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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유럽으로 떠나는 오페라 여행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기 좋은 시기는 언제일까? 유럽의 여름은 우리나라보다 일조 시간이 길어 이곳저곳 둘러보기에 좋고 그만큼 많은 관광객으로 거리와 공항이 붐비는 여행의 계절. 하지만 유럽 현지 사람처럼 그곳의 공연 문화를 즐기려면 여름보다 겨울이 좋다. 여름은 유럽 각 공연장의 오프 시즌이어서 자체 기획 공연이 없고 대부분 대관 공연뿐이며, 겨울에 공연 시즌의 절정을 맞는다.


유럽에서는 여름에 아예 문을 닫는 예술 극장도 꽤 많다. 그러니 밤이 길고 습기까지 머금은 추위가 몸을 움츠러들게 하더라도, 세계적 예술가가 무대에 오르는 공연 시즌의 절정이 겨울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겨울 유럽 여행도 충분히 낭만적일 수 있다.
특히 유럽의 대도시로 여행을 떠난다면 하루 정도는 시간을 내어 꼭 오페라를 관람해보자. 전통적으로 유럽의 귀족을 중심으로 오페라 관람 문화가 발달했기에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세계 공연 문화를 선도하는 유명 작품 관람은 물론, 우아한 오페라 극장에서 그 도시에 사는 상류층이나 지식인, 패션 피플까지 구경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유럽 상류층의 문화생활을 엿보는 오페라 관람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악가가 출연하는 공연이라면 몇 달 전부터 예매를 서두르는 게 좋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후 공연 개막 시간 1시간 전쯤 극장에 도착해 매표소에서 영수증을 제시하고 좌석 번호가 적힌 종이 티켓을 받으면 된다. 보통 로비 입장은 공연 30분 전부터 할 수 있으니 시간이 여유롭다면 극장 주변에서 가벼운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유럽 각 도시의 오페라 극장 주변에는 그곳의 관객이 단골로 가는 레스토랑이나 카페가 즐비하고, 관람객을 위해 특별히 20분 만에 식사를 마칠 수 있는 가벼운 코스 메뉴도 마련하고 있으니 공연 관람 전에 부담 없고 즐거운 디너로 기분을 고조시킬 수 있다. 혹시 식사를 하지 못했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럽 오페라 극장의 인터미션 시간은 한국의 공연장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막간을 이용해 로비에서도 충분히 요기할 수 있다.

요즘엔 국내 극장에서도 수준 높은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고 DVD로도 얼마 든지 볼 수 있는데, 굳이 여행지에서 티켓을 사서 오페라를 봐야 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오페라 작품 자체를 즐기는 것 못지않게 현지인이 오페라 관람을 어떻게 즐기는지, 어떤 옷을 입고 극장에 오는지, 막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함께 경험해보기 위해서다. 어두운 객석에서는 무대에만 집중해야 하지만 로비에서는 관객이 주인공이다. 사람 구경하면서 자신의 존재감도 드러내며 여유 있게 막간을 즐기는 게 오페라 관람의 묘미다. 사실 오페라 관람에 특별한 드레스 코드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여행 전 미리 마음에 드는 옷을 준비해 오페라 극장의 우아한 분위기에 걸맞게 한껏 멋 부리기를 권하고 싶다. 실제 유럽의 오페라 극장에 가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멋스럽고 우아한 차림을 하고 오기 때문에 인터미션 시간에 로비에서는 그들의 패션 감각과 유럽 상류층의 사교 문화를 보는 재미도 색다르다.

