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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비누 만드는 비뉴 천연 비누 향 따라 행복도 퍼져가요
돌이켜보면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동네 사랑방에 모여 앉아 손으로 무언가를 꿰고 그리고 두들기며 시간을 보내곤 했죠.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다 보면 이내 마음에 꽃들이 살뜰하게 피어납니다. 요즘 이곳이 그래요. 혼자 놀아서 좋고, 함께 어울려서 더 좋은 우리 동네 숨은 공방들 그리고 그 안에서 찾은 말간 행복.


천연 비누에 매료돼 비뉴와 인연을 맺은 네 사람.
(왼쪽부터) 상수역 인근에서 액세서리 숍을 운영 중인 조화미 씨, 양초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한 뒤 비뉴에 반해 천연 비누 클래스까지 수강했다는 주부 임선유 씨, 광고창작과 선후배 사이인 비뉴의 김유진, 송혜정 대표.

1, 3, 5 비뉴의 한 공간을 가득 메운 핸드메이드 천연 비누들.
2 유기농 올리브 오일 100%로 만드는 카스틸 비누.
4 비뉴의 천연 비누들은 저온 숙성 비누가 대부분이다. 진열대 상단은 판매 중인 비누들, 하단은 숙성 중인 비누들.

연남동 안쪽에 위치한 ‘비뉴’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이들, 피부 트러블이 잦은 이들의 비밀 아지트다. 홈페이지 외에는 별다른 홍보 수단이 없음에도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찾아와비뉴 마니아가 된 이들이 상당수이기 때문. 한번 써보면 누구나 반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재료로 정성 들여 만드는 게 비결이다. 그래서일까, 광고창작과 선후배 사이인 김유진, 송혜정 대표가 2012년 10월 오픈한 비뉴에서 선보이는 비누는 볼수록 탐나고 쓸수록 믿음이 간다.
“우리가 흔히 천연 비누라고 말하는 비누들은 이미 만들어진 비누 베이스를 사용하는 MP(Melt Process) 비누, 식물성 오일을 사용해 저온 숙성시켜 만드는 CP(Cold Process) 비누, 이렇게 두 종류로 나뉘어요. MP 비누는 간단한 방법으로 핸드메이드 비누를 만들 수 있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비누 베이스를 녹여서 사용하기 때문에 화학 성분이 일부 포함되었죠.반면 CP 비누는 100% 천연 비누이긴 하지만, 만들기도 어렵고 만든 후에도 약 6주간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서 숙성시켜야 해요.” 촬영 당일 진행한 천연 비누 강좌의 주제는 CP 비누인 라벤더 캐머마일 비누. 재료인 올리브 오일과 코코넛 오일 등을 전자저울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량한 후 열을 가해 화학반응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비뉴의 천연 비누 강좌를 수강하는 이들이 단순한 취미 이상의 관심을 갖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상수역 인근에서 액세서리 숍을 운영하는 조화미 씨의 경우, 천연 비누 위탁 판매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 “손으로 만드는 건 뭐든지 좋아하는 편인데, 비뉴의 마카롱 비누를 써보고 너무 좋아서 천연 비누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함께 강의를 듣는 임선유 씨는 양초 원데이 클래스를 듣고 너무 유익해서 천연 비누 강좌까지 신청한 경우다.
“친구 집에 갔다가 비뉴의 양초 향을 맡았는데, 향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천연 비누에 관심이 갔죠. 특히 비누는 피부에 직접 닿는거니까 좋은 재료를 사용해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싶었죠.” 지금 당장 별다른 계획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찌 될지 모르는 게 사람 일이고 보면, 서래마을 비누 공방에 취미 삼아 갔다가 원래 하던 일마저 접고 비뉴를 오픈한 김유진, 송혜정 대표처럼 임선유 씨도 언젠가는 천연 비누를 업으로 삼을지도 모를 일. 그래서인지 비뉴의 천연 비누 강좌에 대한 호응도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수업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두세 명씩 소수 정예로만 운영하고 있어요. 아무리 재료비 포함이고, 강좌가 끝나면 70여 개의 비누를 가져갈 수 있다고 해도 90만 원이란 수강료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니까요.” 송혜정 대표의 말처럼 비뉴의 수강료는 절대 만만하지 않다. 하지만 복잡하고 까다로운 천연 비누 제조 과정을 함께하며 싹튼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은 그 이상의 충분한 가치로 다가오지 않을까. 글 최혜정 사진 김동오 기자

하루 세 시간 총 6회의 천연 비누 강좌를 하며, 수강료는 재료비 포함해 90만 원이다.
강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비뉴의 홈페이지(
www.benew.co.kr)를 참고할 것.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29-3 1층 문의 02-6497-7775

글 최혜정 | 사진 김동오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