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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에 콘서트 여는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 씨


3집 앨범 <캡틴>(가제) 발매를 앞두고 크리스마스 콘서트 ‘캡틴 No.7’ 소식을 전해왔다. 이미 1, 2집에 축구를 소재로 한 곡 ‘나이트 인 캄프누’ ‘엘 클라시코’를 담기도 했는데, 이번 앨범은 축구 선수 박지성 씨를 염두에 둔 것인가?
‘캡틴’이라는 말은 여러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 ‘캡틴 No.7’은 앨범 수록곡 중 하나로, 제목에 일부 영향을 주었을 뿐이다. 3집은 12월에 공식 발매할 계획이다.

2집 <슬픔의 피에스타>에 이어 2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3집을 소개해달라. 1집보다 2집이 장르적 색깔이 강했고, 3집은 2집보다 훨씬 짙어졌다. 아 무리 화려하게 곡 작업을 해도 슬픈 정서가 깔려 있는 것이 집시 음악이다. 이번에 작업한 가수 아이유 씨의 ‘을의 연애’도 비슷하다. 춤출 수 있을 정도로 신나는 리듬이지만 멜로디와 가사는 구슬프다. 1집이 집시 음악의 종합 선물 세트였다면 2집은 한 단계 더 짙어졌고, 3집은 “아, 집시!” 하고 절로 탄식이 나오는 보다 명료한 집시 음반이 될 것이다.

‘집시 재즈’라는 장르가 새롭다.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르다. ‘영혼의 음악’이라고나 할까? 집시 음악은 집시들이 각 나라를 유랑하며 지역 고유의 색깔로 발전시킨 음악이다. 스페인의 플라멩코, 아르 헨티나의 탱고처럼 집시 재즈는 프랑스에서 발전한 집시 음악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도 확실한 근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수 정엽, 아이유, 임재범, 최백호 씨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과 협업을 했다. 그중 가장 좋아하거나 호흡이 잘 맞은 가수가 있다면? 워낙 개성이 다르지만 한 명을 고르라면 최백호 씨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스타일을 깊이 이해하면서 호흡이 더 잘 맞는다. 앨범이나 방송으로는 무대에서 뿜어내는 기운을 절대 느낄 수 없다. 옆에서 연주하다가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박주원 씨가 작곡해 아이유 3집에 수록한 ‘아이야 나랑 걷자’에서 아이유와 최백호 씨의 듀엣을 직접 제안했다고 들었다. 신선한 시도였다. 최백호 씨에게 정식으로 듀엣을 요청했고, 곡을 한 번도 듣지 않고 흔쾌히 허락했다. 아이유 씨도 자신의 아버지가 최백호 씨의 팬이라며 좋아했다. 최백호 씨의 목소리가 더 많은 이에게 재평가받을 수 있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기타를 연주했다고 들었다. 처음 기타를 잡았을 때를 기억하는가? 현재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자리에 있던 맘모스백화점에서 삼촌이 처음으로 기타를 사줬다. 뭘 갖고 싶으냐는 삼촌의 질문에 자전거라고 대답했다가 그날 저녁 어머니한테 많이 혼났다. 어머니가 클래식 기타를 무척 좋아했고, 기타 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악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때 자전거를 골랐다면 사이클 선수가 되어 있었을까?

오히려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기타 연주를 후원한 셈인데, 현재 음악을 하는 데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나? 아버지는 드럼 연주자였고, 어머니도 피아노 학원을 함께 등록할 정도로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 부모님 덕분에 유치원 대신 피아노 학원을 다녔고, 클래식 기타 학원에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다. 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부 모님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연주자가 된 경우가 참 많다. “일곱 살 때 아버지가 사준 드럼으로 드러머가 됐어요” 하는 스토리가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기타 연주를 한 내 상황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종일 연습하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어릴 때부터 꾸준히 연주했을 뿐이다.

그렇게 말하기엔 한국 연주 음악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할 정도로 독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음악적 욕심은 타고났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피아노 연주를 더 잘하는 여자 아이를 보면 막 질투하고… 후후. 기타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반 반장이 기타로 이상은의 ‘담다디’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기타 연주를 시작했으니까.

기타라는 악기에 매료된 근원은 뭘까? 집시 음악에서는 기타가 주인공이다. 정교하고 정열적인 핑거링으로 관객을 압도하고 무대를 휘어잡으며 연주자를 무척 돋보이게 만든다. 기타 연주를 하면서 에너지를 막 쏟아낼 수 있는 집시 음악이 좋다.

Captain No.7 박주원 기타 콘서트
집시 기타 연주만으로 정규 앨범을 제작한 국내 최초의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 씨. 그가 2년 만에 3집 앨범 발매와 함께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연다. 더욱 짙고 농밀해진 집시 음악 무대를 라이브로 먼저 만나보시길!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오후 7시, 10시 2회에 걸쳐 열린다. 문의 02-515-5880
글 신진주 기자 | 사진 정호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