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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밀라노 디자인 위크 더 유머러스하게! 더 기능적으로!!
세계적 디자인 축제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지난 4월 8일부터 13일까지 열렸다. 올해 53회를 맞은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Salone Del Mobile)는 35만 7천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으며 1천7백37개 업체가 풍성한 상차림으로 관람객을 맞았다. 특히 올해는 내년에 개최할 엑스포를 통해 침체에 빠진 이탈리아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며 한껏 들뜬 모습. “세계 가구 디자인의 흐름은 이탈리아 가구 디자인의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고 말할 정도로 이탈리아 디자인이 부흥한 1950년대를 재조명한 브랜드가 많았으며, 유머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컬러 아이템이 대거 등장했다. 작은 공간에 대한 열망이 커지면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능적 아이템도 눈에 띄었는데, 한층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무장해 외모와 내실 모두 다졌다는 평이다. 또 주방 가전 특별전인 유로 쿠치나Euro Cucina에서는 첨단 주방 가구와 가전제품을 선보여 보는 재미를 더했으며 삼성전자, LG하우시스 등 국내 기업은 진화하는 미래 주거를 모색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브랜드에서 앞다퉈 선보이는 디자인 이슈와 참신한 제품을 바탕으로 올해를 관통할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를 꼽았다.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 기계와 자연의 경계


폴트로나 프라우의 공헌을 인정하지 않고 이탈리아 가구 디자인의 역사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를 증명하듯 폴트로나 프라우는 이번 박람회에서 기계와 자연의 경계에 선 1950년대 말 클래식 아이콘을 재조명했다. 눈길을 사로잡은 아이템은 잔프란코 프라티니Gianfranco Frattini의 알베로Albero 책장. 잔프란코 프라티니는 이탈리아 인테리어와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대표하는 인물로 나무를 소재로 정교한 수공예 가구를 선보여왔다. 1950년대 말에는 공상 과학 정도로 여기던 이 제품은 Albero(이탈리아어로 나무라는 뜻)라는 이름처럼 중심 기둥이 있고 나뭇가지와 잎사귀가 뻗어 나간 것처럼 책을 꽂을 수 있는 선반이 매달린 형태다. 작은 톱니바퀴, 피스톤 선반 덕분에 마치 구동축 엔진이 있는 구조물을 연상케 하는 이 책장은 직사각형이거나 벽에 밀착되어야만 한다는 책꽂이의 고정관념을 깨뜨렸기에 더 의미가 있다.
문의 밀라노디자인빌리지(02-516-1743)

까사마니아Casamania 일상에 전하는 위트


과연 일상에 지치고 무기력해진 마음을 기댈 곳은 가구밖에 없을까. 그래픽과 색상을 입힌 수직 패널로 클래식, 팝, 리빙, 홈 오피스, 아웃도어 등 총 다섯 가지 공간을 연출한 까사마니아는 더 작고 더 경쾌한 컬러의 가구와 소품을 선보였다. 강렬한 컬러와 유니크한 디자인을 추구하지만 하나같이 깔끔하고 간결한 형태로 어떤 공간에든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이 특징. 특히 카나리아가 든 새장 모양의 LED 조명등은 LED라는 기능을 잊을 만큼 디자인이 유쾌한데, 이는 새의 몸속에 전구를 감췄기 때문이다. 거스 로버츠가 디자인한 수납장 컬러 폴Color Fall은 수납장 안쪽 면에 컬러 스펙트럼을 입혀 자체로 액자가 된다. 공간 디스플레이를 맡은 루카 니케토의 라-디나La-Dina 체어, 마치 수레처럼 커다란 바퀴가 달려 혼자서도 옮길 수 있는 레라 모이세바의 도트Dot 책상 등 유쾌, 상쾌, 통쾌한 컬렉션으로 일상에 활력을 더해보자.
www.casamania.it

Interview
로낭&에르완 부홀렉Ronan and Erwan Bouroullec
“우리는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지 않다”

베르사유 궁에 설치한 가브리엘 조명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고전적 공간에 현대 디자인 제품을 매치하기 위해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
과거와 현재의 연결 고리라는 테마로 크리스털 구슬을 꿰어 완성했다.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시한 것은 궁과의 조화. 사람들이 궁을 보고 싶은 거지, 제품을 보기 위해 궁을 찾는 건 아니지 않나? 항상 그 자리에 있던 것처럼 도드라져 보이지 않아야 하는 점이 포인트였다.

