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수면 장애 솔루션 잘 주무십니까?
웹툰 <미생>의 오 과장 눈은 항상 붉게 충혈되어 있다. 그의 붉은 눈을 볼 때마다 “오 과장님, 오늘도 잘 못 주무셨습니까?” 묻고 싶어진다. 2014년 OECD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9분으로 18개 조사국 가운데 꼴찌. 실제로는 평균 수면 시간조차 훨씬 못 미치는 ‘잠 못 드는 사회’에 살고 있다. 피로를 강요하는 사회지만 스스로 ‘수면 장애’라고 진단해 병원을 찾는 일은 드물다. 수면제 복용, 우유 마시기, 목욕하기, 숫자 세기 등으로 수면을 유도해보지만, 과연 그것이 수면의 질을 높이는 올바른 방법일까? 움직일 때마다 서걱서걱 소리 내는 리넨 침구가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잠결에 머리를 쓰다듬어주지 않더라도 ‘건강한 수면’을 위한 길은 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수면건강센터장인 허경 교수가 알려주는 수면 장애부터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솔루션과 유용한 애플리케이션까지, 맑은 하루를 위한 올바른 수면 방법을 소개한다.

수면 장애를 걱정하는 30대 기자가 묻고, 수면 전문의 허경 교수가 답하다
제가 수면 장애인가요?

신선미, ‘당신이 잠든 사이 6’, 80×78cm, 장지에 채색, 2008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아닌데, 새벽에 종종 잠에서 깨곤 합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수면 시간도 줄고 깊은 잠이 드는 것도 어려워요. 제가 수면 장애인가요?
잠자는 중간에 깨는 증상도 수면 장애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피로함이나 주변 환경에 의한 일시적 현상으로 끝납니다. 증상이 최소 3주 이상 반복되거나 수면제를 복용해야 할 만큼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여러 증상을 총체적으로 봐야 하므로 질문을 많이 합니다. 현재 겪고 있는 질병에 따른 증상이거나, 잘못된 수면 습관으로 생긴 문제이거나, 외부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장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자신의 증상이 수면 장애인지 어떻게 판단하고 병원을 찾나요?
가장 대표적인 수면 장애가 불면증인데, 환자 스스로 불면증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경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본인이 깊이 경험하기 때문이죠. 대표적 진단 기준은 낮 생활의 집중과 활동 능력입니다.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 가운데 낮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은 드뭅니다. 또 일반적으로 7~8시간의 수면을 권장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에요. 나폴레옹처럼 4시간을 잔다고 칩시다. 그런데도 낮 생활을 하는 데 전혀 피곤하지 않고 활동적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4시간만 자도 문제가 없습니다. 8시간 이상 자도 낮에 졸림 현상이 심하고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의 수면생태를 이해하고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체 수면은 무엇이고,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하나요?
대표적 수면 기능은 에너지 보존, 즉 휴식과 충전입니다. 수면을 통해 육체적ㆍ정신적 활력을 회복하기 때문에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습니다. 수면의 깊이에 따라 1~4단계가 있으며, 깨어 있는 것처럼 뇌파가 활동하고 눈동자가 움직이는 시기를 렘rem수면이라 합니다. 렘수면은 기억력과 지적 기능, 심리적 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잠을 자지 않고 공부를 조금이라도 더 한 학생이 시험 성적이 좋을 거라 예상하지만, 결과는 다를 수 있어요. 충분한 수면이 뇌를 강화해 기억 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죠. 그래서 수험생에게 잠을 충분히 자라고 조언하는 말은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습니다. 반면 전체 수면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비非렘수면은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등 육체적 기능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수면 부족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충분한 수면’의 정의는 사람마다 달라요.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수면 중 깨는 횟수, 어느 단계의 수면이 많은지에 따라 수면을 통한 피로 해소 속도도 다릅니다. 또 잠의 기능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일부 동물 시험에서 수면 박탈을 했을 때 3주 이내에 죽을 수 있다는 보고는 있습니다. 잠은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수면 장애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대표적인 것은 불면증으로 잠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쉽게 깨는 증상, 지나치게 일찍 일어나는 등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대표적 발병 원인은 스트레스입니다. 갑자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 상태가, 스트레스가 제거된 상황에서도 불면이 장기화되는 것이죠. 당시의 수면 민감도가 증가하면서 만성 불면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두 번째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입니다. 수면 중 상기도가 좁아지고 막혀 생기는 증상으로, 수면 중에 호흡하기 어려워합니다. 유일하게 말을 하는 인간에게 생기는 병으로 비만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로 많은 수면 장애는 하지불안증후군입니다. 전 인구의 5%가량이 앓는 수면 장애로, 누워 있을 때 무릎과 발목 사이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편함이나 가려움 등 설명하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는 병입니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영화를 관람하거나 장기간 앉아서 여행을 가기 어렵죠.

