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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보는 밤] 과학동아 천문대 김영진 대장 별은 아는 만큼 보입니다
혹시 당신은 청정한 시골이 아닌 도시에 사는 나는 별 볼 일 없다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머리 위 우주에는 해, 달, 별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 달, 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주를 올려다보지 않았고, 도시의 수많은 불빛이 우주를 향한 우리 눈을 덮어버렸을 뿐.



“일등성이라고 부르는 밝은 별은 오히려 시골보다 도시에서 더 잘 보입니다. 불빛이 많은 도시에서는 육안으로 어두운 별이 보이지 않아 오히려 밝은 별이 눈에 더 잘 띄는 것이지요.”

도시에서도 별이 보여요
어둠이 찾아오는 용산전자상가의 나진전자월드 옥상.작년 11월 말 이곳에 문을 연 과학동아 천문대의 김영진 대장은 중학교 때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고 과학 잡지 <뉴튼>에서 별과 우주에 관한 기사를 본 이후 밤마다 우주를 올려다보았다. 육안으로 일등성을 보고, 쌍안경으로 사자자리를 찾고, 대학생이 되자 천문 동아리에 가입해 신촌 로터리에 망원경을 들고 나가 사람들에게 우리 머리 위의 우주를 보여주었다. 전공 과목보다 동아리 활동인 천체 관측에 더 몰두하며 남에게 별 보여주는 일을 했으며, 전국 각지의 천문대를 거쳐 과학동아 천문대에서도 사람들에게 별 보는 길을 안내하는 대장이다.

“취미로 별을 관측하는 방법은 크게 안시 관측과 사진 관측으로 나눕니다. 안시 관측은 망원경으로 별을 보는 것이고, 사진 관측은 말 그대로 별 사진을 찍는 것이에요. 성운이나 은하처럼 시골에서도 잘 안 보이는 별은 사진을 찍어야 잘 나옵니다. 반면, 일등성과 이중성, 행성이나 달은 도시에서 육안으로도 볼 수 있고, 특히 이중성을 망원경으로 보면 떨어져 있는 두 개의 별까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김영진 대장처럼 자동차에 항상 망원경을 두는 사람은 날씨 좋은 밤이면 별을 보러 훌쩍 강원도나 전라도로 떠나기도 한다. 쌍안경은 최고의 관측 도구로 언제든지 갖고 다닐 수 있으며, 우리 눈으로는 6등성까지 보지만 쌍안경으로는 9등성까지 볼 수 있으니 사자자리를 그릴 수도 있다. 집 옥상, 공원 등 시야가 탁 트인 곳에서는 작은 망원경으로도 목성의 줄무늬나 토성의 고리까지 볼 수 있다.


별자리는 잊고, 밝은 별부터 찾으세요
“한 나라의 지도를 외우려면 주요 거점 도시의 위치부터 파악해야 하듯, 별을 보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장 밝은 별의 위치를 아는 겁니다. 별자리는 아예 무시하세요. 별자리를 이루는 모든 별이 다 밝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양만 보고 별자리를 찾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눈에 잘 보이는 밝은 별을 먼저 찾으면 별자리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별을 관측하려면 우선 별 지도를 볼 줄 알아야 하고, 망원경도 조작할줄 알아야 하며, 천체 사진을 찍으려면 카메라 조작법, 망원경과 카메라의 연결법 등도 배워야 한다. 이때 천문대가 도시 안에 있으면 이런 배움의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있어 별 보는 취미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과학동아 천문대가 위치한 용산전자상가는 저녁 7시쯤 상가의 불빛이 모두 꺼진다. 주변에 빛을 내는 높은 건물이 없고 시야가 개방되어 있어 서울 시내에서 별을 보기에 최적이다.

3백60도로 회전하는 지름 7m의 천체 관측관이 있고, 지름 8인치의 굴절망원경을 이용해 동서남북의 별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지름 8m의 돔 스크린과 고성능 프로젝터를 이용해 거의 누운 상태로 가상 천체를 보는 천체투영관도 인기다. 날씨와 상관없이 별자리와 다양한 천문 현상을 시뮬레이션해보며 별 보기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16일 새벽 혜성을 보는 프로그램을 특별히 진행했는데,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사흘 만에 매진되었어요. 도시에서도 별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천문대에 온 아이들에게 저는 항상 “별은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말합니다. 천문대는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는 것 외에도 많은 콘텐츠로 별 보는 취미 생활을 돕습니다. 도심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천문 활동을 하면서 개인의 별을 보는 수준을 높여갈 수 있어요.”

매일 오후 5~7시, 오후 8~10시에 진행 되는 과학동아 천문대의 프로그램은 40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별 관측과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실제 관측을 동시에 진행한다. 재방문객이 많아 해바라기, 별과 별자리, 망원경 실습 과정 등 드넓은 우주를 보는 여러 가지 단계의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매일 밤 초등학생, 중ㆍ고등학생, 개인 및 가족 단위로 진행하는 각 프로그램 일정을 과학동아 천문대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신청하면 된다. 특히 3월부터는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10개월 과정의 별 학교를 개교할 예정으로, 현재 입학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별과 우주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고 관측하는 꼬마 별 박사가 많이 나와 보통 사람도 일평생 우주를 즐기며 살도록 하는 게 별 학교의 반짝이는 취지다.

2014년 주목할 천문 현상
올해는 비교적 관측할 천문 현상이 빈약한 해다.
11월은 목성, 4월엔 화성, 5월에는 토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므로 좀 더 자세한 모습을 관측할 수 있다.
2 9월에 토성 엄폐 현상이 있으나 낮 시간에 일어난다.
3 10월 8일에는 개기월식이 있다. 우리나라 전체에서 볼 수 있지만 천문대에서 보면 좀 더 자세히 붉은 달의 표면 관찰이 가능하다.
18시 15분 부분식 진행, 19시 25분 개기식 시작, 20시 24분 개기식 종료, 21시 34분 월식이 종료된다. 동쪽이 트인 곳에서 관측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정지욱

 

글 김민정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