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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농촌유학센터 강우석 센터장 자연은 가장 좋은 친구이자 스승이다


어린이 농부 학교를 위해 강우석 센터 장은 6백여 평의 귤 농장을 마련했다. 아이들과 함께 수확해 지역 사회에 기부한다. 

주말에는 어린이 승마 교실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요즘 아이들은 방과 후 줄줄이 학원을 순회하다 집에 돌아오면 또다시 숙제와 씨름한다. TV와 스마트폰, 게임기가 놀이의 전부. 아이들도 빡빡한 도시살이에 허덕인다. 한창 ‘뛰어놀 나이’를 잊은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농촌유학센터가 하나 둘 문을 열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이제는 전국에 40여 곳이나 된다고. 2012년 제주로 귀농한 제주농촌유학센터의 강우석 센터장은 농사지을 땅을 찾아 제주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던 중 나뭇가지를 들고 뛰노는 아이들을 보고 농촌유학센터 설립을 계획했다.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 모습이 예뻐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가르치던 아이들과는 표정부터가 달랐습니다. 부산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했는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해맑은 얼굴이었어요. 도시 아이들도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아이답게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과 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농촌유학센터 교육관. 바로 옆에는 학생들과 선생님이 거주하는 생활관이 있다. 지도교사가 24시간 상주해 아이들을 돌본다. 

생활관 앞 텃밭은 아이들의 가장 좋은 놀이터이자 배움의 장이다. 
충북 단양, 전북 완주 등지의 농촌 유학 시설과 일본의 사례를 두루 살피며 1년간 준비한 끝에 ‘제주농촌유학센터’를 설립했다. 아이들이 지낼 생활관을 짓고, 텃밭을 꾸몄다. 틈틈이 농업기술원에서 농사법도 배우고 목공, 승마, 동물 매개 심리 치료, 영어 등을 담당할 교사진도 꾸렸다.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며 제주에 왔는데, 단 하루도 자정 전에 귀가해본 날이 없을 만큼 치열한 생활이었다. 마침내 지난해 3월, 학생 여섯 명이 제주로 유학을 왔다. 센터가 위치한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의 물메초등학교에도 학생이 여섯 명이나 늘어난 셈. 전교생이 80명이 되지 않는 이곳에 여섯 명은 의미 있는 숫자였다.

“막상 아이들을 만나고 나니 걱정이 앞섰습니다. 생전 처음 부모님과 떨어진 데다 시골 생활도 낯설 텐데 적응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컸고요. 다행히 생각보다 쉽게 잘 적응하더라고요. 아이들 표정이 하루하루가 달라졌어요. 점점 더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참 뿌듯했습니다.” 1년을 운영해보니 서울에서 900km나 떨어진 제주에 아이를 보내는 것도 걱정, 다시 돌아오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을까 또 걱정하는 부모가 많아 올해부터는 6개월 미만의 단기 유학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감수성과 창의성을 개발하고, 공동체 생활을 하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에게는 교과서보다 자연이 훨씬 좋은 스승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등록비 1년 기준 1백 90만 원(입소비 1백 20만 원, 1개월 유학비 70만 원 별도).

주소 제주시 애월읍 예원로 49
문의 070-4548-9090

글 박유주 기자 | 사진 김규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