수면 장애가 의심되어 병원을 찾으면 어떤 검사를 받나요?
수면 전문의가 의심 병력과 문진, 신경학적 검사, 우울증 등 총체적으로 검사를 합니다. 수면 건강 센터에 객관적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설문 검사지가 있어요. 필요에 따라 전반적인 수면 상태를 관찰하는 수면다원 검사를 실시하기도 합니다.

진단을 받으면 어떤 치료를 받나요?
진단에 따라 세부 치료를 결정하는데, 대표적으로 약물ㆍ수술적 치료와 인지 행동 치료가 있습니다. 인지 행동 치료는 수면 교육에 관한 겁니다. 불면증 환자는 대부분 걱정이 참 많아요. 닥치지 않은 일을 걱정하고, 잡념과 고민 등 심리적 요인이 불면을 유발하고 지속합니다. 생활 습관과 대처 방식을 교정하는 치료로 수면 위생 교육과 수면 제한이 대표적입니다. 수면 제한법은 의사가 일정 수면 시간을 정해주고, 그 시간을 벗어나면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반려 동물에게 식사 시간을 훈련시키듯 말이죠. 잠자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지가 수면 시간을 증가시킵니다. 재발 확률이 적고 효과가 크지만, 환자의 적극적 참여 의지가 필요하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수면무호흡증후군과 하지불안증후군은 진단에 따른 약물요법과 수술적 치료를 병행합니다.

수면제를 복용하면 낮 생활에 영향을 미치진 않나요?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요즘 처방하는 수면제는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합니다. 1~2시간 효과가 지속되고, 그 이후엔 약효가 없어지지요. 수면 클리닉을 방문해 안전한 수면제를 처방받으세요. 환자에 따라 일시 기억 장애가 생길 수 있는데, 그럴 경우 바로 복용을 중단하면 됩니다. 중요한 건 불면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규칙적 생활과 운동 등 숙면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원인을 찾지 않고 수면제에만 의지하면 오히려 심한 불면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해외 출장이 잦아 시차증후군에 시달리곤 합니다. 이럴 때 수면의 균형을 찾을 방법이 있나요?
몸의 시계가 적응할 시간 없이 수면과 낮 시간이 빠르게 바뀌면 시차증후군이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한 시간의 시차에 적응하려면 하루가 걸리지요. 시차에 적응하지 못하면 불면과 주간 졸음, 집중력 장애와 식욕 저하, 위장 장애 등을 초래합니다. 이럴 때는 급격하게 시차에 적응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으로 잠을 유도할 수도 있고, 강도에 따라 수면제를 복용해 생체리듬을 되찾는 것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로 현지 수면 시간을 조금씩 조절해 수면 장애를 극복하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약 50%가 수면 장애를 겪는다 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은 반려 동물을 키우지 말아야 할까요?
잠자는 중에 반려 동물이 꿈틀거리거나 소음을 내면 당연히 수면에 영향을 받습니다. 반려 동물과 수면 시간을 맞추는 일은 불가능하니 되도록 자는 공간을 분리하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수면 시간이 조금 줄더라도 반려 동물로 인해 정서적 안정과 행복감이 들 수도 있으니 단편적으로 말하긴 어렵습니다.

