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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 민현준 씨에게 듣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마실 가는 날
2009년 부지를 확정한 지 4년 만에 드디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개관했다. 마당과 하늘과 건물이 경계 없이 마주하는 곳, 동네 마실 가듯 편안하게 가는 마당 있는 미술관이다. 설계자인 민현준 건축가에게 듣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이야기.


자연 채광 시스템을 갖춘 제1·2전시실은 민현준 건축가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작품만 강조하는 스폿 조명과 달리 자연광은 사람 중심의 쾌적한 관람 조건을 만든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미술관 마당을 중심으로 왼쪽 신축 미술관, 정면 종친부 그리고 오른쪽 구 기무사 동이 나란히 연결돼 있는 서울관 전경. ⓒ 사진 명이식.

미술관의 중심 역할을 하는 서울박스는 17m 높이로 대형 설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규모다. 서울박스 안에 미술가 서도호 씨가 공간을 직접 선택하고 전시한 작품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낙엽으로 지천이 노렇게 물든 늦가을, 장막을 벗고 모습을 드러낸 낯선 건물들이 넓은 대지에 반석처럼 앉아 있다. 개관전을 알리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건물에 걸려 있지 않았더라면 미술관이라고 선뜻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정갈한 느낌이다. 이 얼마나 기다렸는가, 도시의 가장 중심에서 만나는 해외 유수의 국립 현대 미술관과 달리 큰맘 먹고 나들이하는 기분으로 과천을 찾아야 하는 현실에 살짝 불만이 있었던 것! 경복궁 건너편 북촌 한옥마을과 화랑이 밀집한 소격동, 삼청동까지 아우르는 이 매력적인 땅에 드디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개관 소식을 전해왔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미술관 건물 사이를 기웃거리는 사람들과 막바지 개관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직원들 사이에서 민현준 건축가를 만났다. 건축사무소 엠피아트의 대표이자 홍익대학교 교수인 민현준 씨는 2년 전 1백18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관의 최종 설계자가 됐다. DSLR 카메라를 들고 미술관 구석구석을 기록하며 그 누구 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 온 그는 감개무량함과 아쉬운 마음을 동시에 드러내며 서울관을 소개했다.

근대와 현대, 전통을 아우르다 “국립 현대미술관이 이 땅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입니다. 문화재인 종친부와 구 기무사 건물을 존중하면서 현대 건물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문제였죠. 약 1만 평에 가까운 미술관 부지에서 1% 면적을 차지하는 종친부를 위해 건물 두 개를 대칭으로 세웠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곳에 현대미술관이 들어설 것이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조선시대에 규장각, 사간원, 종친부 등이 있었고 일제 강점기에는 경성의학 전문학교 부속 병원, 광복 이후에는 서울대 부속 병원에 이어 국군기무사령부가 있던 곳, 고도 제한과 동네 주민의 편의를 위해 경복궁과 북촌 사이 진입로까지 확보해야 하는 상황 등 헤쳐나가야 할 쟁점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민현준 씨가 찾은 해법이 ‘마당’이다.
“서울관은 마당을 앞세운 미술관입니다.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전시실은 지하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고 구 기무사와 종친부, 미술관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열린 마당, 미술관 마당, 종친부 마당, 도서관 마당, 전시 마당, 경복궁 마당 총 여섯 개의 마당을 만들었습니다. 동네 주민들도 집 앞에 공원이 생긴 격이니 무척 좋아합니 다. 이전과 비교해 담장이 없어져 숨이 탁 트인다고 하더군요.” 사무동인 구 기무사와 전시실 사이의 미술관 마당을 비롯해 층마다 있는 마당은 겉으로 보면 어디가 지층이고 상층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유기적으로 이어진 것이 특징이다. 하얀 페인트로 뒤덮여 있던 옛 기무사 건물은 페인트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벗겨 1928년 건립 당시의 붉은 벽돌 건물로 복원했고, 창문도 다시 재현했다. “건물의 외장재는 흙을 구워 만든 테라 코타입니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는 네 가지 색깔이 어우러져 빛이 비칠 때마다 조금씩 불규칙한 색깔을 만들어 내지요. 한옥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멋지게 익어갈 것입니다.”