마지스에서 선보인 테이블 역시 고전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들었다.
오피치나 테이블은 옛날 용접 방식을 그대로 사용해 내구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주물, 나무, 유리 등 상판은 다양한 소재를 선택할 수 있고, 소재에 상관없이 실내, 실외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마지스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당신들의 디자인 철학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마지스는 도전적이다. 그들은 늘 “naver happy”라고 말한다. 우리 역시 언제나 ‘더 더 더’를 외치는 쪽이라 그런 부분에서는 잘 맞는다. 또 디자이너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유연함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는 배우와 마찬가지 아닌가. 출연하는 영화마다 다른 캐릭터를 완성하는 배우처럼 유연하게 캐릭터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베르사유 궁의 샹들리에 조명등부터 마지스의 테이블, 삼성전자의 IT 제품까지 디자인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아, 삼성전자와 협업하나?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 분명한 건 우리는 다양한 필드에서 일하는 게 좋다는 점이다. 우리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싫다. 다양한 것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당신들은 어떤 집에서 사나?
아이러니하겠지만 우리는 물건을 갖는 걸 싫어한다. 특히 우리가 디자인한 제품이 우리 집에 있는 걸 원치 않는다. 언젠가는 문제점이 눈에 들어오지 않겠는가. 집은 무조건 휴식이 중심이 돼야 한다.


카르텔Kartell 플라스틱과 요리가 만났을 때


플라스틱의 잠재적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서 끝없이 연구하는 카르텔. 이번에는 식문화를 주목했다. 정교하면서도 젊은 디자인, 우아하면서도 쓰기 편한 테이블을 만들기 위해 카르텔이 선택한 방법은 셰프를 디자인에 참여시킨 것.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Patricia Urquiola가 디자인한 젤리 컬렉션이 대표적으로,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가벼운 PMMA 소재로 실용성을 더했다.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는 “접시, 컵, 피처 등은 플라스틱 소재기 때문에 아웃도어에서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고 빛이 닿으면 굴절되는 현상으로 다채로운 색상이 섞이는 묘미가 있다”고 제품의 장점을 설명한다. 다비데 올드니Davide Oldni는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 주문하고 먹는 방식을 충분히 관찰한 후 제품을 디자인했다. 사람들의 손가락이 접시 위로 올라가 있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접시 ‘I.D.Ish’는 테두리에 새겨진 지문 문양이 포인트다.
문의 카르텔(02-517-2002)

모로소Moroso 의자의 무한 변신


망원경(telescope)이라는 단어의 어원인 ‘아름다움을 보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모로소의 전시 공간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소파, 의자의 무한 변신이다. 암체어는 물론 라운지체어, 다이닝 체어까지 소재와 디자인이 천차만별인 의자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 오아시스Oasis는 의자를 구성하는 소재를 분리하는 것에서 모티프를 얻은 제품. 머리에 둘둘 감는 터번처럼 패브릭을 메탈 프레임에 고정하는 디자인으로 시즌마다 간단한 방식으로 교체할 수 있다. 로 에지스가 디자인한 의자 케니Kenny는 보는 순간 빙그레 미소 짓게 하는 제품. 시트를 간단하게 둘둘 접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의 소파 ‘(love me)Tender’는 모듈의 미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으로 조합에 따라 나란히 혹은 등을 마주하고 앉을 수 있는 사랑스러운 제품이다.
문의 에디션365(02-545-3524)