때때로 알코올로 수면 유도를 합니다. 불면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의학적으로 알코올이 수면에 도움을 준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각자의 건강 상태와 유전 요인에 따라 한두 잔의 알코올이 괜찮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새벽에 깨는 등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알코올을 찾는 습관이 지속되면 알코올의지증이 생길 수 있고,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수면의 질 측면에서 봤을 때 근본적으로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건강하고 충분한 수면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흡연과 음주, 불규칙한 생활 습관과 소음이나 조명 등의 환경 요인까지 불면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본인의 불면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정확하게 찾고,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세요. 수면 장애가 3주 이상 지속되면 수면 클리닉을 찾아 전문 상담을 받고요. 또 수면 클리닉에서 제안하는 ‘수면 생활 습관’(127쪽 참고)을 습관처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면다원 검사(polysmnography)란?
가슴과 배에 밴드를 감고, 두피, 눈 주위, 턱, 다리 피부에 전극을 붙인다. 코에 공기의 흐름을 측정하기 위한 센서를 부착하고, 잠자는 모습을 음성과 함께 동영상으로 기록한다. 뇌파, 호흡, 맥박, 근육 긴장도, 눈동자 움직임, 행동, 산소 포화도 등을 다각적으로 기록하는 검사로 실제 수면 클리닉에서는 수면을 통해 관찰을 한다. 수면무호흡증, 수면 중 이상 행동 질환,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적 사지운동증 등 수면 질환의 핵심 검사. 수면 장애의 정확한 원인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이다.

허경 교수는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의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고, 경희대학교 의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신경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브란스병원 수면건강센터장이자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뇌혈관 질환,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수면 진단 검사 등을 진료합니다.


수면 장애 자가 진단 체크 리스트
내가 불면증일까?
1. 최근 2주간 겪은 수면 상태를 표시하세요. 
없음 0 약간 1 중간 2 심함 3 매우심함 4
a. 잠들기 어렵다.
b. 잠을 유지하기 어렵다.
c. 쉽게 깬다.
2. 현재 수면 상태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나요?
매우 만족 0 약간 만족 1 그저 그렇다 2 약간 불만족 3 매우 불만족 4
3. 현재의 수면 장애가 낮 활동(낮에 피곤함, 직장이나 가사에서 일하는 능력, 집중력, 기분 등)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0 약간 1 다소 2 상당히 3 매우 많이 4
4. 불면증으로 손상된 삶의 질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나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0 약간 1 다소 2 상당히 3 매우 많이 4
5. 현재 불면증에 관해 얼마나 걱정하고 있나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0 약간 1 다소 2 상당히 3 매우 많이 4
출처 수면연구학회(www.sleepnet.or.kr)

진단 결과(체크한 점수의 합계)
0~7점 유의할 만한 불면증이 없다
8~14점 약간의 불면증 경향이 있다
15~21점 중증도의 불면증으로 수면 클리닉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22~28점 심한 불면증으로 불면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신 리포트로 살펴보는 건강한 수면의 길
신선미, ‘당신이 잠든 사이 7-2’, 장지에채색, 77×110cm, 2008
수면 장애가 있으면 뇌 질환 발병 확률이 높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팀은 40~69세 정상인 성인 남녀 7백3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 검사와 뇌 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했다. 그 결과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뇌경색 등 뇌 질환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그룹의 회백질 변화 위험이 약 4.7배까지 치솟았다. 회백질이 변화하면 뇌에 산소 공급이 줄어들어 뇌경색, 뇌출혈, 조기 치매,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2014. 10. <뉴시스>

수면 장애가 있으면 ‘뇌’가 줄어든다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수면학> 저널에 밝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이 뇌 속 전두엽 내 회백질의 양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1백44명의 남성 전역 군인을 대상으로 MRI 촬영을 한 결과 전반적인 수면의 질이 저하된 사람들이 수면을 잘 취한다고 답한 사람들보다 전두엽 회백질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 3. <메디컬투데이>

수면 부족이 청소년의 비만 위험을 높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영양정책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수집한 13~18세 청소년 2천6백85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고등학생을 하루 평균 수면 시간에 따라 세 개 그룹(하루 5시간, 6~7시간, 7시간 이상)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평균 수면 시간이 7시간 이상인 학생에 비해 6~7시간 그룹은 비만 위험이 1.4배, 5시간 이하는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_ 2014. 10. <청년의사>

