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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마'의 리더에서 솔로로 돌아온 가수 신연아 씨


그룹 ‘빅마마’가 해체된 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호원대학교 실용음악과 학과장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책무가 많아 교직에 있는 동안에는 음악 활동을 할 여유가 안 생기더라. 학과장 임기가 2년인데, 올해까지만 맡을 생각이다. 후후.

2년간의 휴식이 음악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셈인가? 그렇다. 오랜 코러스 생활부터 ‘빅마마’를 해체 하기까지, 음악인으로서 주체적으로 결정했다기보다 주어진 상황에 이끌려 살았다. 팀 활동을 위한 시스템에 맞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자기반성을 많이 했다. 지난 2년은 개인적으로는 숨 가쁘게 달려온 가수 생활을 정리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음악을 찾는 과정이었다. 어릴 때부터 비트가 빠른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다. ‘소프트 재즈Soft Jazz’처럼 쉴 때 듣는 음악, 아침에 일어났을 때 듣기 편안한 노래가 나를 매료하더라.

지난 11월 2일 신곡을 비롯해 평소 좋아하는 샹송 곡 등을 모아 2년 만에 공연을 했는데,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소감은? 그렇게 작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관객석이 무척 잘 보여서 놀랐다. 빅마마로 활동한 시절에는 대중의 입맛에 맞추려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게 결국 독이 되어 돌아오더라.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재즈 뮤지션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다.

보통 앨범을 발매하고 신곡을 노래하는 공연이 이어지는데 공연 소식이 먼저 들려 의외였다. 솔로 앨범 발매 계획은 없는가? 확정된 계획은 없다. 꼭 앨범이 나오고 공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연을 하면서 사운드를 정리할 수도 있고, 검토 기간을 거친 수확물이 최종적으로 앨범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아니스트 비안, 기타리스트 박윤우, 반도네온 고상지, 윈터플레이 베이시스트 김성수 씨 등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함께 공연했다. 어떻게 모이게 됐는가? 좋은 뮤지션들과 함께 연주해서 공연이 더욱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박윤우 씨는 입양아 위탁 가정을 돕는 프로젝트 앨범을 준비하면서 인연이 됐다. 그에게 소개받은 피아니스트 비안 씨는 누구보다 곡을 이해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는 뮤지션이다. 편곡 전에 곡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모두 베테랑 연주자이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아도 곡을 이해하는 속도가 빨랐다.

이번 공연에서 공개한 신곡 ‘늙은 어미의 노래’ ‘틈’ ‘농담’을 보면 대중가요와 재즈의 중간쯤에 있는 듯하다. 프랑스 대중음악에 답이 있다. 멜로디가 선명한 대중적 코드의 노래라도 연주는 재즈에 가까운 곡이 많다. 우리나라의 가요 장르는 뻔하지 않는가. 그 틀에서 다양성을 꿈꾸기 어렵다. 벗어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내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은 것이 대중가요와 재즈의 어울림이다. 재즈 애호가들과 대중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을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장단점이 공존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길 바란다.

신곡 ‘늙은 어미의 노래’는 어미가 세상을 떠나면서 자녀에게 읊조리는 내용이 가사다. 이곡을 쓰게 된 남다른 배경이 있는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의 심정을 다룬 ‘외길’(빅마마 2집 수록)이라는 곡이 있다. 그 노래를 듣고 어머니가 자신을 위한 곡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급하게 곡을 만들어 선물로 드렸다. 감정이 격해졌는지 눈물을 보이시더라. 그 이후로 자신의 노래라며 애착이 대단하다.

음악 에세이 <하루만>에서 “나는 천진함이 없는 아이였다”라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4남매 중 막내였는데, 언니 오빠들 사이에서 커서 그런지 친구들이 다 어리게만 보였다. 뭘해도 조용하고 생각이 많은 아이였다. 이해가 빠르고 부모에게 떼쓴 적도 거의 없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외로운 아이는 아니었다.

“내겐 사랑보다도 일과 노래가 먼저다”라고도 썼는데, 결혼 이후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 잠시 안 그런 시기가 있긴 했다. 후후. 공동 1위라고 말하고 싶다.

7년 동안 코러스 생활을 했고, 파리 유학 후에는 바로 빅마마 활동을 했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진짜 신연아 씨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기인 것 같다. 앞으로 진짜 하고 싶은 음악은 무엇인가? ‘나의 노래’라고 붙인 공연 제목처럼 큰 무대가 아니어도 나를 채워갈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 남편과 노년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눈다. 유럽의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남편은 기타를 연주하고 나는 노래를 하며 맥주 한잔을 마시는 자유로운 삶, 그렇게 음악과 생을 소박하게 즐기며 살고 싶다.

빅마마의 리더이던 가수 신연아 씨가 말랑말랑한 샹송과 그녀만의 색깔을 담은 음악으로 돌아왔다. 11월 2일 열린 첫 솔로 공연에서는 ‘빠담빠담’ ‘나를 잊지 말아요’ ‘눈이 내리네’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샹송과 신곡 ‘위로’ ‘늙은 어미의 노래’ ‘농담’을 공개했다. 프랑스 유명 아코디언 연주자인 마크 베르트미유와 함께 ‘농담’의 녹음을 마친 그는 공연에서 신곡을 발표하는 방식을 통해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글 신진주 기자 | 사진 정호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