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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포비든 아일랜드 트레킹 금지된 땅을 지나 바닷속으로
사이판 남동부 라오라오 베이 동쪽에 있는 작은 섬, 포비든 아일랜드Forbidden Island는 이름조차 ‘금지된 섬’이다. 표면이 칼날같이 예리한 산호의 융기가 만든 야생 그대로의 지형, 뜨거운 적도의 태양이 맞닿은 섬으로 바다거북과 소라게, 형형색색 신비로운 열대어들의 서식지다. 이곳을 왜 금지된 땅이라 부를까? 멀리서 보면 평범한 무인도 같지만, 방향을 예상할 수 없는 파도와 다듬지 않은 자연의 지형 탓에 바라보는 것만으로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파도에 휩싸여 위험에 빠진 이들의 이야기도 들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사람들은 그곳의 아름다움에 취해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아닐까? 인간의 척도로 파악하기 어려운 어떤 경이로움이 가득해 금지된 땅이라 명명하는 것이 아닌지 말이다. 나는 그곳이 무척 궁금해졌다.


1 산호 바위를 지나 포비든 아일랜드로 향하는 길. 2 해안 끝에 보이는 작은 섬이 포비든 아일랜드다.

트레킹을 하러 사이판에 간다고 하니 사람들은 저마다 갸우뚱거리며 한마디씩 했다. 그 뜨거운 태양을 지고 길을 걷는다면 몸은 달걀흰자처럼 흐물흐물 녹아버릴 것이라고. 다행히 구름이 태양을 가렸고, 비는 오지 않았다. 습도는 적당했으며, 아침 식사도 한국식으로 든든하게 먹었다. 트레킹 사 무실에서 가방과 모자, 아쿠아 슈즈, 스노클링 장비와 물을 넉넉히 챙겨 받고 포비든 아일랜드 입구로 향하는 차에 올랐 다. 리조트나 관광지에만 머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사이판의 야생!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듯한 날것 그대로의 길 위를 달리는 것 자체가 낯선 경험이다.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래, 금지된 땅이 뭐 별거겠어?’

마리아나스 트레킹
포비든 아일랜드 트레킹을 비롯해 그로토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 체험, 산악 자전거 투어, 패들과 카약 등 무동력 스포츠 체험, 오프로드 ATV 드라이빙 등 사이판의 진짜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현지 여행사. 온라인에서 예약할 수 있다. marianastrekking.com


일러스트레이션 최익견

사이판 야생의 법칙 트레킹 트레일이 거의 개발되지 않은 사이판에서 액티비티 전문 여행사 ‘마리아나스 트레킹’의 포비든 아일랜드 트레킹은 유일무이한 걷기 프로그램이다. 고지대에 있는 숲길 입구부터 섬이 있는 바다까지 내려가는 길은 쉬엄쉬엄 걸어서 약 1시간 30분 걸린다. 섬 외곽에 있는 동굴에 들른 다음 거대한 암초 사이의 물결이 잔잔한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 입구까지 가는 것이 전체 루트. 거리가 비교적 짧아 혼자서도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경사가 심하고 지형이 험해 반드시 전문 가이드와 동행하길 권한다. 울창한 삼림을 기대했지만, 척박한 땅에 마구잡이로 뿌리를 내린 나무들은 웅장함보다는 거친 생명력을 발산하는 날것 같은 모습이었다. 산의 지형을 따라 형성된 비좁은 길은 새하얀 산호들이 울퉁불퉁하게 솟아 있어 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욱신거렸다. 산호초가 바다 위로 솟아올라 산이 되고 섬이 되어 그 흔적이 땅 위에 고스란히 남은 결과다. 산호가루가 흙과 뒤섞여 바닥이 미끌미끌하기 때문에 트레킹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사에서 진격의 힘을 발휘하니, 발에 잘 맞는 트레킹화를 꼭 챙겨 가도록!