담장을 없애고 문턱을 낮춘 미술관 서울관이 미술관이 아닌 카페처럼 보이는 이유는 1층에 카페와 레스토랑을 들였기 때문이다. “마당을 맞대고 푸드코트와 카페가 있습니다. 미술관의 문턱을 낮춰 사람들이 편안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카페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미술관인 거지요. 뮤지엄 숍에서 쇼핑만 해도 되고요. 놀러 오는 곳처럼 친숙한 공공 미술관이 되길 바랍니다.” 미술관 입구 옆 종친부 마당으로 이어지는 공공 보행 통로에 서면 종친부 건물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화이트 큐브 구조물 안에 쏙 들어오는 형태가 마치 사각 프레임 안에 들어 있는 작품 같다. 뒤를 돌아보면 인왕산이, 앞으로는 종친부 건물이 펼쳐져 현대 건물인 미술관과 조화를 이룬다. 또 열린 마당에는 우아한 곡선을 자랑하는 비술나무 세 그루가 늠름하게 서 있어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서울관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비술나무는 예부터 궁궐에 많이 심은 상록수입니다. 1백70년 된 이 비술나무는 공사기간에 가장 귀한 대우를 받기도 했지요. 저 또한 기도하는 마음으로 비술나무의 건강을 기원했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기획 정영목 교수)이 전시 중인 제1전시실.

1 타이완 작가 리 밍웨이Lee Mingwei의 작품 ‘움직이는 정원’. 관객이 직접 작품 속 꽃을 소유하고, 또 모르는 이에게 전달하면서 완성하는 관객 참여형 작품이다.
2 타시타 딘의 영상 작품 ‘필름’. 높이 6.5m, 너비 3.8m의 스크린에 재생하는 11분짜리 영상. 사진은 마르쿠스 리아스&앤드류 던클리 ⓒ 테이트.
3 드윈 판 데르 헤이더의 ‘진화형 스파크 네 트워크’, 1500×1200cm, 사진가 소장.
4 킴 존스, ‘무제’, 캔버스에 흑연, 52×115inch, 2013. 작가와 피에로기 소장.
5 장영혜중공업의 신작 ‘Grooving to the beat of the big life’.

1930년대 건물을 복원한 구 기무사동과 신축 미술관이 만나는 로비. 콘셉트가 서로 다른 건물의 결합이 흥미롭다.

취향대로 골라 보는 전시 서울관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은 정확한 입구를 찾는 데 혼동할지 모른다. 사무동으로 쓰이는 구 기무사 건물과 서울관 메인 출입구를 비롯해 입구가 그물망처럼 사방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층에서 만나는 여섯 개의 전시실 또한 ‘동선 없는 동선’이 특징이다. “동선이 없다는 말은 동선이 많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전시실이 일정한 동선 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들어와도 연결되거든요. 하나의 실로 엮으려고 하면 헷갈릴 수 있지요. 원하는 영화에 따라 상영관을 선 택하는 것처럼 보고 싶은 전시실을 고르는 것과 같습니다.”
정해진 동선에 따라 몰려드는 관람객에 치여 전시를 보기 전에 이미 지쳐버린 기억이 있다면, 서울관의 동선 구조가 솔깃할 것이다. “관람자 열이 정해지면 작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 관습을 깬 대표적 미술관이 런던의 테이트 모던입니다. 주제에 따라 시대를 뒤섞기도 하고, 적극적인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전형적 동선을 탈피했습니다.”

빛을 끌어들이는 전시실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의 미술관에 있는 전시실 여덟 개 중 여섯 개가 지하 1층에 있다. 고도 제한과 문화재 보존 등의 이유로 주요 전시실이 지층으로 내려온 것. ‘현장 제작 설치 프로젝트’ 중 한 작품인 서도호 작가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이 전시된 서울박스를 중심으로 여섯 개 전시실이 둘러져 있다. “미술관의 중심인 서울박스는 그림자가 없는 중성의 빛을 끌어들입니다. 확산광이 들어오는 우윳빛의 반투명 박스 끝 프레임에는 종친부 건물이 보이도록 작은 창을 내 공간 자체가 작품처럼 보이는 힘이 있죠. 높이만 17m로 대형 설치 작품이 들어오기 좋은 또 하나의 전시실입니다.”
서울박스를 비롯해 서울관 구석구석에 외부 빛을 들이는 시도가 많이 보인다. 특히 제1전시실은 여닫을 수 있는 스크린을 천장에 설치해 자연광의 조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고, 제5전시실 앞에는 남향 빛을 그대로 받는 전시 마당이 있어 조명을 다 꺼도 어둡지 않다고. “제1전시실은 관람객이 보다 쾌적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스폿 조명이 작품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을 비추는 조명과 공간 전체에 떨어지는 자연광을 강조했지요. 자연광이 없으면 관람자의 눈이 피로해요.” 관람자가 주인공인 미술관, 관람자가 적극적으로 작품을 둘러보며 여유 있게 즐길 수 있고, 구경하다 지치면 마당에 앉아 쉬어 갈 수도 있는 문화 공간, 바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민현준 건축가가 지향하는 ‘열린 미술관’의 모습이다.

