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가구와 그림의 유쾌한 시너지
‘마립’은 4세기 중반 신라시대 임금을 뜻하는 ‘마립간’에서 따온 말로 ‘최고’를 뜻한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디자인 가구를 만날 수 있는 동작구 사당동의 마립에서 <조영남의 리빙룸-생활 가구와 현대미술의 만남>전이 열리고 있다.

양쪽 작품 모두 ‘숫자 4에 관한 비밀’, 100×80cm,1996. 가운데 작품은 ‘왜 그림을 그리는가요’, 130×130cm, 2010.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는 콘셉트의 디자인 가구 전시 공간 마립의 총괄을 맡고 있는 최승훈 전무는 “이곳은 일상생활에 접목할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구들을 자체 제작하거나, 수입해서 전시하는 공간입니다”라고 마립을 소개했다. 공방에서는 최승훈 전무가 직접 디자인한 한국적 느낌의 가구들을 자체 제작하고, 수입 가구의 경우 대부분 인도와 베트남에서 들여온다. “마립에서 전시 중인 가구들은 사무실이나 넓은 공간에서 사용하는 덩치 큰 인더스트리얼 가구와 집 안에 두고 일상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프로방스풍 가구 두 종류로 나뉩니다. 자체 제작하는 가구는 공방에서 직원 두 명과 함께 만들지요.” 지금은 전체 가구의 30% 정도만 자체 제작하지만 점점 더 그 비율을 늘리고, 주문 제작 시스템도 활성화할 계획.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가구를 원하는 사람에게 합리적 가격대로 선보이기 위해서다.

1 마립의 가구와 함께 전시된 작품은 ‘극동에서 온 꽃’, 70×60cm, 2014.
2
 마립의 한국 전통 가구를 재해석한 가구와 함께 전시된 작품은 ‘호밀밭의 파수꾼’, 116×90cm, 2008. 

8월 31일까지 마립 가구 전시장에서 진행하는 전시 <조영남의 리빙룸-생활 가구와 현대미술의 만남> 역시 이러한 취지에서 시작했다. 마립 가구 전시장 건물 2층에 위치한 ‘아시안 아트 웍스Asian Art Works’ 장유리 디렉터는 “건물 2층에 사무실이 있는데, 우연히 둘러보던 중 지하 1층 가구 전시장 공간의 다양한 느낌이 좋았어요. 넓은 공간을 각각 주방과 거실, 응접실과 침실 같은 콘셉트로 꾸민 것도 모두 일상생활에서 친숙하게 소비할 수 있는 가구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이지요”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영남 작가의 전시를 이곳에서 열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전시를 준비하던 중 이 공간이 떠올랐고, 조영남 작가의 작품과 가구를 매치하는 방식이 좋겠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술은 누구나 쉽게 감상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조영남 작가의 작품이 재미있고, 작가의 캐릭터도 대중과 친숙하기 때문에 이 공간에서 조영남 작가의 전시를 하게 되었어요”라고 밝혔다. 크게 두 공간으로 나뉜 전시 공간을 천천히 둘러보니 침실 가구 옆에는 ‘즐거운 나의 옛집’ 같은 채도가 낮은 편안한 느낌의 작품들을, 다이닝 테이블 등 큰 가구 주변에는 강렬한 색채와 화사함이 돋보이는 ‘화투’ 연작을 매치했다. 높은 천장과 널찍한 공간, 그 안에 작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공들여 설치한 조명까지. 흡사 멋지게 정돈한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가구와 그림이 어우러져 서로를 한껏 돋보이게 하기 때문은 아닐까.

1 ‘십자가와 만자를 든 남자’, 65×45cm, 2005.
2
 양쪽 작품 모두 ‘음악과 미술’, 33×53cm, 2010. 가운데 사진 작품은 ‘모델 송경아와 함께’, 80×70cm, 2012. 

베이징과 부산에 화랑을, 뉴욕과 서울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아시안 아트 웍스는 마립 가구 전시장과 연계해 앞으로도 꾸준히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구와 그림을 자연스럽게 접목해 관람객의 일상에 예술적 감성을 불어넣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젊은 아시아 작가들의 전시도 준비 중이다. 올겨울 마립에서 아시안 아트 웍스가 준비한 또 다른 전시를 만날 수 있을 예정. 마립의 온라인 스토어(www.mareep.co.kr)에서 가구뿐만 아니라 조명등, 소품, 패브릭 등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으니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디자인 가구와 소품을 원한다면 추천한다.
문의 마립(02-2258-0780)

마립의 최승훈 전무와 아시안 아트 웍스의 장유리 디렉터.

글 유주희 기자, 사진 김동오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