카시나Cassina 고전의 재해석


일본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 Fujimoto Sou가 디자인한 카시나 부스는 진정한 힐링은 사람과 자연, 편안함 그리고 집 사이의 본질적 균형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벽과 천장에는 무중력 상태의 나무와 거울로 마감한 사각 박스가 둥둥 떠 있는데, 이는 주거 환경은 결국 자연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상징하는 것. ‘플렉시블flexible’ ‘컴포트 comfort’를 키워드로 선보인 가구는 마치 자연 서식지에 둘러싸여 대화를 나누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중 눈에 띈 제품은 하이메 아욘의 비코Vico 소파. 정교하게 만든 수공예품에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온 그는 1950년과 1960년대 까시나의 기록을 보면서 이탈리아 디자인의 헤리티지를 연구했는데, 디자인에서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재료다. 나무를 사용하는 전통 디자인 방식을 따르되 주형과 융합 알루미늄을 활용해서 21세기 방식으로 탈바꿈한 것. 여기에 카시나의 노련한 업홀스터리 기술을 적용해 패브릭을 쉽게 갈아 끼울 수 있는 소파가 탄생했다. 라인을 강조한 디자인 덕분에 어떤 각도에서 바라봐도 멋스럽고 착석감도 매우 편하다. 루카 니케토가 디자인한 조합식 테이블 역시 캐주얼한 공간을 완성하기 제격.
문의 밀라노디자인빌리지 (02-516-1743)

e15 핑크 파워


눈을 번쩍 뜨게 하는 네온 컬러부터 파스 텔컬러까지… 장기적 경기 침체에 맞서기라도 하듯 디자이너는 더 이상 컬러를 사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심지어 내추럴하고 단아한 스타일을 고집하는 e15에서도 과감한 네온 컬러를 사용한 의자와 조명 라인을 선보였으니 밀라노 전체가 컬러로 물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인테리어는 물론 패션 트렌드까지 관통하는 ‘핑크’ 컬러가 더해졌을 때 공간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부드러워지는지 e15 카탈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디옴니(02-3442-4672)

로쉐 보보아Roche Bobois 패션과 인테리어의 러브 스토리


패션 브랜드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뚜렷한 디자인 철학과 프랑스 가구 회사 로쉐 보보아의 전문성이 만나 매우 시적이고 철학적인 특별한 컬렉션이 탄생했다. 패션과 인테리어 디자인의 러브 스토리를 담은 나라 소파는 로쉐 보보아의 베스트셀러인 마 종 쿠튀르 소파를 변형한 제품. 소파와 사이드 테이블, 등받이 너머의 사이드보드까지 일체형으로 디자인한 제품으로 다양한 모듈로 구성할 수 있다.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환상적 문양과 색감, 보드라운 저지 리넨 소재가 만나 화사하고 안락한 라운지 공간을 완성할 수 있을 듯. 문의 로쉐 보보아(02-541-8141)

Interview
안데르센&볼Anderssen & Voll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은 트렌드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자체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은 여전히 가장 핫한 이슈다. 이런 트렌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부담스럽지 않은지 궁금하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은 점점 국제적 성격이 강해진다. 디자이너들의 활동 범위가 자국, 북유럽, 유럽을 넘어 아시아까지 넓어졌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보통 사람들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데 나라별로 특징이 분명하다. 덴마크는 가구, 핀란드는 제품 디자인에 강하고, 노르웨이는 고유한 자국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많다. 스웨덴은 젊은 디자인 분야를 큰 자원으로 여기며 활력있는 산업을 이끌고 있다.

북유럽인의 집에 가보면 모두 디자이너로 여겨질 만큼 감각이 좋지 않은가. 어떻게 그렇게 디자인을 잘하고 감각이 좋은지 비결을 알려달다.
북유럽은 도시 문화의 기반이 없다. 날씨 때문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좀 더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것이 모여 감각이 되지 않았나 싶다.

