 표기나 인증 마크가 따로 기재되지 않는다. 따라서 브랜드 입장에서는 기업 가치관이 확고하지 않는 한 비싼 비용을 들여 까다롭게 포장과 인쇄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똑똑한 소비자가 현명한 브랜드를 만드는 법. 소비자가 먼저 친환경 패키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인식하고 제품을 구매해야 많은 국내 브랜드가 버려지는 패키지까지 친환경 제작을 고수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친환경 패키지는 다음 세대를 위해 선택 아닌 필수다.

 

글 손지연 기자 사진 이경옥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