도시의 상징, 오페라 극장
유럽의 유명한 오페라 극장은 주로 대도시에 있다. 영국은 런던에, 프랑스는 파리에 그 도시의 문화와 예술의 상징처럼 오페라 극장이 자리한다. 반면, 이탈리아는 수도인 로마보다 밀라노와 베네치아가 오페라 극장으로 훨씬 더 유명하다. 특히 수로의 도시인 베네치아는 1637년 산 카시아노 극장을 개관해 서양음악사 최초로 공공 오페라 극장을 선보인 지역. 박스 모양의 좌석을 갖춘 말발굽 형태의 극장이 이곳에서 처음 등장했고 이후 유럽 오페라 건축의 모델이 되었다. 또 오페라 관람이 귀족만이 아닌 일반 시민의 삶의 일부로 자리 잡게 만든 곳도 베네치아의 오페라 극장이다. 현존하는 최초의 오페라 극장은 1600년에 건축했지만 이는 궁정의 여흥을 위해 만든 것으로, 이 오페라 극장은 37년 동안 일반 시민의 삶과는 무관했다. 하지만 베네치아에서 부를 축적한 귀족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오페라 극장을 지으면서 귀족과 시민도 오페라 공연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런 방식은 유럽의 다른 도시로도 번져나갔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수도는 마드리드이지만 실제 오페라 관람 열기는 바르셀로나가 더 뜨겁다. 마드리드의 오페라 문화는 궁정 오페라에서 출발했지만, 바르셀로나는 베네치아와 마찬가지로 상업 귀족들이 오페라 극장을 지었기 때문이며 특권층만 이용하는 로열 박스석도 따로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적 음악 도시인 오스트리아의 빈도 마찬가지. 슈타츠오퍼를 비롯해 폴크스오퍼, 테아더 안 데어 빈 등 오페라를 공연할 수 있는 극장이 세 개나 있다.


빈 슈타츠오퍼
오페라 팬이라면 누구나 환영하는 열린 극장

빈의 ‘슈타츠오퍼Staatsoper’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국립 오페라 극장이다.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연합군의 공습으로 로비, 계단, 로열석에 딸린 접견실만 남고 객석과 무대가 소실됐다. 새로 지으면서 박스석은 그대로 두었으나 시야나 음향이 가장 좋은 로열석은 헐어서 입석으로 만들어 1955년에 다시 문을 열었다. 음악의 도시답게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이 극장은 지휘를 공부하는 음악도들이 즐겨 찾는 무대 양옆을 포함해 입석이 5백67석이나 된다. 위치에 따라 3~4유로(약 4천5백~6천 원)면 입석에서도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여행자도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입석 티켓은 공연 개막 80분 전에 발매하는데, 구입하려면 적어도 3시간 전에는 줄을 서야 한다.

그 정도로 다리가 튼튼하다면 입석에 도전해보자. 유럽에 도착하면 2~3일 정도는 시차 때문에 공연 시간에 잠이 쏟아지기 쉬운데 입석에서 관람하면 졸음이 오지 않는다. 특히 오페라를 정말 좋아하지만 호주머니가 가벼운 열정적 ‘오페라 애호가’들과 함께 공연을 보는 것도 값진 경험이다. 같은 구역의 입석이라도 앞줄이 시야나 음향면에서 더 좋은데 선착순으로 자리가 배정되니 참고하길. 자리라고 해봐야 양팔을 기댈 수 있는 철봉 같은 막대이고 휴식 시간에는 손수건이나 스카프를 묶어서 자기 자리를 표시한다. 입석 발매를 기다리며 줄을 설 때는 귀중품을 뺀 배낭이나 가방을 그 자리에 놓아두고 잠시 용무를 보거나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돌아와도 된다.

로비에는 카를 뵘, 구스타프 말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 역대 음악 감독들의 흉상이 있다. 특히 말러의 흉상은 로댕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안톤 디트리히가 만든 베토벤의 흉상도 눈길을 끈다. 중간 휴식 때 오스트리아의 로열패밀리가 차를 마시던 티룸은 누구든 원하면 비용을 지불하고 통째로 빌릴 수 있다. 공연 시작 전과 인터미션 동안 사용료는 1분에 10만 원 정도. 공연 전에 20분, 중간 휴식 2회에 20분씩이면 6백만 원을 내야 한다. 매일 오후 2시와 3시에 출발하는 가이드 투어도 있다. 이번 연말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탄생 1백50주년을 기념해 그의 오페라 <아라벨라>를 공연한다.
Wiener Staatsoper 주소 Wiener Staatsoper GmbH Opernring 2 1010 Wien 예약 (+43) 15 14 44 2250, www.wiener-staatsoper.at


파리 팔레 가르니에
전통 건축물에서 우아하게 감상하는 오페라

파리에는 국립 오페라 극장이 두 개 있다. 먼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실제 무대로 유명해 파리를 상징하는 관광 엽서에 자주 등장하는 극장은 건축가 샤를 가르니에의 이름을 따서 ‘팔레 가르니에Palais Garnier’라고 부른다. 또 한 곳은 미테랑 대통령의 사회당 정부 때 바스티유 감옥 자리에 새로 지은 극장으로, 정식 이름은 ‘오페라드 바스티유Opera de Bastille’이며 이곳은 팔레 가르니에보다 객석이 1천 석가량 많다. 가르니에에서는 주로 발레 공연을 많이 하고 간혹 모차르트나 바로크 오페라를 상연하기도 한다. 그러니 파리 여행 중에 베르디나 푸치니의 대작을 보고 싶다면 가르니에가 아닌 바스티유로 가야 한다.