충분한 수면이 결근을 줄인다
“수면 연구 학술지 저널은 하루 평균 7~8시간 자는 사람이 직장에서 결근할 확률이 적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핀란드 산업보건 연구원 테아 랄루카Tea Lallukka 박사에 따르면 수면 장애를 겪으면 수시로 직장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실제로 5시간 이하나 10시간 이상의 잠을 잔 직장인은 적정한 시간을 잔 동료들과 비교해 1년에 약 4.6~8.9일 정도를 더 결근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불면증을 예방하면 건강은 물론 일의 능률이 오르고 불면으로 생기는 질병 때문에 결근하는 횟수도 줄어들 것이다.” www.sciencedaily.com

의자에 오래 앉는 자세가 숙면을 방해한다
“미국 전국수면재단이 23~60세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8시간 이하인 경우 숙면을 취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2~25%였다. 반면 8시간 이상 앉아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경우 숙면을 취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2~15%에 불과했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 혈액순환 기능이 저하되어 생활 리듬을 방해할 수 있다고. 최소한 한 시간에 10분 단위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www.sleepfoundation.org

밤에 잠이 안 오면 쌀밥을 드세요!
“일본 가나자와 의과대학 역학·공공보건학과 연구진이 ‘수면 전 쌀을 먹으면 숙면에 도움이 되며, 국수·파스타·빵·피자·팬케이크 등은 수면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이 20~60세 일본 성인 남녀 1천8백48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수면 사이의 연관성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연구진에 따르면 쌀밥 같은 혈당 지수가 높은 식품은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트립토판tryptophan을 활성화하는 작용을 한다. 이 트립토판은 수면 리듬 조절에 관여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숙면에 도움을 준다.” www.medicaldaily.com

적게 자는 아이일수록 공격적이다
“명지대학교 아동학과 김윤희 강사가 한국아동패널 학술 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유아의 수면량과 문제 행동과의 관계>에 따르면 밤에 수면의 양이 적은 유아가 잠을 충분하게 자는 아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문제 행동을 보였다. 만 4세 유아 1천6백58명의 수면 시간과 아이들의 부모가 답한 행동 점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밤에 9시간 미만을 자는 아이는 공격 행동 점수가 54점가량인 데 반해 수면 시간이 9~10시간 이상인 아이는 50점, 10~11시간인 아이는 48점, 11시간 아이는 45점가량이었다. 아이들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반항 행동 점수 역시 수면 시간과 반비례했다. 이는 수면이 아이의 행동 발달 과정에 분명한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_ 2014. 10 연합뉴스

90분간 낮잠, 청소년 기억력을 크게 높인다
“미국 과학 전문지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텍사스 베일러 대학 수면 심리학 연구진의 ‘낮잠이 청소년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8~30세 청년층과 60~80세 노년층 참여자를 대상으로 약 90 분가량 낮잠을 잘 경우 생기는 신체 변화를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참여자들은 모두 뇌파 변화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측정기를 착용한 상태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 청소년층의 경우 낮잠을 잤을 때 단어 기억력이 놀랍게 향상됐다. 전반적으로 낮잠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을 보여준다.” _ www.apa.org


주목할 만한 수면 비즈니스
1 화이트위클리 
2 옐로의 수면실 
3 에티하드 항공 
4 웨스틴조선호텔의 헤븐리 베드 

최근 수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수면의 질을 높이고 수면 환경에 변화를 돕는 비즈니스 산업도 발달하고 있다. 간혹 업무에 시달리는 날에는 점심시간에 잠깐 잠을 잘 수 있는 편안한 랩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뉴욕에 있는 옐로Yelo(yelospa.com/newyork)가 딱 그런 공간. 스파 프로그램 사이에서 눈에 띄는 건 20~40분 정도 잠잘 수 있는 일종의 수면실. 외부 소음이 차단된 공간에 마련된 침대에 누우면 캐시미어 담요를 덮어준다. 취향에 맞는 조명등 색깔과 음악, 향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발, 팔, 어깨, 귀 등 근육을 이완해주는 마사지도 받을 수 있으며 가격은 20~1백5달러.