금지된 땅에서 만난 환희 얼마나 걸었을까, 한참을 내려가자 풀숲 사이로 하늘이 슬쩍슬쩍 드러났다. 그리고 펼쳐지는 무한대의 수평선. 멀리 바다가 미묘하게 일렁이고, 수평선에 닿을 듯한 구름이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것 같다. 대지를 둥글게 안은 모양의 해안선 오른편으로 금지된 땅, 포비든 아일 랜드가 오롯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때마침 구름이 걷히며 적 도의 태양이 비추기 시작했다. 태양빛에 눈이 시큰거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먼 곳을 응시했다. 명상과 사색을 위한 길을 찾는다면, 이곳은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산호 바위를 넘고 섬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결코 만만찮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끄러운 구역마다 짧은 밧줄이 매달려 있어, 안전하게 해안가로 내려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 해안에서 포비든 아일랜드로 들어가는 길에 크기가 웅장한 동굴을 만났는데, 표면이 예리한 바위가 동굴 전체를 뒤덮고 있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좁은 보폭으로 조심스럽게 내려가 동굴 안에 도착!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자 동굴의 웅장한 내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대왕고래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엄청난 크기의 동굴 안에는 바다로 연결되는 작은 틈새를 통해 들어온 빛이 부서지고 있었다.

구원의 바 동굴에서 빠져나와 땅끝에서 만난 건 바다였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끝없이 이어진 저 지평선에 구원이 있을 것 같았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 때문에 새빨갛게 달아오른 피부도 잠재울 겸, 가방에 챙겨 온 스노클링 장비를 꺼내 바로 바다에 입수! 바닷속은 투명했다. 비밀 정원처럼 말갛고 투명한 열대 바다의 전형, 부력이 좋아 수영을 거의 하지 못하는 나도 자유롭게 수영할 수 있었다. 빛깔이 알록달록한 열대어들이 나를 놀리듯이 눈앞에서 요리조리 몸을 흔들었다. 수면에 모여 파도에 몸을 맡기는 물고기 떼와 산호 속에 몸을 숨기고 휴식을 취하는 물고기 등 물속 세상은 그야말로 평화로웠다. 한바탕 걷기를 끝내고 ‘금지된 섬’의 황홀한 바다에 취하는 반나절 일정은 그렇게 끝이 났다. 개인차에 따라 난도가 다르겠지만, 약간의 모험심과 태양을 무서워하지 않는 담대함을 갖췄다면, 포비든 아일랜드 트레킹은 사이판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1 미끄러운 지형에는 로프가 달려 있어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다. 2 말간 바닷속을 유영하며 즐기는 스노클링. 3 트레킹 중간에 만나는 남태평양의 환상적 풍경. 4 척박한 땅에서도 생명은 피어오른다.

트레킹은 북마리아나 제도에 있는 해식동굴인 그로토 동굴 탐험으로 일정이 이어진다. 전 세계 다이빙 포인트 10위 안에 드는 곳으로, 1백17개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에메랄드 빛깔의 바다가 반짝반짝 빛을 내는 동굴과 마주한다. 사이판 북동부 해안 중 매독 곶(Madog Point) 절벽 아래 있는 동굴로, 크기는 작아 보이지만 물속에 터널이 세개 있다. 절벽 틈새로 햇살이 들어오면서 신비로운 물빛을 발산하는 이 동굴은 그저 바라만 봐도 황홀한 분위기에 젖어든다. 세속의 온갖 일을 머릿속에서 밀어내고 오로지 거대한 자연 앞에 침묵하는 순간, 언제나 이 환희를 그리워했다. 자연은 그렇게 현재 내 삶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내가 중요한 존재임을 알려주는 것 같다. 이렇듯 자연은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세계 다이빙 포인트 10위 안에 드는 그로토 동굴.

트레킹 후엔 액티비티 체험!


황홀한 바다여
마나가하 섬 투어

사이판 중부 가라판에서 2.5km 떨어진 작은 섬으로 청정한 바다와 산호 모래 그리고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많은 여행자가 찾는다. 섬을 장기 임대해 관리하는 일본 여행사 타시 투어의 선박을 이용해 섬에 들어가면, 해변에 누워 자유롭게 선탠을 즐기거나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등 다채로운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오후 3시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무인도이기 때문에 여행객 대부분은 아침 일찍 섬에 들어와 점심이 지나면 이곳을 떠난다. 거짓말처럼 투명하고 깨끗한 바다는 뛰어드는 순간부터 아름다운 산호초와 열대어 무리가 눈앞에 펼쳐져 스노클링을 즐기기 좋다. 마나가하 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러세일링도 놓치지 말기를! 모터보트에 연결된 낙하산을 타고 보트가 움직이는 대로 하늘을 누비는 패러세일링은 스릴과 재미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사이판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푸른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은 청록의 바다와 마나가하 섬이 만드는 환상적 풍경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겨보시길!