반면 오페라 공연뿐 아니라 프랑스 전통 건축물 내부의 멋스러운 분위기와 박스석 칸막이가 그대로 남아 있는 오페라하우스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가르니에로 가는 게 적합하다. 만약 이곳에서 공연을 관람한다면, 1층 객석보다는 박스석 티켓을 구매하라고 권하고 싶다. 마치 그 옛날 프랑스 왕조의 귀족이 된 듯한 이국적이고 특별한 느낌 덕에 공연의 감동이 몇 배는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가르니에의 로비에서는 마치 베르사유 궁전에 들어온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들 정도로 화려한 벽화와 대리석 바닥, 샹들리에를 보며 한가롭게 거닐 수 있다.

만약 유럽 여행의 목적지가 파리가 아닌데 샤를 드골 공항에서 비행기 환승 대기 시간이 4시간 이상으로 예정된 사람이라면,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가르니에 극장으로 가서 짧은 극장 투어를 해보자. 극장 바로 앞에서 공항으로 가는 직행버스가 출발해 환승시간을 이용해 방문하기에 최적의 코스다. 가르니에 극장 근처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는 브르타뉴산 생굴 요리를 선보이기 때문에 화이트 와인이나 샴페인을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다. 기본으로 나오는 빵 몇 조각만 먹으면 간단한 식사 대용으로 충분하니 파리에 머무는 여행자도, 파리 공항에서 대기하는 여행자도 팔레 가르니에 방문으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기를. 이번 연말에는 독일 작곡가 엥겔베르트 훔퍼딩크의 동화 같은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감상할 수 있다.
Palais Garnier 주소 Angle rues Scribe et Auber 75009 Paris 예약 (+33) 1 71 25 24 23, www.operadeparis.fr


베네치아 라 페니체
불사조의 비극이 전설이 된 극장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La Fenice’ 극장은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를 초연한 유서 깊은 무대다. 한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유명 성악가들이 세계 오페라 극장 중 이곳 무대를 가장 아끼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는 라 페니체 극장의 음향이 독보적으로 빼어나기 때문이다. 페니체란 불사조라는 뜻, 아라비아 사막에서 5백 년마다 스스로 향나무에 불을 붙여 타 죽고 잿더미 속에서 다시 젊은 모습으로 태어난다는 전설 속의 새다. 이런 이름이 극장의 운명을 이끌었는지, 이 극장은 1836년에 이어 1996년에 화재로 소실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베네치아는 수로마다 물이 넘쳐나니까 금세 불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하필이면 1836년 이 극장에 난로 과열로 첫 화재가 나던 날은 바로 앞 운하에서 공사를 하느라 물길을 막았다고 한다. 게다가 워낙 좁은 골목이라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웠고 설상가상으로 화재 경보기도 고장이 났다. 다행히 당시 보수 공사로 휴관 중이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세계 문화유산급 극장이 순식간에 사라져 전 세계의 예술가들과 오페라 팬이 충격에 빠졌다.

두 번째 화재는 고의적 방화였다. 화재 경보기 등의 보수 공사를 맡은 건설 회사가 작업 일정이 늦어졌다고 지나치게 벌금을 물리자 이에 불만을 품은 전기 배선공 두 명이 합선을 가장해 불을 지른 것. 두 사람은 6년 동안 복역했고 극장을 복원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성금을 모았다. 파바로티, 도밍고 등 세계적 가수가 성금을 냈고 이탈리아 정부는 물론 유네스코, 유럽연합도 특별 지원금을 보내온 덕분에 설계도에 따라 옛 모습 그대로 다시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새롭게 태어난 극장은 객석이 더 늘었고 객석 의자 밑에 에어컨을 설치해 오프 시즌인 한여름에도 공연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처럼 불사조가 다시 날아오르는 데는 약9천만 유로(약 1천1백억 원)라는 막대한 비용이 들었으며, 7년간의 공사 끝에 문을 열었으니 베르디의 공연을 감상하지 않더라도 이 극장에 들러 전설 같은 극장의 운명을 떠올려보는 것도 베네치아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낮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공연 준비 장면을 볼 수 있는 리허설 투어 프로그램이 있으니 큰 부담 없이 불사조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연말의 저녁 공연은 베르디가 베네치아를 위해 작곡한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와 <라 트라비아타>이다.
Teatro La Fenice 주소 San Marco 4387 30124 Venezia 예약 (+39) 041 786672, www.teatrolafenice.it