마당에서 쉬고, 미술관에서 놀고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은 건물 형태가 그 안에서 무슨 일을 하는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기능이 형태보다 우선이라는 것. 하지만 ‘기능이 없는 기능’을 하는 공간도 존재한다. 하역 공간과 하중ㆍ항온ㆍ항습 등의 전시장 기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생긴 ‘기능 없는 공간’, 도면에는 존재할 수 없는 바로 ‘프리 펑션free function’ 공간이 그것이다. 민현준 씨는 그 공간을 작가와 관람자가 발견하고,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전시 공간으로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건축 설계에서는 기능이 명료하지 않은 공간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서울관의 프리 펑션 공간의 대표적 예가 전시실 사이의 복도, 연결 공간 그리고 서울박스 등입니다. 그 공간에 마련한 작품들도 눈여겨보십시오. 공간의 기능을 발견하는 일도 관람자의 역할이니까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관람하라고 조언하는 민현준 씨, 그는 이곳이 누구나 친근하게 들를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아무리 뛰어난 작품을 전시해도 관객과 소통하지 못하면 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어렵기 때문이리라. 더 늦기 전에 경복궁으로 마실을 가면 어떨까? 주변 화랑과 북촌의 소문난 맛집까지, 알토란 같은 일정으로 서울관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자. 예술이 우리의 고단한 삶을 치유하고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처럼 서울관이 우리 일상을 더욱 쫄깃하게 만들어주길 기대해본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전시 마당. 지하 전시 공간에 빛을 유도하고자 한 전시 마당은 관람객을 위한 쉼터이기도 하다. 프로젝트 갤러리, 미디어 씨어터, 다목적 홀의 중심에 자리한다. ⓒ 사진 남궁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관람하려면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
관람 시간 화·목·금·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수·토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야간 개장 오후 6시~9시 무료 관람), 월요일 휴관
관람료 통합권 7천 원(2014년 2월 2일까지), 개관 특별전 개별권 3천~7천 원, 전시 관람자는 영화관 무료 이용
문의 02-3701-9500
* 2013년 11월 30일까지 온라인 사전 예약제 시행,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mmca.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서울관 개관 특별전 미리 둘러볼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개관전은 크게 다섯 가지 주제로 전시한다. 국내외 예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설치 작품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으로, 이는 서울관의 정체성과 비전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국내외 작가 70여 명을 만날 수 있는 전시의 하이라이트를 모았다.


1 연결 - 전개Connecting - Unfolding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연구1팀장 최은주 씨의 총괄 기획 아래 국내외 큐레이터 일곱 명과 타시타 딘(영국), 킴 존스(미국), 아마르 칸와르(인도), 마크 리(스위스), 리 밍웨이(타이완), 가시오 스가(일본), 양민하(한국) 등 작가 일곱 명이 만났다. 특히 전쟁을 주제로 온몸에 진흙을 바르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머드맨 퍼포먼스’로 1970~1980년대 주목받은 미국 작가 킴 존스 씨와 1960년대 후반 일본에서 나타난 미술 사조의 일종인 모노하의 대표 작가가 가시오 스가 씨의 작품을 놓치지 말 것. 가시오 스가 씨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라는 새로운 시간과 공간에 맞게 그의 설치 작품을 재구성했다. 관객에게 꽃을 선물하고, 그 관객이 또 다른 관객에게 꽃을 선물하는 소통 방식으로 작품이 이어지는 리 밍웨이의 ‘움직이는 정원’도 흥미롭다. 전시는 2014년 2월 28일까지.