마지스에서 선보인 티부 체어는 봄부 체어 이후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 지스와는 어떻게 작업을 시작했나?
밀라노 가구박람회의 신진 디자이너 전시인 살로네 사텔리테에 나왔고, 마지스 마케팅 담당자가 전시를 보고 프러포즈했다. 마지스는 무엇보다 기술적 부분이 뛰어나다. 가스 리프트를 모티프로 디자인한 바 스툴 티부Tibu는 최대한 심플하고 깔끔하게 마감하는 것이 디자인 포인트였고, 마지스의 기술력으로 이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덴마크 브랜드 무토mutto의 아이덴티티 형성에도 많은 공을 세운 것처럼 보일 정도로 여러 작업을 선보였다. 무토와 작업하는 것은 여전히 즐거운가?
무토는 베스트 파트너다. 올해만 해도 다섯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가장 최신작은 노르웨이 오슬로 지방을 모티프로 한 오슬로 소파. 레스트Rest 소파는 이름처럼 편안해 특히 박람회에서 인기가 많다.

당신들에게 ‘행복이 가득한 집’이란?
정리 정돈이 잘된 아주 깔끔한 집. 실제 우리의 집은 아무것도 없이 깔끔하다.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 나 (안데르센)는 차를 마실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중요하고, 볼은 빛이 중요하다. 나에게 행복이 가득한 집은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는 베란다, 볼에게 행복이 가득한 집은 창문을 통해 햇살이 부서지는 거실 라운지체어다.


나니마르키나Nanimarquina 그래픽과 자수가 만났을 때
새로운 소재와 색다른 기법을 도입해 카펫 디자인의 혁신을 이끄는 브랜드 나니마르키나. 토르트 본티어, 로낭&에르완 부홀렉 등 세계적 디자이너와 협업해 인도, 네팔, 파키스탄, 모로코 등에서 핸드메이드로 제품을 생산하는 나니마르키나가 올해는 디자이너 도시 라반Doshi Larvan과 인도 장인이 완성한 라바리 컬렉션을 선보였다. 반짝이는 유리, 실크와 스팽글을 활용해서 자유자재로 수놓는 인도 쿠치 지역의 자수 기법을 활용한 라바리 컬렉션은 100% 뉴질랜드 울, 도시 라반의 그래픽적 감각과 만나 독창적 문양을 완성했다. 지하철 노선표 같기도 한 그래픽적 자수가 공간에 리듬감을 더해줄 듯.
문의 웰즈(02-511-7911)


데돈Dedon 일상의 쉼표 
최근 몇 년 사이 박람회장에서 아웃도어 가구, 소품 브랜드를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다. 이런 현상을 의식하듯 데돈은 관람객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마련해 즐거움을 선사했다. 천둥 번개가 치면 직원들은 우산을 펴고 곧이어 폭우가 쏟아진다. 경쾌한 빗소리를 들으며 둥근 라운지체어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던 순간! 물론 소리뿐인 빗줄기였지만, 이는 장대비에도 끄떡없을 만큼 소재의 내구성에 자신이 있다는 뜻일 터. 무엇보다 아파트 주거 비율이 월등히 높은 우리나라에게도 적용 가능한 디자인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문의 키아샤(031-707-5229) 

마르니Marni 착한 일 하는 브랜드


밀라노의 패션 피플들을 사로잡은 전시가 있었으니 바로 마르니 ‘애니멀 하우스Animal House’다. 2012년부터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출시한 마르니의 ‘100 Chairs’는 패션 브랜드의 영역 확장과 소외된 계층을 위한 사회 환원을 보여주는 기특한 사례다. 콜롬비아 전통 의자를 재해석해 스트링을 하나하나 엮어 제작한 의자는 콜롬비아의 교도소 수감자가 만들고 수익금은 밀라노 교도소에서 출산한 여성에게 기부했다. 마르니가 2014년을 위해 준비한 컬렉션은 메탈과 PVC로 제작한 기린, 타조, 토끼, 오리, 당나귀, 닭! 역시 콜롬비아 여성 단체와의 협업해 완성된 자선 프로젝트로 수익금은 어린이 암 환자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문의 신세계 인터내셔널(02-3440-1298)