바르셀로나 리세우
여권도 챙겨야 하는 엄격한 극장

오페라 극장 개관 후 두 차례나 화마에 휩싸인 것은 바르셀로나 리세우Liceu 극장도 마찬가지다. 문을 연 지 14년 후인 1861년에 로비와 계단만 남겨놓고 몽땅 타버렸다. 기껏 다시 지었더니 1994년 1월 31일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개관 당시 객석은 4천 석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극장이었는데 지금은 입석을 포함해 2천7백 석의 극장이 되었다. 이런 아픔을 겪은 탓에 리세우 극장에는 구석구석마다 폐쇄회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이 카메라의 용도는 다양한 각도에서 공연을 녹화해 DVD를 제작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 극장에서는 티켓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은 로비에도 못 들어가니 바르셀로나에서 오페라를 감상하려면 티켓을 잘 챙기기를. 한번은 바르셀로나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공연 시간이 가까워져 숙소에 들르지 않고 극장으로 직행했는데, 예매한 티켓을 호텔 방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호텔에 들렀다가 가면 늦을 것 같아 티켓 창구에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여권을 보여달라고 했다. 티켓을 예매할 때도 여권을 요구해 기이하게 생각했더니,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창구 직원은 내 여권을 확인하고 로비 출입구의 전자 감식기에 내 티켓을 들고 들어간 사람이 없는 것까지 면밀히 확인한 후에야 새 티켓을 발급해주었다. 리세우 극장은 재개관 후 시즌 티켓 판매율이 매우 높아졌다. 특히 <라 트라비아타>나 <라보엠> 등의 인기 작품을 감상하고 싶다면 공연 당일 낱장 티켓을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번 연말에는 이탈리아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무대에 올린다.
Gran Teatre del Liceu 주소 Les Rambles 51-59 08002 Barcelona Spain 예약 (+34) 934 85 99 00, www.liceubarcelona.cat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시장 가듯 편하게 갈 수 있는 오페라 극장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Roral Opera House’는 ‘코번트 가든’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코번트 가든은 원래 시장터였으며 극장 주변으로 지금도 옷 가게, 레스토랑, 술집, 카페, 꽃 가게가 즐비하다. 1960년대 재개발로 헐릴 위기에 처했으나 주변 지구를 문화재로 지정해 지금까지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이 극장에서는1858년 개관 초기에는 독일, 프랑스, 러시아 오페라도 이탈리아어로 번역해 불렀다. 이후 1888년에 말러의 지휘로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 전막을 독일어로 상연한 후에야 각 작품의 원어로 공연하게 되었다. 그러니 그 옛날 자막이 없던 시절에 영어를 사용하는 런던의 관객은 일찌감치 극장에 도착해 소책자(리브레토)를 구입해 미리 공연 줄거리를 읽으면서 감상을 준비했다.

코번트 가든은 개ㆍ보수 공사를 거쳐 1999년에 재개관한 후 객석은 2천1백66석에서 2천2백57석으로 늘어났다. 에어컨 시설도 설치해 쾌적한 실내에 편리한 설비까지 두 가지 매력을 모두 갖춘 극장이 되었고, 백스테이지를 확충해 낮 공연도 할 수 있어 문화 예술의 도시 런던의 명성에 더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꽃 시장, 댄스 홀, 과일 창고, 무대 창고로 사용하던 옆 건물인 ‘플로럴 홀’을 로비로 개조한 파격적인 건축 아이디어가 박수를 받았다. 이제 로열 오페라하우스는 넓은 로비에서 여유롭게 공연을 기다리며 로비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연말 공연은 극장의 대표 무용수인 카를로스 아코스타가 선보이는 발레 <돈키호테>다.
The Royal Opera House 주소 Bow Street Covent Garden London WC2E 9DD 예약 (+44) 0 20 7304 4000, www.roh.org.uk

글과 사진 이장직(서울대 오페라 연구소 연구원) | 담당 김민정 수석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