2 알레프 프로젝트The Aleph Project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 소설 <알레프>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전시로 이론가, 건축가, 디자이너, 천체학자, 물리학자, 뉴미디어 아티스트, 사운드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협력한 것이 특징. 실험적이고 새로운 형태의 설치 작품들은 호기심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대표적으로 미국 워털루 대학의 건축학과 교수인 필립 비슬리 씨의 ‘착생식물원(Epiphyte)’. 관객의 움직임과 소리에 따라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기이한 생물체는 미래 건축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는 듯하다. 전시는 2014년 3월 16일까지.

3 자이트가이스트 - 시대정신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구성한 전시로 서울대학교 정영목 교수가 기획했다. 2014년 4월 2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서세옥, 김재홍, 윤명로, 장화진 씨 등 한국 대표 작가 39인의 회화, 조각, 설치 작품 50점을 전시한다.

4 현장 제작 설치 프로젝트
현장 제작 설치 프로젝트로 전(2014년 5월 11일까지), 작가 최우람 씨의 설치전(2014년 11월 9일까지), 장영혜중공업의 (2014년 2월 28일까지)을 만날 수 있다.

5 미술관의 탄생
역사적 개관을 준비하면서 주요 건립 과정을 사진, 영상, 음향 등 다양한 매체로 기록한 내용을 전시한다. 사진가 노순택, 백승우 씨는 2009년부터 약 5년간 미술관의 변화 과정을 그들만의 주관적 시선으로 담았다. 또 작가 양아치 씨는 2012년 초부터 2년간 기록한 소리 조각을 전시한다. 건립 과정 중에 채집한 과거의 음향과 전시 중 미술관 공간에 떠도는 실시간의 음향을 배합하며 완성한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014년 7월 27일까지.

Interview 국립현대미술관 정형민 관장
세계의 예술 흐름을 선도하는 미술관
“작은 집을 짓는 것도 큰일인데, 큰 프로젝트였기에 이제야 안도감이 생긴다. 2년전만 해도 건물이 대부분 철거된 상태여서 언제 완공될까 생각했는데 꿈같다. 종친부와 1928년에 건립해 1980년대 국군기무사령부로 쓴 건물 등 1백 년 역사가 한 공간에 있는 것이 서울관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 사이에서 현대 건물을 조화롭게 건립하는 것이 화두였는데, 마당 개념을 도입해 세 시대를 자연스레 연결했다. 관람객들도 서울관을 통해 역사를 되돌아보길 바란다. ‘건물 안으로 들어온 김에 전시를 구경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들러달다.
로비 옆에 있는 제1전시실에서 회화, 조각 같은 일반 미술품을 만난 다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전시 공간으로 내려가자. 서도호 작가의 거대한 집을 지나면 개관 특별전인 <연결 - 전개>전이 펼쳐진다. 작가 일곱 명의 설치 작품을 전시했는데, ‘정물화 보러 왔는데, 웬 말도 못 하는 의자가 있느냐’고 항의하는 어르신도 있었다. 실험적이고 역동적인 장르의 주제는 전 세계 미술 경향이다.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현대 미술인 만큼 전시를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도 해외 유수의 미술관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서울관을 국제적 미술관으로 만들어나가고 싶다. 서울관은 미술과 관객, 작가의 세계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알레프 프로젝트>전처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해 완성한 새로운 장르의 가 능성을 선도할 것이다.
미술관 공간의 30%가 교육 시설이다. 어린이 갤러리가 있는 과천관과 달리 서울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이론 교육과 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어릴 때부터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노년층과 소외 계층을 위한 미술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미술관 소장품은 약 7천 점으로 적은 편이다. 50년이 채 안 된 신생 미술관으로 개관 당시에는 작품 구입비도 없을 정도로 정부 지원이 미흡했다. 현재 소장품의 90%가 한국 현대 미술이고 나머지 10%가 국제 미술이다. 하지만 동시대 국제 미술을 조금씩 구입하고 있고, 앞으로 다양한 작가를 수용할 계획이다. 1백 년 이상 갈 미술관 아닌가. 한국과 세계의 작가가 교류하고 관객은 세계 문화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미술을 통해 삶의 질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자료 제공 및 취재 협조 국립현대미술관 

글 신진주 기자 | 사진 박우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