낭만의 세레나데
선셋 크루즈

적도의 이국적 구름 너머로 화려하게 펼쳐지는 선셋의 풍경은 그야말로 감동적이다. 오후 5시에 크루즈에 올라 약 1시간 30분간 바다를 유영하며 바비큐와 맥주, 각종 음료를 자유롭게 즐기는 프로그램. 능숙한 한국어와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갖춘 일명 ‘제리 아저씨’가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이끈다. 아름다운 노을과 신나는 음악, 즐거운 사람과 맛있는 음식이 어우러지는 낭만 가득한 선셋 크루즈를 만나보자. www.saipansunset.com


단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샌드 캐슬 매직 쇼

사이판의 유일한 엔터테인먼트 공연이다. 20년 전 괌에서 시작한 마술 쇼로 2002년에 사이판에서 첫 공연을 했다. 크리스트 주브릭Christ Zubrick과 라이언 매콥스키Ryan Makowski, 두 마술사가 진행하는 무대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결합한 수준 높은 마술 쇼를 선보인다. 칵테일이나 디너를 즐기며 관람할 수 있는 디너쇼 형식으로 매일 밤 하얏트 리젠시 사이판 1층의 쇼룸에서 열린다. 디너쇼는 오후 7시부터 8시 15분까지, 칵테일 쇼는 오후 8시 45분부터 10시까지 두 차례 진행한다. www.saipan-sandcastle.com


서퍼가 되고 싶다면?
포인트 브레이크

포인트 브레이크는 인공 파도에서 즐기는 서핑 라이더로 PIC 사이판에서만 만날 수 있다. ‘PIC 사이판 국제 포인트 브레이크 챌린지’가 열리는 9월 말이 되면 미국, 일본, 괌, 한국 등에서 온 베테랑 서퍼들의 화려한 경기가 펼쳐진다. 점프와 턴 등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며 파도 위에서 능수능란하게 춤을 추는 서퍼들의 모습을 보면 박수가 절로 나온다. 평소 서핑을 배우고 싶었으나 기회가 없었다면, 클럽 메이트에게 레슨을 받으며 포인트 브레이크에 도전해보자.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다.

바다에 가까이 서다
세일링 보트

바람이 부는 대로 항해하는 세일링 보트 체험은 사이판의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방법. PIC사이판의 비치 센터에서 하루 네 번 출발하며, 숙련된 클럽 메이트가 운전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세일링보트에서 환상적인 노을을 바라보는 경험 또한 놓치지 말 것. 바람과 해수의 영향을 워낙 많이 받기 때문에 미리 예약하는 것은 필수다.


내 안의 아드레날린!
오프로드 드라이빙

좀 더 강렬하고, 색다른 익스트림 스포츠를 원한다면? 사이판의 민낯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오프로드 드라이빙을 추천한다. 바퀴가 허리춤까지 다다를 정도로 큼지막한 트럭은 오프로드 드라이빙을 위해 특별히 개조한 차라고. 문짝도 없어 창문 안으로 넘어 들어가 타야 하는 이 사륜구동차는 그야말로 진격의 드라이빙을 선사한다. 물이 가득 고인 웅덩이가 곳곳에 있는 정글한가운데를 지나 큼지막한 바위가 마구잡이로 박혀 있는 비좁은 땅 위를 지나갈 때면 온몸이 흔들리며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단순히 핸들과 기어만 조작하면 운전할 수 있고,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에 면허가 없는 사람도 직접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야생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정글 숲을 지나 사이판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 에버그린 전망대를 거쳐 해발 474m의 타포차우산까지 오르는 코스다. 약 1시간 30분 소요.


온 가족을 위한 후회하지 않는 선택
PIC 사이판 리조트

‘가족 여행으로 다시 와야지!’ PIC 사이판에 머물면서 든 생각이다. 인천공항에서 네 시간이면 도착하는 편리한 접근성과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 시설을 갖췄기 때문.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리조트 안에서도 ‘이제 뭐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투숙객은 골드카드 하나로 일정 동안 식사와 리조트 내 워터파크에서 40여가지 액티비티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굳이 지갑을 따로 열지 않아도 리조트내에서 원하는 휴양과 레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것. 전 세계에서 온 클럽 메이트들이 레포츠 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각종 이벤트와 쇼를 진행하며 투숙객의 안전까지 책임진다. 최근 만 5세 미만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 키즈 라운지와 스포츠센터를 오픈하는 등 서비스가 더욱 세심해졌다. 온 가족이 각자의 취향대로 함께 즐길 수 있는 리조트를 찾는다면 PIC 리조트가 해답이다. www.picresorts.com


재 협조 마리아나 관광청 , 사이판 PIC 리조트

글 신진주 기자 | 사진 이명수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