수면 환경에 가장 골몰한 곳은 호텔이다. ‘호텔에서의 편안함을 집에까지’라는 콘셉트로 2011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twc.echosunhotel.com)에서 출시한 ‘헤븐리 러브 패키지’의 헤븐리 베드가 대표적. 웨스틴의 시그너처 침대인 헤븐리 베드는 웨스틴사가 3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제작한 것으로, 호텔 업계 ‘침대 전쟁’에 불을 붙였다. 헤븐리 베드는 매트리스 바닥과 윗면에 특별 제작한 필로 톱 매트리스를 깔아 완벽한 완충 효과와 함께 침구가 몸을 감싸는 듯한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매트리스 패드, 3겹의 순면 시트, 기후에 따라 3종으로 제작된 거위 털 이불과 커버 등 총 10겹의 시트가 깔려 피로를 풀고 숙면을 돕는다.

더불어 매일 호텔에서와 같은 쾌적한 침구에서 숙면할 수 있는 방문 호텔 베딩 시스템도 눈에 띈다. 화이트위클리(www.whiteweekly.com)는 매주 깨끗한 침구로 교체해주는 국내 최초 호텔 베딩 서비스. 솜털 93%로 구성한 거위털 이불솜과 알레르기 케어를 위한 마이크로파이버 이불솜 중 선택할 수 있으며 1~2주일 침구를 사용하게 된다. 가격은 서비스에 따라 2만9천 원부터. 사용한 침구를 베딩키퍼가 직접 수거하고 호텔처럼 새로운 침구로 교체해주는 방식이다. 론칭 기념으로 2주간 무상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니 놓치지 말자.

항공사 중에서는 장거리 노선 탑승객을 위한 에티하드 항공의 기내 수면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에티하드 항공은 2012년부터 아부다비 소재의 미국 정신신경센터(ACPN) 수면 전문가들과 협력해 수면을 돕는 방법을 연구했다. 실제 장거리 비행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종합적 수면 위생 가이드라인을 개발한 것. 퍼스트 클래스에 아테네 소재의 친환경 수면용품 브랜드 코코맡COCO-MAT의 최고급 천연 재질 침구류를 도입했다. 고무나무의 일종인 히비어나무 추출물을 사용한 매트리스로 통기성이 좋고 체온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고급 면제품인 헤더 그레이 잠옷, 뉴욕 브랜드 르 라보의 독특한 필로 미스트, 맥박이 뛰는 부위에 바르는 아로마 오일과 베르가봇 22라인의 세면도구 셀렉션 등을 퍼스트 클래스 기내용품으로 제공한다.


건강한 숙면을 위한 실속 정보
수면 전문의 허경 교수가 제안하는 건강한 수면을 위한 생활 습관
1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자.
2 잠자리는 수면과 부부 생활만을 위해서 사용한다.
3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되, 자기 직전에 지나친 운동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므로 좋지 않다. 오히려 아침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
4 자기 4~5시간 전에는 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마시지 마라.
5 잠자리에선 모든 생각을 내려놓아라. 온전하게 평온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한다. 잡념이 고민을 해결해주진 않는다.
6 잠이 영 오지 않거나 중간에 깨어 잠을 못 이룬다면 차라리 침실 밖으로 가자. 침실이 잠 못 자는 곳으로 인식되면 불면증은 악화된다. 소파에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졸리면 거기서 자면 된다.
7 수면에 자신이 없다면 자기 2시간 전에 가벼운 주전부리를 먹어라. 배가 지나치게 고프거나 과식하는 것은 소화 장애를 일으키고 오히려 불면을 유발할 수 있으니 유의하자.
8 주변의 소음과 빛을 최대한 없애라.
9 잘 때 시계나 휴대폰을 멀리하라.
10 자기 전 따뜻한 목욕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11 자기 전에 흡연이나 음주를 피하라. 술은 수면의 후반기에서 잠을 자주 깨게 해서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
12 낮잠은 피하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한다.

