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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장애인가요? 아니요. 생후 1년이 안 되어 맞은 뇌막염 주사의 부작용으로 청신경이 녹아 청력을 잃었어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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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로 활동하게 된 것이 청각장애와 관련이 있을까요? 미술을 시작한 것은 어린 시절부터 손으로 무언가 만지기를 좋아하고 또 소질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었죠.
장애가 도움이 되었단 말인가요? 들리지 않으니 시각이 더 발달해 뛰어난 안목을 갖게 된 것 같아요. 혼자 작품에 대해 사색할 여건도 많이 조성되었죠.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은 때로는 고통이었지만 일상생활이 아닌 예술 활동에 있어서는 적어도 장애가 많은 도움이 된 듯합니다.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어느 여성 장애인의 친구가 말하는 후천성 여성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여성 장애인인 제 친구 이야기입니다. 그 친구는 스무 살이 넘어 어느 날 심하게 넘어져 척수를 다치게 되었지요. 하반신이 마비되고 양팔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지만 후천적인 장애인데다 성격도 외향적이니 장애를 가지게 된 자신의 몸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을 거예요. 그중에서도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여성성을 잃어버리는 일이라고 종종 말했죠. 어느 날, 그 친구가 생리를 하자 그를 돌봐주던 엄마가 “너 불편한데 생리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여성 장애인의 보호자 중에는 생리를 안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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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장애인 문화단체 ‘문화지대, 장애인에 나설 때’의 박지주 대표가 최근 별세한 한 여성 장애인에 대해 구술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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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만든 집>에 나오는 여섯 살짜리 주인공 샐리는 아버지가 죽은 뒤 자폐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자폐증은 어떤 정신적 충격으로 생겨나는 병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자폐증의 소인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며 대부분 2세 이전에 자폐증으로 진단된다. 또한 샐리는 정상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천재적인 상상에 빠져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자폐증 아동들은 대부분 정신지체로 진단될 정도로 지능이 낮다.
<장화, 홍련>은 수연(임수정)과 수미(문근영)를 둘러싼 집안의 이상한 분위기를 그리다가 반전을 보여주는 영화. 그중 하나가 수미는 이미 죽고 없으며 수연이 본 것은 환상이었다는 대목이다. 이는 아버지가 수연에게 “수미는 죽었잖아”라고 말하면서 밝혀지며 이로 인해 수연의 망상과 환각은 사라져버린다. 그러나 실제 환각과 망상은 뇌신경세포 기능의 이상이 원인이 되므로 주변의 설득으로는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치료약에 의해서만 조절이 가능하며, 종종 사라지지 않은 채 지속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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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우대 정책 아래 활발한 사회 활동 펼친 조선시대 장애인 조선시대에는 ‘장애인’ 이라는 용어가 없었다. 장애인은 ‘병자’와 다 를 바가 없었고 기록상으로는 ‘폐질자’ ‘간질자’ 등으로 불렀다.‘간질’을 앓는 사람이 많아 이들이 정신장애인에 속했고 질병에 따른 나병, 두창, 중풍 등도 장애인으로 구분되었다. 몸이 불편하여 자립할 수 없는 장애인들은 나라에서 구휼해주는 것이 원칙이라는 내용이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충분한 정도가 아니었고 많은 장애인들이 스스로 생계 대책을 마련하고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각장애인(소경)은 다수가 점복가(주술가)로 활동하여 심지어 왕실의 대소사에서도 맹인 점복가의 말을 신뢰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그리 심하지 않고 한쪽 눈을 실명한 이들 중에는 과거를 봐서 벼슬길에 나선 사람도 있다고 한다. 지체 장애인들은 다양한 일에 종사했다. 조선 후기, 두 다리가 없는 이가 안경을 갈아주기도 했고 세종대왕 시대에는 곱사등이로 불리던 등이 굽었던 문경공 허조라는 사람이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내기도 했다. 당시에는 정부 차원에서 장애인에게 조세와 부역을 면제하고 생필품을 제공하는 등 우대 정책을 펼쳤기에 오늘날보다 훨씬 더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정작 장애인이 ‘무능’ ‘무가치’의 존재로 전락한 것은 근대에 들어 사회가 경제력과 효율성만 따지게 된 이후라고 .
숫자로 보는 우리나라의 장애 현황
2005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장애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장애인 수는 2백14만9천 명이다. 2000년도에 비해 69만9천2백 명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인구는 1백28만6천 명 증가했으니, 총인구 증가 수치의 50%에 육박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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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화가 허욱 씨와 그의 작품 '환경도시공간 프로젝트구상―모 형', '이루기―이루어지 기'.
4 여성성을 드러내고 싶어 했던 한 장애인이 생전에 찍었던 누드 사진.
5 질병 때문에 관직에서 물러나 나중에는 한쪽 다리를 잃은 조선시대의 정승 윤지완의 글씨.
6 맹인 등의 처우 개선에 힘썼던 박연 부부의 초상화.
7 김준수의 풍속도 '소경이 문수를 외치는 모양' . 문수問數는 '점보는 것'을 말한다.