박스터Baxter 1950년대 살롱의 귀환


박스터는 우아한 아름다움이라는 키워드와 기능적 요구가 결합해 창의적 디자인이 꽃을 피운 1950년대로 회귀했다. 1950년대의 풍요로운 미학을 담기 위해 루비 레드, 회녹색, 사프란 옐로를 주 컬러로 사용했으며 세라믹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비취색과 산화한 구리에서 볼 수 있는 초록빛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언제나 그랬듯 박스터의 가죽은 컬렉션의 중심이다. 가죽은 섬세한 태닝을 거쳐 마치 패브릭처럼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또 종이처럼 구겨서 사용하기도 한다. 벤치처럼 보이는 침대와 침대처럼 보이는 벤치 등 파올라 나보네의 뉴 컬렉션은 자주색 소파와 산화한 황동 테이블, 옻칠한 거울, 복고 패턴 벽지 등과 매치되어 1950년대 이탈리아의 살롱 무드를 완성했다.
문의 에이 스애비뉴(02-541-1001)

폴리폼Poliform 진짜 명품은 편안함을 주는 것이다
페어 기간 내내 줄 서서 입장할 정도로 인파가 몰린 폴리폼. 1500㎡ 크기의 부스에 붙박이장, 서재 가구, 수납 가구, 침대, 주방 가구, 소파 컬렉션 등 다양한 시스템 가구를 선보이며 현대적 부르주아 스타일을 완성했다. 마케팅 수출 담당 가이아 스피넬리Gaia Spinelli에게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물었다.


올해 특히 주목해야 할 디자이너와 제품은 무엇인가?
이번에 선보인 새로운 컬렉션은 건축 디자이너 다니엘 리베스킨트를 필두로 장마리 마소, 로돌포 도르도니 등 세계적 디자이너와 협업해 ‘진짜 명품’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장 마리 마소의 의자와 소파는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에 실용 기능이 돋보여 안락함을 주는 절제미의 극치라 할 수 있다. 로돌포 도르도니의 침대는 이름을 ‘게으르다’는 뜻의 레이지lazy라고 했을 정도로 최상의 편안함을 제공한다.

7월 한국에 재론칭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안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어 있어서인지 집과 가구 대한 애착은 더욱 강해지는 듯하다. 집과 일터를 공용하는 이도 많은데, 폴리폼에서도 집에서 일하기 편리하도록 홈 오피스 시스템에 중점을 두었다. 이미 싱가포르와 홍콩, 일본 등 아시안 시장을 통해 폴리폼의 성공을 입증한 바 있다. 모던하고 수납력이 빼어난 시스템 가구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본다.
문의 디사모빌리 (02-512-9162)

깐또리Cantori 유행보다는 취향


깐또리는 섬세한 감각, 미니멀리즘, 자연스러운 소재와 색조를 가구에 담아 내추럴하면서도 모던한 취향을 디자인하는 토털 리빙 브랜드. 유행에 민감하기보다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브랜드라 할 수 있다. 대표 제품은 로즈 골드빛 구리 컬렉션으로, 철을 다루는 전통 방식과 레이저 커팅, 구리를 주조하는 현대 방식을 결합해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이번 박람회에서 눈에 띈 제품은 내추럴 라인. 클래식과 모던 일색인 이탈리아 디자인 각축장에서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프렌치 감성을 이탈리아 특유의 간결함으로 표현했다. 암체어와 소파, 테이블 등 나무와 리넨 등의 재료를 이용해 완성한 지중해풍 집은 지금 바로 우리 집에 적용 가능하다.
문의 디사모빌리(02-512-9162)