기분 좋은 수면의 첫걸음
침실 동남향의 모퉁이 방이나 남향이 가장 좋다.
소리 밀폐성이 높은 창문과 문의 점검으로 방음 대책을 세운다.
조명 따뜻하고 부드러운 백열전구로 간접조명을 한다.
온도 덥지도 춥지도 않게 적절한 온도를 유지한다.
침구 무엇보다 뒤척이기 편리한 것을 고른다.
슬리퍼 아침 통증과 냉증으로 고생하는 평발인 이에게 추천한다.
목욕 샤워하지 말고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근다.
이완 스트레스를 해소해 편안한 시간을 갖는다.
알코올 과음은 물론 자기 전에 마시는 술도 절대 안 된다.
카페인과 담배 커피, 홍차 같은 카페인은 절대 마시지 마라.
아로마 뇌에 작용해 숙면도를 향상시킨다.
체조 혈액순환에 좋은 가벼운 체조를 즐긴다.
출처 야마다 슈오리 <병은 잠든 사이에 고친다>

숙면을 위한 음식은 있다
따뜻한 우유를 마시면 수면에 도움을 준다는 말이 있다. 이는 수면 유도 작용을 하는 트립토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단백질 식사는 잠을 방해한다. 뇌를 각성시키는 아미노산인 타이로신이 많기 때문.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유제품(치즈, 우유 등), 콩 가공식품(두유, 두부, 콩 등), 해산물, 가금류, 현미, 쌀, 달걀, 참기름 등이 있다. 잠자기 전에는 고탄수화물과 칼슘을 함유하며 소량의 단백질을 포함한 음식이 좋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 우유에 현미 시리얼 타서 먹기, 두부와 개암, 오트밀, 건포도, 우유 한 잔, 땅콩버터 샌드위치, 참깨 등이다. _신홍범 <머리가 좋아지는 수면>


수면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애플리케이션
수면 익스플로러
잠들기 전에 ‘시작’을 누르면 자동적으로 수면 주기를 감지하고 수면 상태를 기록해준다. 수면 상태를 그래프로 기록해 시간에 따른 수면 프로파일을 확인할 수 있다. 소음을 감지해 자동 녹음되며, 수면 지속 시간에 대한 통계를 분석해서 알려준다. 무료, iOS 전용
숙면 닥터 <비타 마인드>
수면 부족으로 힘들어하는 현대인을 위한 숙면 유도 애플리케이션. 자연의 소리를 비롯해 뇌파 프로그램 효과를 높이는 비타 마인드 음악이 포함되어 있다. 인증된 뇌파 프로그램을 제공해 숙면 강화에 도움을 준다. 0.99달러, iOS 전용
굿슬립 <자양 강장 프로젝트>
낮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 낮잠 모드와 밤에 편안한 숙면을 돕는 밤잠 모드로 이뤄져 있다. 잠의 양보다 질이 중요한 현대인을 위한 앱. 낮잠 모드에서는 알파파를 유도해 긴장과 불안을 해소해주며, 밤잠 모드에서는 로 세타파를 유도해 숙면을 돕는다. 카테고리별 다양한 자연의 소리를 제공한다. 특히 신속한 낮잠을 원하는 직장인에게 반응이 좋다. 0.99달러, iPhone 전용
슬립 슬립 룰라비즈 Sleep Sheep Lullabies
아이가 신속하게 잠들 수 있도록 편안한 사운드를 제공해주는 앱. 물, 바람, 심장, 진공청소기 등 다채로운 사운드를 제공하며 동시 재생도 가능하다. 다른 사운드를 녹음해 재생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무료, iOS 전용
슬리핑 십Sleeping Sheep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칭얼거리는 아이를 위한 게임 앱이다. 양들이 울타리에 부딪치기 전에 화면을 터치하면 양들이 하늘로 뛰어오르는 게임. 아이가 숫자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되며, 배경 화면에 따라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무료, iOS 전용


이미지 제공 신선미(화가) 어시스턴트 김혜민 인턴 기자 도움말 서울수면연구학회(www.sleepnet.or.kr), 미국 국립수면재단(sleepfoundation.org) 

신글 신진주 기자 | 작품 이미지 제공 신선미(화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