디젤Diesel 프리미엄 캐주얼 리빙의 탄생


디젤은 이번 박람회에서 디젤 홈 라인을 완성했다. 조명등은 포스카리니, 가구는 모로소, 주방은 스카볼리니와 협업. 현대적 영감에 빈티지 감성을 더했고, 가죽과 벨벳 등의 소재를 전형적 인더스트리얼 형태로 재해석. 전시의 독특한 공간은 도시 풍경을 구현했다. 모로소와 작업한 퍼프Perf 캐비닛은 1950년대 인더스트리얼 가구를 재현한 것. 얇은 뼈대에 오버사이즈 쿠션을 넣어 제작한 시스터 레이Sister ray 소파는 도시 풍경을 담은 커버링으로 공간에 임팩트를 더해준다. ‘파티의 에너지와 열정의 중심은 부엌’이라는 키워드로 완성한 디젤의 소셜 키친은 디젤이 추구해온 프리미엄 캐주얼 리빙의 결과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트렌드인 작은 집 트렌드와 접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카트, 아일랜드, 캐비닛 등이 모듈 방식으로 합체, 분리된다.
www.diesel.com/living

볼론Bolon 좋은 제품은 말하지 않아도 안다


폐자재를 양탄자로 탈바꿈한 스웨덴의 친환경 디자인 그룹 볼론. 2014년 새 컬렉션의 이름은 ‘침묵(silence)’이다. 침묵에서 주목할 점은 프탈레이트라는 유연제가 전혀 들어 있지 않다는 것. 그러면서도 볼론 바닥재 특유의 패턴과 3D 효과, 빛을 반사하는 질감 등의 장점은 살린 것이 특징이다. 시트, 타일, 패널로 구성. 시트에서는 네 가지 색상의 패턴을 사용할 수 있는데 각각 맥박(Pulse), 리듬(Rhythm), 동작(Motion), 진동(Vibration)이라 부른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 에크룬트는 “새 컬렉션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 역사적 산물, 고전적이고 전통적 목재 마루 무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세계적 안무가 알렉산데르 에크만과 협업해 제작한 <침묵의 모순>이라는 단편 영화가 침묵 컬렉션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강조한다. 그가 극찬한 <침묵의 모순> 영상은 홈페이지(www.bolon.com)에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두오모(02-516-6164)

LG하우시스 마감재의 새로운 혁신


건축 마감재 전문 브랜드 LG하우시스가 토르토나에서 열린 장외 전시에 참가해 인조대리석과 자동차 원단, 인테리어 필름, 가구 마감재 등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협업해 그가 디자인한 인조대리석을 신상품으로 소개했다. 카림 라시드와 공동 디자인한 전시관 스파클 크립Sparkle Krib은 LG하우시스가 지향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 디자인 철학을 담은 공간으로, 건축 마감재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이음매 없는 곡선 형태와 라임, 핑크, 실버 등 다양한 컬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회를 통해 어떤 형태든지 표현이 가능한 하이막스 제품의 놀라운 기능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문의 LG하우시스(www.lghausys.co.kr)

B&B 이탈리아 진화는 또 다른 창조


시스템 가구 전문 브랜드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참가하지 않거나 대거 축소했지만, 대표적 메이저 브랜드인 B&B 이탈리아의 쇼룸은 여전히 많은 방문객이 찾았다. 새로운 디자인을 출시하기보다 브랜드의 정체성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분위기 연출에 역량을 집중한 것이 특징. 암체어로 사랑받은 허스크 시리즈는 소파를 새롭게 선보였는데, 좌판뿐 아니라 팔걸이와 등받이까지 연속된 쿠션 모양의 프레임이 포근함 그 자체다. 에드워드 바버&오스거비가 디자인한 버톤Button 테이블은 색상과 마감 방법을 선택할 수 있어 공간을 보다 풍성하게 완성했다는 평. 안토니오 치테리오의 알코르 수납 시스템은 거실, 서재, 침실 등 목적에 따라 사용 가능한 열다섯 가지 제품으로 구성. 동양의 고전 가구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은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은 것이 특징.
문의 인피니(02-3447-6000)

모오이Moooi 시대를 관통한 아트워크


마르셀 반데르스의 상상력은 과연 한계가 없을까. 밀라노 디자인 위크 토르토나 전시에서 가장 큰 볼거리로 자리매김한 마르셀 반데르스의 모오이 컬렉션은 올해도 관람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은 이제 완전히 아트 프린트로 옮겨온 듯. 올해는 사진가 마시모 리스트리Massimo Listri와 협업했는데, 역사성과 장소성이 느껴지는 그의 사진과 키키 판 에이크, 스튜디오 욥, 마르셀 반데르스의 가구가 조화를 이루며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키키판 에이크의 나뭇잎 프린트를 그려 넣은 수납장과 스튜디오 욥의 카펫 시리즈는 관람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제품. 캔버스가 된 가구는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손색없었다.
문의 웰즈(02-511-7911)

치에레Cierre 소파 디자인의 핵심은 ‘머리’


1972년 장인 두 명이 가죽 소파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하이퀄리티 기술과 아트를 적용해 하이엔드 브랜드도 거듭난 치에레. 치에레의 2014년 밀라노 컬렉션은 패셔너블하면서도 실용적 면을 강조한 소파. 머리를 편안하게 받쳐주는 헤드 레스트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최상의 사용감을 전해준다. 정형화된 심플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소파 자체가 오브제가 되어 독특한 치에레만의 스타일을 창조해냈다.
문의 디사모빌리(02-512-9162)

Interview
피에로 리소니Piero Lisoni
“디자이너는 연속하며 진화한다”

카시나와는 언제부터 인연을 맺었나? 최근 작업을 소개해달라.
20년 전 매트 소파를 제작했다. 올해는 오토Otto 소파를 선보였다. 오토 소파는 균형 잡힌 비례 미와 최적의 편안함이 포인트다. 심플한 소파와 매치할 수 있도록 원형 사이드 테이블도 디자인했다. 마치 덤벨을 닮은 이 제품은 요즘 유행하는 소재인 대리석을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오토? 이름이 재밌다. 무슨 뜻인가?
특별한 의미는 없다. 단순히 뒤집어도 똑같이 읽히는 단어라 좋았다. 보통 이름을 지을 때는 짧은 시간에도 플래시처럼 튀어나오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편이다.

카시나뿐 아니라 카르텔, 볼론, 리빙디바니 등 수많은 브랜드와 협업하는 걸로 알고 있다.
심플함에 기반을 두는 내 디자인은 두드러진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내세우지 않는 게 특징이자 장점이다. 그래서 디자이너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장, 기술, 태도 다 다르지만 카시나의 가장 큰 장점은 테크닉이다. 카시나가 잘 풀 수 있을 거라 판단해 오토는 카시나에 수주하고, 미니멀한 마감이 살아야 하는 사이드보드 로크네스Lochness는 카펠리니에 수주했다. 베니어판을 붙인 뒤 옻칠로 마감한 것이 특징이다.

옻칠은 한국에서도 좋아하는 소재다. 그러고 보니 최근 신라호텔의 비즈니스 호텔인 신라스테이 디자인을 맡았다고 들었다.
신라스테이는 5월 말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12개 계약 중 첫 번째 작업인데 합리적 가격대의 마감재와 가구를 활용해 누구나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캐주얼한 공간을 계획하고 있다.

당신의 디자인은 공간과 가구를 넘나든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공간을 구현하는 일, 가구를 디자인하는 것은 다른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물을 대할 때 특성을 파악하는 건 공간과 가구 모두 똑같다. 내가 믿는 것은 조화와 협력. 가구 디자인이든 제품 디자인이든 늘 건강한 긴장감이 매번 최선을 다하게 하는 추진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글 이지현 수석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